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정말 빨리간다. 첫 글을 쓴 이후로 벌써 5일이 지났다.
지난 5일동안 난 뭘 했을까?
지난 주 화요일 목요일은 학교를 갔고, 금요일은 딸아이와 주말을 열심히 놀기 위해 숙제를 열심히 했네.
토요일은 동물원과 아울렛을 갔다 왔고 일요일은 산책과 수영을 했다. 그리고 한국 한의원에 연락해서 한약을 주문했다.
정말 하루도 늘어짐 없이 이것저것 열심히 하고 살았다.
그리고 오늘 있을 시험을 준비하기도 했고, 학교 끝나고 점심은 뭘 먹을까 고민하는게 나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되고 있다.
지난 주 화요일은 새로운 PHO집을 발견했다. 나름 깔끔한 맛이었다.
내일은 목요일이니깐 수업 끝나고 그 집을 또 가 볼 생각이다.
한국에서나 여기에서나 혼자 맛집을 찾아 다니는건 나의 즐거움 중에 하나이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가기도 했지만 맞는 사람을 찾는건 쉬운일이 아닌 것 같다. 같이 있으면 뭘 해도 즐거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생각의 전환이 빨라서 이것저것 여러가지를 하더라도 뭐든 잘 해 낼 수 있는 사람이 에코이스트라고 한다.
나는 그동안 왜 이렇게 내 스스로가 도전적인지, 궁금해 하는지, 그리고 두려움 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먼저하는지, 여러가지 뭔가를 동시에 하지 않으면 뭔가 불편하고, 해야 될걸 안한것 같고, 그랬었는지 이제야 알게 되었다.
난 에코이스트였다.
뭐든 긍정적인 사람, 힘듬 보다는 그 힘듦을 해쳐 나갈때 즐거움이 더 큰 사람, 그래서 지속적으로 나와 뭔가를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가 참 힘들었다.
일주일에 5일 이상을 산에 다녔고, 여러 종류의 책을 꾸준히 읽었으며, 늘 새로운 것에 목이 말라 있었다. 음식도 늘 같은 한국 음식 보다는 다른 나라 음식을 맛보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결국엔 한국의 모든것을 다 놓고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홀홀 단신으로 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놈에 믿음이 뭔지... 왜 이것저것 야무지게 따지지 못하고 좋은게 좋은거란 생각으로 왔는지..
그리고도 8년을 이렇게 산다.
처음 왔을 때.. 정말 도착한 다음날... 드라이브를 갔다. 3시간을 갔다.
어떤 쇼를 보기 위해서 시차에 적응도 못한 채 새벽 6시에 출발... 9시에 도착. 도착 10여분을 남겨 놓고 갑자기 말이 없어진 사람. 왜 그러냐 수차례 물었지만 앞만 보고 운전만 할 뿐 어떠한 반응도 없는 사람.
그것이 이 부류의 사람들이 자주 쓴다는 침묵.. 사람 애간장을 타게 하는 행동인지는 전혀 몰랐다.
10여분 만에 목적지에 도착. "내리세요" 한마디 한다. 나의 기분은 아랑곳 하지도 않은채.. 자신의 기분이 어떻게 행동이 어떤지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은 채 단지 내리라고 만 했다. 황당했고 당황했던 다는 그냥 가만히 앉아있었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본인은 내려서 조수석 문을 열어준다. "내리세요". 잠깐만 있다가 내리겠다 했다. 그러자 문을 탁! 닫은 후 운전석에 앉더니 그데로 차에 시동을 걸어 집으로 내려왔다. 한마디 말도 없이... 그냥 이렇게 가는건지 물었었다. 하지만 여전히 대답은 없었다. 3시간을 내려오는 내내 눈길 한번 말 한번 걸지 않았다. 중간에 아무말 없이 본인 혼자 화장실을 갔다 왔다.
집에 도착하니 12시였다. 난 왕복 6시간을 차에 앉아 있었다.
그는 아무 말도 없이 그데로 방에 들어가 잤다. 난 정말이지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깨웠다. 이야기 좀 하자고 했다. 졸립다고 잔다고 한다. 그러더니 이불을 뒤집어 쓴다. 계속 깨웠다. 그러더니 웃으면서 돌아 눕는다. 그 웃음... 그런게 보였지만 이상하다는 생각을 못했다.
그리고는 3시간인가를 자고 일어났다. 난 계속 기다렸다. 정말 피곤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6시간을 운전을 했으니깐...
자고 일어나서도 어떠한 대화 다운 대화도 할 수 없었다. 뭔가 계속 본인 변명을 했다. 자신이 한 행동을 정당화하려고 하는 모든 말들이 너무나도 이상했다. 대화가 진전이 안됐다.
이 모든 것들이 다 그 증상이었던 것이었다...
휴.. 생각하니 숨이 막힌다.... 가슴이 답답해 진다.
지난 과거는 오늘 그만 이야기 해야할 것 같다.
지난 주 월요일 이후로 난 얼굴을 보지않고 지내고 있다. 대화가 안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참 많이 시도를 했지만 대화... 그게 이 사람에겐 참 어려운 것이었다. 말 꼬투리를 잡고, 주제를 벗어나고, 자기 변명을 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가 없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내가 무슨 말을 왜 하고 있는지도 까먹게 되는.. 아주 묘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그 사람 눈빛만 봐도 바로 옆에 있지만 뭔가 저 멀리에 있는 느낌이다.
오늘은 아이의 체조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나는 시험이 있어서 시간을 뺄 수 없었다.
연락을 했다. 당신이 5시에 마치니깐 5:30분까지 와서 아이를 데리고 6시까지 하는 체조 수업에 데리고 갔다가 저녁을 먹고 들어와 달라고 했다. 알겠다는 대답이 왔다. 근데 4:30분에 왔다. 역시나 무슨 말을 하면 디테일 하게 행동 할 수 없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또 설겆이를 한다. 그놈에 설겆이...
그리고 5:30분에 아이를 데리고 체조를 갔다가 저녁을 먹고 8시 쯤 들어왔다.
나는 여전히 과제와 싸움 중이었다. 오늘 하루만 책상에 11시간을 넘게 앉아 있었다.
아이에게 샤워를 하라고 한다. 본인은 다른 욕실에서 샤워를 한다. 왜? 그동안 아이랑 그렇게 샤워를 같이 했으면서...
그리고 아이 머리를 말려 준다. 그리고 아빠는 다시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아이만 혼자 방에 덩그러니 남겨 놓고.. 왜??
그동안 그렇게 같이 잤으면서.. 6살 아이가 불을 끄고 혼자 잘 수 있을거라 생각을 한것일까? 아니면 내 눈치를 보느라 꼬리를 내리고 나와 아이가 같이 자는 방에 안들어 가는 것일까? 이 사람이 하는 행동은 참 여러가지로 혼란스럽다. 하나부터 열까지 아니 3가지라도 뭔가 맞아 떨어지는 게 없는.. 삶의 기준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그래서 아이에게 말했다. 엄마가 바빠서 같이 못 잘것 같으니깐 아빠에게 가서 잠들때 까지만 있어달라고 부탁하라고..
이런 사람들은 지금 행동 이외에 다음을 생각 할 수 가 없다고 한다. 6살 아이가 깜깜한 밤에 불을끄고 혼자 못잔다는 걸 충분히 알고 있지만 나의 눈치를 보기 위해 아이를 놓고 자기방으로 갈 수 있는 능력.. 참 무슨생각으로 사는지 궁금해진다.
아무리 궁금해도 아무도 알지 못한다고 한다. 본인도 본인의 생각을 설명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도 이상한 행동을 하기는 하지만 내 눈치를 보면서 움직이는 걸보면 내가 본인보다 한 수 위에 있는 사람이라는 건 인정하고 꼬리를 내리고 도망치는 강아지마냥 그러고 있는 것 같다. 이러다가 내가 말을 시키고 웃음을 보이는 순간 또 본연의 모습이 돌아 올 것이다. 늘 그랬으니깐.. 그래서 이렇게 안만나면서 살고 있는 지금이 마음이 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