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망내인

in mangnaein •  7 years ago  (edited)

추리소설이다. 재밌을 것 같아 샀는데, 막상 받으니 책은 무겁고 두꺼웠다. 읽는 데 오래 걸리면, 내용이 재미없으면 어쩌나 했다. 그 걱정은 기우에 그쳤다. 흥미진진해 페이지가 저절로 넘어갔다. 그러나 거의 700페이지에 달해 절대적으로 분량의 압박이 느껴졌다. 작가도 책의 말미에서 생각보다 길어져서 집필이 힘들었다고 밝힌다.

작품의 배경은 홍콩이다. 같은 아시아권이지만 여행도 가본적 없고 들은 것도 없어 조금 낯설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재 한국과 거의 다를 바가 없는, 자본주의가 극에 달한 도시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끼고 살며, 비트코인이 언급될 정도로 현재 우리나라의 트렌드와 근접해 있다. 또한 땅값이 비싸 집을 구하거나 빌리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자세한 배경설명은 더욱 내용에 몰입하는 데 도움을 줬다. 어디 전혀 모르는 장소가 아닌 익숙한 곳에서 사건이 벌어지는 것 같은 착각까지 들게했다. 그 정도로 이질감이 없다. 인터넷이 발달한 곳은 어디나 비슷해지나 보다.

부모를 잃고 서로를 의지해 살아가는 자매가 있다. 갑자기 사랑하는 동생이 빌딩에서 뛰어내려 사망했다. 죽기 전 동생인 원은 치욕적인 성추행 사건을 겪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 사건을 꾸며냈다며 그녀는 인터넷에 신상이 공개되어 겪지 않아도 될 모욕과 조롱을 당했다. 경찰은 자살이라고 하지만, 언니인 아이는 동생의 사망은 명백히 타살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바로 탐정에게 이 사건을 의뢰하게 된다. 하지만 곧 탐정은 본인의 역량으로 부족하다며, 다른 탐정에게 일을 맡겨 조사를 계속할것을 부탁한다. 생각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일인가 싶었다. 그리고 꼬일대로 꼬인 이 사건의 실타래를 풀어가게 된다.

중반 정도에 가면 어느 정도 범인의 실체와 대략의 목적이 밝혀진다. 실상 이 작품은 범인이 누구인가를 따져 묻는 데 그 중점을 두지 않는것 같기도 하다. 여러가지 사실들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맞물리며 연관되지 않은 것이 없다.

거기에, 기술의 발달로 인해 충분히 개인의 사생활을 시시콜콜히 나쁜 의도로 어렵지 않게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사실은 공포를 넘어 경악을 불러 일으킨다. 탐정인 아녜가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도 어느 측면에서는 약간 도를 넘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리고 나름의 반전도 있어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주로 인터넷과 네트웍용어가 많이 나오지만, 읽다보면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여기에 나와 있는 해킹기술들은 작품뒷쪽에 관련사이트가 안내되어있다. 즉, 가능하다는 것이다. 어디 허무맹랑한 뜬구름잡는 소리가 아니다. 어디에서나 가능하고 또한 비슷한 사건들이 벌어지고 사라지고 있다. 오히려 현실은 더한 일들이 많다. 그래서 더 흥미롭고 무서운 작품이었다. 이 작가의 작품을 더 찾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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