마하라지는 방문객들에게 질문할 기회를 줄 때, 그들끼리 이러니 저러니 토론하다가 각자 자신이 갖고 있는 개념들로 복잡해지거나 주제에서 비켜나거나 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쓴다. 이러한 낌새가 보이면 그는 유쾌하게 한마디 하곤 한다.
"아! 지금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여인의 아이 결혼식에 대해서 여러 의견들이 많군요"
마하라지는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인의 아이'라는 비유를 자주 사용한다.
어느 날.아마도 그 비유를 처음듣게 된 한 방문객이 마하라지의 비유에 흥미를 느끼고 거기에 대해서 예를 들어 설명해달라고 했다.
마하라지: 자, 그러면 시간이 무엇인지 알아볼까요? 만약 당신이 시간의 본질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현상의 본질도 애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시간에 대해서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온갖 개념들을 양산해내고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그렇게 하고 있다면 왜 그런지 그 근원부터 찾아봐야 하지 않습니까?
시공간은 서로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사물은 어떻게 인식될수 있나요? 당신이 그 사물을 보기 때문입니다. 만약 사물이 형태가 없다면 그것을 볼 수 있나요? 사물이 형태, 즉 일정한 부피를 가지고 공간에 퍼져 있기 때문에 그것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해봅시다. 그런 사물이 극히 짧은 시간 동안만 공간에 나타난다면 그것을 인식할 수 있을까요? 사물을 인식할 수 있는 까닭은 사물이 공간에 일정 기간 동안 어느 일정의 부피를 갖고 당신이 그것을 인지할 수 있도록 충분히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없다면 사물은 인식될 수 없을 것이고, 따라서 사물은 사물일 수가 없습니다. 시간과 공간이 없다면 사건이 어떻게 있을 수 있겠습니까? 시간과 공간, 현상과 사건은 단지 개념이며 그것 자체의 실체는 없다는 것을 이해 하도록 하십시오, 보이거나 생각된 모든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의식 안에서 인지된 이미지에 불과 합니다. 그 이미지가 꿈이나 신기루에서의 그것만큼이나 '실체'와 같아 보이는 것입니다.
이제 모든 현상을 이이를 낳지 못하는 여인의 아이라고 말하는 나의 뜻을 이해하겠습니까? 시공 개념에 대한 이러한 사실은 제대로 파악하기가 너무나 어려워서 제 아무리 영리하고 지적인 사람도 그 복잡함에 좌절하여 허우적대기 십상입니다. 그리하여 시공의 진정한 개념을 놓치고 마는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마하라지는 방문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마하라지: 어떻습니까? 아무리 뛰어난 과학자들이라 하더라도 시공의 본질에 대하여 깊숙이 파고든 적이 있을까요?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했지만 일치되는 점은, 여태껏 그 어떤 과학자도 이 문제에 대해 정확히 연구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최고의 과학자들이 도달한 결론은 이렇다
"우주 전체는 본질적으로 의식이다. 시공의 본질은 참으로 이해 불가능한테 그 까닭은 그것이 인간의 정신과 지금까지 인간이 습득한 모든 지식의 경계 너머에 있기 때문이다."
마하라지: 과학자들이 한정된 견해로 그것을 어떻게 알겠습니다까? 무한한 시간과 무한한 공간 정도를 인식할 수는 있겠죠. 그러나 그들이 '시간과 공간이 본래 없다' 는 것을 알 수 있을까요? 개념으로 파악해 들어가기는 정말 불가능합니다. 인식 자체를 인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눈이 눈을 볼 수 있습니까? 불이 불 그 자체를 태울 수 있나요? 물이 갈증에 대해 과연 알기나 할까요? 당신이 내가 말한 의미를 정확히 뚫어본다면, 시간이라는 고정된 배경을 바탕으로 사물을 보는 것을 그만두게 될 것이고, 그 잘난 지성을 붙잡고 진리를 찾는 것을 중단할 것입니다. 실로 찾고자 하는 그 노력이 바로 방해물입니다.왜냐하면 찾기 위해 쓰는 도구가 바로 분리 의식이기 때문입니다.
사실을 깨닫게 될 때, 당신은 찾는 것을 멈추고 순수의식에게 그 역할을 넘겨주겠지요. 그리하여 순수의식이 스스로 근원의 신비로 당신을 들어오게 할 때, 대상으로서 너와 내가 없고 오직 주체인 참나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사물에는 어떠한 실체도 없으며, 따라서 현상은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인의 아이와 다름없습니다. 결국 절대로서의 '참나'는 일시적이지 않으며 무한한 영원성입니다.
[해설]
이 우주현상계의 모든 사물과 현상,그리고 사건들은 마치 상상 임신을 한 여자가 자신의 아이의 성대한 결혼식을 계획하는 것처럼 환상 속에서 벌어지는 착각이라는 뜻이다. 왜 이 세상이 환상속의 착각인지 이해하려면 시간과 공간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현대 과학에서는 우주가 한 점에서 대 폭발을 일으켜 점점 팽창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본래는 없던 시간과 공간이 우주 탄생과 동시에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그 말은 언젠가 우주가 소멸하면 시간과 공간도 함께 사라진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시공간은 본래부터 있는 진리가 아니라 우주와 더불어 생멸을 함께 하는 개념에 불과하다. 우주현상계를 인식하기 위해 어쩔수 없이 도입된 개념일 뿐이다. 즉 의식이 사물과 현상을 인식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상상 속의
개념이지 실재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마치 꿈을 깨면 꿈속의 세상과 함께했던 시간과 공간이 한순간에 사리지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