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영화, 건축학개론을 다시 봤다
유튜브로 김동률의 노래를 듣다가 뜬금없이, 갑자기 보고싶어 져서 봤는데,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달리 보이더라.
이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피아노과 서연은 함께 방송반 동아리를 하는 건축과 재욱이 맘에든다.
제주도 출신이라 친척집 정릉에 살고,
의지할 곳 없으니 선배가 멋있어 보이는 건 당연한 일.
2학기 수업임을 감안할때 서연은 이미 재욱을 꽤 상당히 좋아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건축학개론을 덜컥 신청하고,
다가갈 수 없는 재욱 대신 승민과 친해진다.
이 모든 로맨스의 시작을 암시한, 정릉에서 신촌까지 똑같이 빨간줄 긋기
같이 노래도 듣고
동네 빈집도 찾아가고,숙제도 같이 한다.
답답한 승민에게, 서연은 첫눈오는 날 만나자고 했지만
종강날 서연의 집 앞에서 기다리다가
술취한 서연을 부축하고 온 재욱을 보고말고,
크게 오해하고 만다.
그리고 연락 안되는 승민을 찾아온 서연에게
"꺼져줄래" 라고하고 이별을 통보한다.
영화엔 안나오지만 1-2학기가 끝났으니
승민은 아마 군대를 가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둘은 서로 잊혀진 사이가 됐을거다.
10년 전 승민이 서연에게 다가가고 싶어 안달이었다면
10년 후엔 서연이 승민에게 다가가고 싶어 안달이다.
서연은 약속대로 첫눈 오는날 폐가에서 승민을 기다리지만 끝내 오지않고,
CDP와 전람회 앨범만 놓고 간다.
그리고 그 CD와 CDP는 승민이 약혼을 하며 미국갈때..
서연에게 소포로 보내진다.
(나도 그 폐가에 갔었다,
그 약속을 잊지 않았다. 라는 의미면서
다시는 연락하지 마라?
이제 너랑 나랑은 끝이다.
어차피 승민은 미국에 갔으니 더 볼래야 볼 수도 없겠지만.....
그래도 영화의 맥락상 후자보다는 전자같고,
나도 널 참 많이 좋아했다, 라는 의미겠지?)
10년 후 다시 만난 승민과 서연
서연은 조건만을 보고 결혼했다 이혼했으니 첫사랑 승민이 생각났을거고
이왕 집 지어달라고 했으니 다시 잘해보려는 마음도 꽤 있었으리라 본다.
서연은 잘해보려고 넥타이도 사가는데,
약혼했다는 이야기나 듣고
첫사랑이었던 썅년이 있었다는 이야기나 듣는다.
사실 건축시작하면서 영화에서 그려진 미팅이 몇 번 있는데
승민이 약혼했다는 이야기를 안했다는걸로 보아
서연에게 미련아닌 미련이 있었다는 것은 충분히 추측 가능
그래서 서연은 승민에게 묻는다 ㅋㅋ
그 썅년, 그 첫사랑이 나인지.
승민은 얼버무리지만
술도 같이 먹고
비행기도 미루고
(감독판에서는 서연을 모텔에 데려다주고 한참 바라보는..씬도 나온다)
그리고 생일선물로 집 설계를 바꾸고 싶다는 서연의 말도 들어주고...
(결혼 한 달 전인데...!!
결혼 한 달전은 결혼 준비에 있어서 최고로 바쁜 시기다
청첩장 돌려야지, 드레스 최종 골라야지 기타 등등으로 말이다!
도저히 일정 변경할 수 있는 그런 게 아니란 말이다..)
집 완공후
아직도 당시 승민이 지어준 모형집을 갖고 있는 서연에게 마음이 폭발...
키스하고....
(감독판에서는 잔다고 나온다고 함)
약혼녀와 첫사랑 사이에서 고민하지만...
엄마는 학부때 입던 GUESS짝퉁티를 아직도 입고있지,
가게는 재개발들어가서 장사를 할 수 있는지 아닌지 모른다지,
돈은 받겠지만 앞으로 어떻게해야할지 모르겠지......
결국은 이혼녀 서연을 선택하지 않고
약혼녀를 선택해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른다.
그런데 이 영화, 다시보니 비즈니스 아닌 이코노미 ㅋㅋ
미국으로 살러 가려면 짐도 상당히 많을 텐데...
약혼녀가 서연보다 돈이 많다뿐이지,
생각만큼 그렇게! 부자는 아니었나보다고 짐작....
그리고 서연은
자신을 연대보내준 피아노학원이 아직도 옆에서 버젓이 (도보거리에) 운영되고있는데
피아노 강습을 시작....
제자 잘 키워봐야 하나 소용없다는 그런 결론으로 영화 끝 !
다시 본 건축학개론의 결말은
꿩 대신 닭,
그 권력관계가 영원히 지속되리란 법은 없으며
첫사랑은 첫사랑일뿐,
돈많은 약혼자가 더 짱짱맨이라는 그런 결론!
결론, 돈을 잘 버는 사람이 되자?
아, 나이가 들었나보다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