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을 빨갱이로 조작하는 ‘마타도어’

in matador •  7 years ago 

'마타도어' 근거없는 사실을 조작해 상대편을 중상모략하거나 그 내부를 교란시키기 위해 하는 흑색선전(黑色宣傳)의 의미로 정치권에서 널리 쓰이는 말

북한 김영철이 방남하면서 SNS에는 한 장의 사진이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군청색 양복을 입은 인물이 김영철과 인사하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진이었습니다.

일부 SNS에서는 고개를 숙이고 김영철과 악수한 사람이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사진을 공유하면서 "문재인 대통령 아무래도 수상함"이라는 글부터 "이럴 바에야 차라리 문재인이 아니라 김영철을 대통령이라 하는 게 낫겠다"라는 비아냥이 섞인 내용들이 올라왔습니다.

극우성향의 만화가로 알려진 윤서인씨는 페이스북에 "시사만화 그리기 시작한 이래 가장 분노하면서 그린 컷"이라는 글과 함께 <미디어펜>에 연재하고 있는 한컷 만화를 공유했습니다.

만화에는 천안함 장병을 배경으로 SNS에서 돌아다녔던 사진 속 김영철과 악수하는 인물이 담겨 있었습니다. 윤씨는 만화 하단에 "고개라도 좀 숙이지 않았으면"이라는 코멘트를 달았습니다.

만화를 보면 마치 문재인 대통령이 고개를 숙이고 악수한 것처럼 묘사됐습니다. 그러나 김영철과 인사를 한 인물은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라 호텔 관계자였습니다.

사진을 왜곡한 글과 그림에는 '비굴한 행동이다','빨갱이다','문재인을 탄핵해야 한다' 등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전형적인 '마타도어','가짜뉴스'인 셈입니다.

'색깔론 공격을 위한 왜곡은 극우보수의 유일한 무기'

문재인 대통령을 '빨갱이'라고 부르며 북한과 내통하며 비굴한 외교 정책을 펼친다는 주장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2016년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내통’ 주장에 대한 문재인 전 의원의 반박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처

2016년 당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문재인 전 의원을 가리켜 '북한과 내통했다'라고 공격했습니다. 이 대표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발간한 회고록 일부를 발췌해 지난 2007년 11월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당시 노무현 정부가 북한의 의견을 물은 뒤 기권했고, 그 과정에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전 의원이 개입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문재인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단한 모욕이다. 당대표란 분이 금도도 없이"라고 반발했습니다. 문 전 의원은 "내통이라면 새누리당이 전문 아닌가. 앞으로 비난하면서 등 뒤로 뒷거래, 북풍, 총풍, 선거만 다가오면 북풍과 색깔론에 매달릴 뿐 남북관계에 철학이 없는 사람들"이라면서 과거 북풍 사건을 벌인 새누리당을 비판하면서 "이제 좀 다른 정치 합시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페이스북에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의 회의록을 직접 구입해 읽어봤다며 "그런데 책에도 나와 있지만 북한의 의견을 확인해보자고 한 것은 이미 우리가 기권으로 결정을 내린 이후의 일입니다. 북한이 기권하라고 해서 기권한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라며 새누리당을 향해 "제대로 정독을 좀 하세요"라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선거에 이기기 위해 김정일도 만난 박근혜'

▲2002년 박근혜 의원은 방북을 계기로 창당과 함께 대선주자로 급부상했다.

안보와 북한을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도구로 가장 많이 사용한 사람들이 극우보수입니다. 이들은 진정한 평화가 아니라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북한을 방문하고 편지를 보냅니다.

2001년 대선 경선 참여를 선언했던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이 돌연 2002년 탈당합니다. 박근혜 의원이 탈당한 이유는 이회창 총재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박근혜 의원은 이회창 대세론에 밀려 한나라당 내에서는 도저히 대선 경선에서 이길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2002년 5월 11일 박근혜 의원은 김정일이 제공한 특별기를 타고 방북을 합니다. 극진한 대접을 받은 박 의원은 김정일과 속기사만 배석하고 단독 회담을 하기도 합니다. 당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아직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돌아온 박근혜 의원은 3일 뒤인 5월 14일 ‘한국미래연합’ 창당 대회를 합니다. 탈당 후 신당 창당을 준비할 때만 해도 별로 눈길을 끌지 못했던 박근혜 의원이었지만, 방북 이후 쏟아진 관심과 주목 속에서 화려하게 이회창과 승부를 겨루는 대선주자로 급부상합니다.

'주사파 정권이라며 공격하는 이유는 6.13 선거 때문'

▲2월 24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부근에서 자유한국당 장제원, 김무성, 김성태 의원 등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겸 통일전선부장의 방한 철회를 주장하는시위를 하던 중 식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정권이 명실상부한 친북 주사파 정권이 아니고서야 대통령이 김영철을 얼싸안고 맞아들인다는 것은 결코 5천만 우리 국민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두시길 바란다. 제아무리 주사파가 득세한 청와대라고 하더라도 이 나라는 주사파의 나라가 아니라 언제나 자유대한민국 국민의 나라라는 것을 잊지 말아 주시길 바란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정은의 남남갈등, 한미 간 책동에 부화뇌동하는 친북 주사파 정권의 최종목표는 결국은 연방제 통일인가요?. 반미 자주를 외칠 것이 아니라 한미 동맹으로 나라의 안보를 지키고 경제적인 압박에도 벗어나야 할 때인데 주사파들의 철 지난 친북정책으로 나라가 혼돈으로 가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표 페이스북)

자유한국당과 극우보수가 김영철 방남을 저지하기 위한 쇼를 벌이고 문재인 정권을 주사파라고 부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6.13 선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설 연휴 전 63%에서 68%로, 민주당 지지도는 48%까지 올랐습니다. 이에 반해 자유한국당의 지지도는 고작 11%에 불과합니다. 이대로 가면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참패가 예상됩니다.

결국, 자유한국당에 남은 유일한 도구는 '평양 올림픽','빨갱이','주사파 정권'이라는 색깔론 뿐입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과거와 달리 이제 국민들은 색깔론에 속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국민들은 '마타도어','흑색선전','가짜 뉴스'를 신봉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빨갱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언제쯤이면 이들이 진실을 알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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