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난이도가 거의 헬에 가까운 공정이다. 집품에서 상품을 토트에 담아 레일에 올리면, 자동으로 각 어드레스로 분류한다. 싱귤레이션과 멀티로 구분하고 멀티라면 몇 셋 리빈으로 갈지 자동으로 분류한다.
토트가 오면, 싱귤레이션 토트는 워터나 배치커버 사원이 레일에서 토트를 내려야 한다. 멀티 토트는 리빈 사원이 직접 토트를 내린다. 리빈 사원은 상품을 셀에 넣는 업무 외에도 토트를 내려야 하는 헬 난이도의 업무도 병행한다. 남자 사원의 헬 업무가 하차라면, 여자 사원의 헬 업무는 리빈이라고 할 정도로 토트가 한꺼번에 몰려올 때가 있는데, 어깨가 빠져나갈 정도다.
그런데 너무 바빠 레일에서 토트를 내리지 못하면 토트는 레일이 끝나는 곳으로 간다. 한참 바쁠 땐 레일 끝나는 곳에 토트가 20여개씩 쌓이기도 하는데, 이 토트를 분류해서 제 위치로 리배치하는 공정을 ‘리젝’이라 한다. 토트가 아무리 많이 리젝으로 와도 토트를 나르기만 하면 될 듯 싶은데, 문제는 ‘메자닌’이다.
메자닌은 1.5층 같은 구역을 말한다. 그라운드(1층)에 몰려온 토트들 중 메자닌으로 가야 할 토트도 상당수 있다. 그런데 이 토트를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으로 들고 날라야 한다. 내가 리젝할 때 메자닌으로 가야 할 토트가 한꺼번에 4개가 온 적이 있는데, 2개씩 두 번 나르고 나니 온몸이 땀으로 젖기도 했다. 문제는 토트에 무거운 상품이 담겼을 때다. 무거운 상품은 주로 냉동식품이거나 우유다. 집품 사원이 토트 하나에 우유를 까득 넣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토트 하나 무게가 20kg에 달한다. 토트를 들고 나르는 일이 중노동인 이유다. 쿠팡 신선센터에서 일하다 손목이 나가는 이유는 순전히 우유 때문이다. 우유가 너무 무겁다. 한두개는 괜찮은데 그걸 한 토트에 담아 놓으면 무게가 손목 나갈 정도다. 포장할 때도 우유는 반드시 에어캡에 담아야 하는데, 우유를 에어캡에 넣기 위해 우유를 계속 한 손으로 잡고 드는 작업을 하다 보면 손목이 욱신거린다.
난 리젝을 한 번 해보고는 그 뒤로 오후조를 신청하지 않는다. 업무 난이도가 헬이다.
2024.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