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운동을 바라보는 명리적 관점(제살태과 or 식신제살)

명리의 십신중 식상과 관성은 대립의 관계이며 한쪽이 상대방을 극하는 관계이다.
식상이 관성을 극하는데, 식상이 너무 쎄서 관성을 깨버리는 현상을 제살태과라고 한다.

관성은 권력, 권위, 관직, 명예(흔히 얘기하는 가오), 법률, 규칙을 의미하고, 식상은 표현력, 호기심, 언어 등 자신의 사유를 글과 행동으로 외부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친화욕구를 의미한다.
언뜻 생각하면 친화력과 자기표현을 의미하는 식상이 권력을 상징하는 관성을 극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이해를 돕기위해 우리의 기억을 2016년 말로 되돌려 보자.
당시, 권력(관성)을 상징하는 청와대의 비리(최순실 태블릿)가 언론(식상)에 의해서 공개된다.
이 파장은 일파만파로 커지며 조중동 종편까지 가세해 청와대에 십자포화를 날려대고, 시민들은 광장에 모여 "박근혜 아웃"을 외치는 자기표현 행위, 즉 식상의 자기표현을 한다.
청와대 조직은 와해되고 대통령은 탄핵되는데, 호기심, 탐사, 보도의 기능을 갖고 있는 언론(식상)의 공격을 시작으로 시민들의 개개인의 의사표현(식상)으로 관성을 작살낸 케이스가 이 경우이다.

십신의 육친관계를 의미하기도 하는데, 남자에게 여성(부인)은 재성이고, 여자에게 남성(남편)은 관성이 된다.
재성은 재물 즉 돈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명리에서 여성을 남자의 재성으로 봤다는 건, 여성을 돈과 똑같은 교환가치로 생각했다는 얘기다.
'여성 = 돈,재물' 이란 말에 여성 입장에서 화가 나겠지만, 명리 이론은 천년 이전에 생긴 것이니 이해 좀 해주시라.
사실, 그 당시에 전쟁에서 이긴 부족의 남성들이 재물을 약탈하듯 상대편 부족의 여성들을 약탈하기도 했고, 진짜 돈주고 신부감을 사오는 경우가 다반사였으니.
현대에도 여성을 재물처럼 취급하며 성적 대상화하고, 권력있는 남성이 힘으로 취할 수 있는 물건 정도로 생각해서 일어나는 성범죄가 많으니, 남성이 여성을 재성으로 생각하고 있는건 요즘에도 적용된다고 말할수 있겠다.
여성이 사회진출을 할 수 없었던 시대에 여성이 권력,권위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김정승댁 마님, 이사장님 사모님 처럼, 권력을 가진 남성의 부인이 되는 수 밖에 없었다.
즉, 여성에게 남편은 자신을 통제하고 속박하는 존재인 동시에, 남편의 권력을 자신이 일부 공유한다는 점에서 관성이 된다는 의미였다.
그런 폭력적인 가부장 사회에서 여성이 남편이란 권력을 누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자식을 낳아 그 자식이 남편의 힘을 넘어서는 존재로 키우는 방법이 유일 했는데, 여성에게 자식이 식상이다. 물론, 산업이 발달하고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진 요즘에는 더 이상 이런 이론이 적용되지 않는다.
즉, 예전에는 자식이라는 식상을 키워 남편이라는 관성을 극하는게 폭력적인 남편을 누르는 유일한 길이었다면, 남녀의 사회적 힘의 기울기가 수평에 가까워진 요즘은 여성도 식상의 자기표현을 직접 쓸 수 있다.

미투운동은 여성이 권력을 갖고 있는 남성에 대항하기 위해 식상의 자기표현을 쓰고 있는 현상이다.
여성이 세상을 향해 직접 솔직한 자기표현을 하고 있다는 것은 더 이상 남성의 재성이 되기를 거부한다는 표시이며, 그 행위를 하는 순간 주체가 되기를 선언하는 것이 된다.
재물이나 노예가 자기의사를 표현하는 경우는 없으니 말이다.
식산으로 관성을 깬다는 점에서 미투운동은 박근혜를 탄핵시켰던 촛불시위와 본질적으로 같다.
청와대라는 권력을 등에 업고 최순실 권한대행이 저지른 범죄와 권력을 등에 없고 이윤택을 위시한 남성들이 저지른 성범죄는 똑같은 권력범죄이며, 이런 권력형 범죄는 식상이라는 자기표현에 의해서 작살난다.

이렇게 식상이 관성을 극하는 제살태과 현상을 명리에서는 어떻게 바라볼까?
기본적으로 균형, 중용을 추구하는 명리에서는 제살태과 현상을 바람직하게 바라보지 않는다.
식상과 관성의 힘이 균형을 이뤄서 관성을 견제하는 기능으로써 식상의 힘은 식신제살이라 하여 좋은 현상으로 보지만, 식상이 너무 강해서 관성을 두르려 패 아예 KO로 만드는 제살태과는 그 결과가 흉하게 나온다고 본다.
미투운동이 제살태과가 아닌 식신제살이 되려면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할까?

첫째, 식상 자체에 대한 신뢰성이다.
박근혜 탄핵에 일조했던 조중동을 위시한 언론들은 탄핵이 끝나고 새로운 정국이 시작되자 비판적 기능을 잃고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한국 언론의 가장 큰 문제는 언론의 본질이 식상인데, 지들이 관성이라 착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자신들의 펜과 글이 곧 권력이라 생각하고, 그 힘으로 대중들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 그리고 자신들이 선악의 기준을 판단할려고 한다는 점이다.
식상은 정확한 팩트를 기반으로 발휘될때 그 기능을 할 수 있다.
식상이 관성이 되려고 하는 순간, 식상은 그 기능을 잃는다.
마찬가지로 미투운동이 계속되는 순간, 어떤 개인이 사적인 의도를 갖고 유명한 누군가에게 과장되거나 허위가 섞인 폭로가 나올 가능성, 거의 백프로다. (그럴거라는데 내 전재산을 건다.)
얼마전 있었던 김어준의 경고는 이와 비슷한 생각, 아니 어쩌면 실제 그런 움직임을 이미 파악하고 뱉어낸 말일 가능성이 크다.
여성 운동가들 내부에서도 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자정작용을 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식상의 고유 기능을 극대화 할 수 있다.

둘째, 미투운동의 칼끝이 향하는 곳이 진짜 관성이란 걸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제껏 메갈리아, 워마드가 공격했던 대상은 권력을 갖고 있지 않은 일반인 이었다.
웹툰작가, 가수, 영화배우등의 연예인이나 문화예술가들이 유명인이라 해도 그들은 엄격한 의미에서 관성이 아니다.
실질적인 권력을 갖고 있는 존재들이 아니며, 연예인은 대중에게 소모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재성에 가깝다.
그런데, 여성을 성적으로 유린했던 권력형 범죄자들은 현재 실제로 권력을 갖고 있는 자들일 가능성이 크다. 그들은 전세를 일거에 뒤집을 수 있는 세력과 돈을 갖추고 있는 존재들이라, 과장되거나 허위사실이 폭로될 경우, 꽃뱀 프레임으로 여론을 몰아서 한방에 전세 역전된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한국의 언론들이 "꽃뱀들때문에 피해를 본 유명인들" 같은 류의 기사를 실기 시작하는 순간부터다.
그런 상황에서 메갈리아나 워마드 때처럼 다소 억지스런 논리로 그들을 옹호 할 경우, 회복불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건, 여성운동 전반에 피해를 줄 수 있다.

셋째, 식상의 공격은 관성 자체, 즉 권력구조를 바꾸는 쪽으로 향해야지 그 대상이 개인이 되어서는 안된다.
어차피 권력을 갖고 있는 개인을 그 자리에서 끌어내려도 권력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비슷한 일은 또다시 발생하기 마련이다.
또한, 식상이 관성을 쳐내고 직접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해서도 안된다.
관을 차지 한다는 걸 여성운동가 자신이 권력의 자리에 앉는다는 의미로 오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여기서 관성이 된다는 건 평등하지 않은 특별한 권리를 누리려 하지 말라는 얘기다.
예를 들면, 성범죄 관련 무고제 폐지 주장 같은걸 의미한다.
같은 사안을 여러 사람이 목격해도 각자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이 인간인데, 자신이 성범죄 피해자라 주장할 경우에 상대방이 결백을 주장하며 맞대응 할 권리를 폐지하자는 주장은 말이 안되는 소리다. 피해자라 주장한다고 해서 그에게 면책특권을 줄 수는 없는 법이다.
이런게 법으로 통과될리도 없지만, 만약 통과되면 무시무시한 부작용이 나타난다.

명리에서는 오행과 십신간의 조화, 중용이 목적이다.
미투운동도 식상이 관을 견제하는 식상제살이 되어야지, 관을 아예 죽여버리는 제살태과가 되면 안된다.
관성은 개인에게는 무의식을 제어하는 초자아의 역할을 하고, 사회적으로는 개개인이 개체로 분열되어 공공성이 파괴되는 것을 막아준다.
여자 하키팀 남북 단일팀 구성이 안보라는 공공성과 하키선수 개인의 권리가 충돌하는 문제이듯, 세상의 모든 일은 명확한 선과 악이 정해져 있지 않다.
표현의 자유와 공적인 기준이 서로 대립하지만 어느 한쪽의 손만 들어줄 수 없듯, 식상과 관성도 대립하지만 또한 공존해야 하는 관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