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마리 화장지 / 우영국]
탯줄을 끊고
이 세상에 나왔을 때
너는 이미
하아얀 세월을 두른 만큼의
命(목숨)을 갖고 태어났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한 장, 두 장, 석 장......
끊어져가는 달력에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 돌아 늙어가는 나이
쉰,예순,일흔 바퀴 돌다보니
더 빨리 풀어지는 명줄
한 두장 끊기는 달력에도
일년을 삼켜야하는
걷잡을 수 없는 빠른 세월
어느날 문득
숨소리 뚝하고 멈춰지면
원망의 눈초리 맞으며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는
멈춰진 누런 몸둥아리 뿐
끊없는 세월을
살것 같은 착각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나 또한 너처럼
돌고 돌아야하는 인생
아무것도 가진것 없는
닳아진 맨 몸둥아리
앙상하게 남은 시간 마저
비워줄 자리만 기다리는
지청구는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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