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머리속이 복잡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언제쯤이면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런지...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아침이다.
금요일 교회모임... 울었다. 서러워서 또 감정이 북받혔네. 이런건 뭐 적응도 안되는건지 아님 안되는걸 계속 내가 찾으면서 서럽다고 울고 있는건지 알수가 없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는지 알수가 없으니 말이다.
금요일 오전.. 미친짓이었지 내가 사람을 또 믿었으니 말이다.
기소현에게 전화를 했다. 미국에서 결혼과 이혼을 해 본 사람. 아주 편한하게 말했다. 본인은 남편이 바람을 펴서 이혼했다고..어느날 눈 떠보니 이혼이 되어있었다고, 변호사 비용도 없어서 그냥 알아서 해결해서 했다고..
그랬구나 미안해요 이런거 물어봐서 ... 근데 내 상황이 이런지라 물어볼 데가 없어서 연락했다고..
서로 알았다 그러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결국 이혼이라는 것 또한 나 혼자 감당해야 하겠구나 아니면 돈을 주고 변호사를 사던지..
이게 참 웃긴게 돈을 주고 변호사를 사는데도 또 그 돈을 써야 한다니... 암튼 필요하면 카드 긁으면 되겠지만..
암튼.. 그리고 참 알찬 시간을 보냈다. 거의 3 시간 동안 2번의 화상 스피킹 시간을 보냈고 아이 픽업을 나섰지.
전화가 왔다. 방주경...
야 너 왜 기소현 울려. 너 전화할때 나 같이 있었어. 근데 뭐 이혼을 물어봐? 니가 뭔데 기소현을 울려. 니가 뭔데... 고래고래고래고래...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니네 세식구 이혼 하던지 말던지 우리는 상관도 안해 근데 니가 뭔데 전화해서 그딴걸 물어봐. 필요하면 니가 변호사 사면 될거아냐 니 이혼은 니네 변호사랑 이야기해 가만히 있는 애 열심히 사는 애 건들지 말고 씨발.. 너 기소현이 말려서 내가 오늘 안간거지 걔가 안말렸으면 너 오늘 나한테 죽었어. 내가 오늘 너 집에 찾아가서 다 뜯어버릴려고 했어 너 기소현이가 언니 가지 말라고 가지 말라고 말려서 너 오늘 살은 줄 알아. .. 그리고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내가 한 말은 그래요 내가 경솔했네요...
전화가 그렇게 끊어지고 정신이 없었다. 당장 5분뒤면 애가 학교에서 나오는 상황. 눈물도 나오지 않았고 이게 무슨 일인지 정신이 멍~ 하기만 했다.
내 모든 상황이 현실이 너무 싫었다.
어디 한군데도 기댈곳이 없는... 남편이라고 있는것은 휴.. 한숨만 나왔다. 당장 이혼을 하고 아이도 포기하고 아무도 없는 곳으로 정말 어느 누구도 없는 곳으로 도망치고 싶었다.
35도가 넘는 더운 날씨인데도 더운지 어떤지도 모르겠고 주변 사람들이 다 나를 보며 비웃는 느낌.. 이게 정신병인가?
그러고 있는데 애가 걸어나온다. 웃어지지가 않는다. 학교에서 재미 있었냐고 물었는데 내 목소리에 감정이 없다. 아이는 바로 알아채고.. 무슨 정신으로 운전을 해서 집을 왔다.
지연언니와 통화를 했다. 이래저래 해서 이렇게 됐다고.. 그랬더니 너가 실수 한거는 맞다. 그러니 꼭 사과를 해라. 하기 싫어도 해야 한다. 잘 못한 일이다. 하지만 방주경 걔는 참 이상하네. 누군지도 모르는데 말만 들어도 맘에 안들더니 이상한 짓을 하네. 나라도 가서 한마디 하고 싶다. 뭐 그런게 다 있냐..
내 편을 들어줬다. 식구도 아니고 부모도 아니고 형제도 아닌데.. 남이 내 편을 들어줬다.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났다. 얼마나 내편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으면 고마워서 눈물이 났을까.. 울고 있는 내 모습을 보니 참 불쌍했다.
그리고는 금요일.. 교회모임
교인이가 감사 제목으로 동물원 가서 동물들 먹이줘서 너무 재미있었다고 한다. 어디갔다 왔냐고 사람들이 묻고 K씨는 엄마랑 둘이 갔나 보네요 전 어딘지 몰라요. 저한데는 간다는 말도 안했어요...
그러고선 오늘 까지 10일동안 저희는 말도 안했어요. 그게 지난주 저희집에서 저녁먹고 난 이후로 그랬네요. 말을 하려고 해봐도 욕을 하고 해서 말도 못하고 살아요.
참 기가 찬다.... 기가 찬다... 기가 찬다...
정말 모른다.. 왜 내가 말을 안하고 피하는데 다가 올때마다 욕을 하는지... 정말 모른다. 8년을 살면서 매일같이 말을 하는데도 정말 모른다. 자기 반성이 없다... 상대방 말을 듣지 않는다. 본인과 상관 없는 일이고 본인은 말을 하고 싶은데 말을 안하는 내가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한마디 해줬다 다른 사람도 있는 상황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해버렸다.
내가 왜 그러는지 아냐고, 왜 같이 안다니고 10일 동안 말 안하고 피해 다니고 아무것도 같이 안하고 계속 그러는지는 생각 해 봤냐고.
당신이 오죽 사람을 힘들게 하면 이러겠냐고 그런건 생각 못하냐고, 적어도 그런건 생각해야 이런일이 계속 안생기는거 아니냐고.
학교 때문에 아이 때문에 오늘은 다른 일까지 여러가지로 마음이 힘든데 난 아무에게도 힘들다는 말을 할 사람이 없다고 나 혼자 살고 있는거 아니고 나도 가족이 있고 남편이 있는데 내 힘듦을 말할곳이 없다고. 그래서 아이랑 바람쐬러 갔다고. 가면서 왜 말을 안했냐고 같이 가는건 힘든거 없다고, 근데 같이 가면서 또 무슨 말을 어떻게 할 지 모르고 난 기분 전환하러 가는 길인데 당신이랑 같이 갔다가 차에서 싸우기 싫다고 당신이랑만 있으면 뭘하던 상관없이 안좋은 일들이 생기니깐.
그래서 그런건데 당신은 여기와서 이렇게 이야기해서 너는 노력했는데 나 나쁜 사람 만드는게 당신 목적이냐고 그게 아니라면 여기와서 왜 이런 이야기 하는거냐고 그동안 10일동안 말 안할때는 한마디도 안하더니.. 왜 여기와서 이 분들 보는데서 그러는거냐고..
따지고 물었다. 그랬더니 한마디도 못하더라는..
정작 집에서는 한마디도 안하면서 이런데 와서 이렇게 이야기 하는 모습 보면 내가 얼씨구나 잘한다 하고 우리 관계가 회복될 수 있을까? 우리 관계 회복을 원하는게 아니라면 도데체 원하는게 뭔데? 라고 물었다.
그리고는 펑펑 울었다..... 엉엉엉엉엉... 아이도 옆에 있었지...
그리고 주말에 잘 하겠다며.. 혼자 또 쌩쑈를... 장을 봐와서 저녁을 차리겠다고 생선을 굽고 국을 끓이고..
오후 2시부터 준비해서 6시에 밥을 먹는데..세상에 밥솥에 밥이 없다. 이런 미친......... 정신 병자 새끼
아이혼자 생선과 밥을 먹이고... 난 라면을 부셔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