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위의 경제와 규모의 경제는 독립적인가

규모의 경제는 이미 지난 포스팅에서 설명해 본 바가 있다.

규모의 경제가 왜 발생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한 번에 많이 사면 할인이 되기 때문에"라고 대답한다면 매우 1차원적인 답변에 지나지 않는다고도 설명했었다. 좀 더 보충하자면 이렇다.

한 번에 제품을 많이 구입하면 할인이 된다. 그럼 할인해준 판매자의 입장에선 무슨 득이 있는가? 판매자 역시 원자재를 한 번에 많이 구입해서 할인받았기 때문인가? 그럼 원료를 판매하는 사람은 대체 누구에게 할인 받아서 싸게 판매할 수 있을까?

여기에는 여러 정답이 있겠지만 조금은 부족한 답변이나마 달자면 '현금흐름의 원리'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오늘의 1억이 내일의 1억보다 값지다.

즉, 정상적인 경제 상황에서는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빨리 매출채권(받기로 한 돈)이 현금화되면 재투자가 이루어지므로 1달 뒤에 대금을 지급받는 경우보다 1달 분의 이자를 더 얻을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은행 이자정도를 할인이라고 친다면, 신라면과 홈플러스라면 값이 차이는 너무 극심하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판촉, 유통, 관리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더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기로 하고, 금번 포스팅의 주제인 '범위의 경제'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면, 한 기업이 2종 이상의 제품을 함께 생산할 경우, 각 제품을 다른 기업이 각각 생산할 때보다 평균비용이 적게 드는 현상을 '범위의 경제효과'라고 정의한다.

마케팅(Marketing) 카테고리 내에서 설명이 있지만,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들은 사업부 및 제품계열이 다양화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범위의 경제를 설명하기 쉬운 사례로 LG생활건강을 살펴보면 제품계열이 치약, 샴푸, 스킨케어 제품들이 주류인데, 이러한 제품들은 생산공정이나 성분들이 많이 중첩된다. 따라서, 동일한 목욕,세안용품으로 제품계열의 확장이 발생하면 그 개발비용이 절감되고, 무엇보다도 기존의 '브랜드'와 연결이 되기 때문에 브랜드 재인을 위한 판촉비가 놀라울 정도로 절감된다. 이것이 범위의 경제효과다.

반대로 오뚜기에서 자동차를 만든다면 도대체 무슨 연관이 있어서 범위의 경제가 발생한단 말인가! 이런 식으로 본다면 규모의 경제는 발생할 수 있되 범위의 경제는 발생할 수 없는 독립적인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

CJ라는 국내 그룹이 있다.

그 계열사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CJ의 현재 집중사업은 CJ E&M의 엔터테인먼트 부분이고 CashCow는 CJ제일제당이다.(Marketing 포스팅 참조) 앞서 본 '오뚜기차'와 마찬가지로 제분업체인 제일제당과 음악,게임,영화를 다루는 CJ E&M이 무슨 연관성이 있기에 범위의 경제 효과를 낼 수 있을까?

CJ를 예로 든 까닭은 앞서 규모의 경제에서도 말했듯이 비용절감의 많은 부분이 '판촉비'에서 발생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CJ E&M은 현재, 엠넷미디어를 포함, 케이블TV와 게임(넷마블)을 소유하고 있다. 만일, CJ 타 계열사의 상품을 CJ E&M이라는 대중매체를 통해 광고한다면 어떨까? 게임배너광고 케이블 방송광고 등을 통해 광고를 동 그룹 내에서 해결할 수 있다면 판촉비용은 당연히 줄어들지 않을까?

앞서 살펴본 말도 안 될 것 같은 '오뚜기 자동차'의 경우도 말그대로 어처구니가 없어서라도 '오뚜기차'라는 브랜드가 머리에 각인되지 않는가? 현대차 가격의 절반인 오뚜기 자동차를 타는 고객에겐 매달 오뚜기 라면 1박스가 지급한다고 한다면 이 역시 기존 브랜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판촉이 아닌가.

인지도가 거의 없는 기업이라면 모를까, 대부분의 기업들의 규모의 경제, 범위의 경제 효과는 어떤 식으로든 존재하기 마련이다. 앞의 기술주도가설, 수요견인가설의 비분리성에 대해 언급한 것처럼 규모의경제, 범위의 경제가 완전히 독립적으로 발생할수 있다는건....... 생각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