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내용을 스스로 설명하다

in missionlearning •  7 years ago 

수학 수업을 하면서 우리나라 교사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다른 수업도 그렇지만) 충분히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에게 내용 설명을 먼저하고 알겠냐고 물어보고 다시 설명하고 원리를 다 알려주고 그 다음에 비로소 문제를 풀어보라고 하지요. 아이들은 배운대로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어냅니다. 많은 문제를 풀어보기 때문에 계산 속도도 아주 우수해집니다. 마치 계산기처럼요! 그래서 해외에 어린 아이들이 마트에서 거스름돈 계산을 잘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비웃기도 합니다.

교사들이 충분히 기다려주지 못하고 내용 설명을 해버리는 것도 나름의 이유는 있습니다.

첫번째, 교사들이 그렇게 공부해왔습니다. 내용 설명 듣고, 문제 풀고, 틀린것 다시 풀고! 아주 효율적인 방법으로 짧은 시간에 많은 계산 원리와 개념을 습득하고 연산 능력도 향상됩니다.

두번째, 수학 교육과정에 주어진 내용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내용이 전혀 줄지 않고 있습니다. 초등학생들은 어릴때부터 수학 시간에 미친듯이 풀어나가야하고 조금 뒤쳐지거나 늦으면 바로 수포자가 됩니다. 학생들이 학습해야 할 내용이 너무 많기 때문에 교사들은 시간을 아끼기위해서라도 내용설명을 바로 바로 하면서 문제를 풀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하는 힘이 크게 길러지지 않습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은 결국 어른이 되어 여러 문제에 직접 부딪히고 해결해나가는 자기주도적 사고력, 문제 해결력 등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수학에서, 아니 거의 모든 교과에서 이렇게 스스로 생각할 시간은 거의 주어지지 않습니다. 1년동안 미친듯이 교사가 설명하고 학생들이 풀어내고 해도 늘 진도나가기 바쁩니다. 그 와중에 운동회, 학예회 등 주어진 기본 코스의 행사 외 특히 초등학교에서는 나름의 특색을 만들고 실적을 내기 위한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들이 추가로 들어옵니다.

게다가 국가수준에서 법으로 지정한 수많은 교육들 시간도 확보해야 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하는 시간을 줄 수 가 없게 됩니다.

미션러닝을 하면서 좋았던 점은 처음에는 자기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하려니 힘들어하던 아이들도 어느순간부터 교사인 내가 별다른 설명을 해주지 않아도 자기들이 알아서 문제를 해결해나간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저 학생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 어떤 활동을 어떤 조건으로 해야할지 미션만 제시해주면 됩니다. 단, 미리 그 미션을 설계해두어야하구요(익숙해지면 미션 설계에 몇분도 걸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미션을 제시해주면 자기들이 알아서 다 설명합니다. 아래 링크는 평행선 사이의 거리를 수선, 직각 등의 개념을 이용해 직접 설명한 것입니다. 물론 수선, 직각의 개념도 그전 시간에 직접 설명하도록 했구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고 설명하도록 시키면 학생들이 한번에 맞게 잘 하냐구요? 오히려 잘못된 내용이 있을 때 전체 학생들이 서로 질문하고 토론하면서 더 좋은 학습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교사인 저는 옆에서 조금 거들기만 하면 충분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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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공교육도 이제 주입식교육이 아닌 서로 토론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학습이 되야할것같아요 점점 바뀌겠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