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여인은 / 우영국]
상처진 가슴
때론
견딜 수 없는 아픔에 지쳐
가슴 가득
눈물이 차오르는 밤엔
날이 하얗게 새도록
자신을 원망도 했었습니다
살아 온 흔적
하나 둘 돋아난 시린
흰 머리카락에
서러움이 돌처럼 굳어
마디 마디 박힌
망울진 옹이가 아파
품에 묻고 울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몸과 마음은
쓰러짐도 흐트러짐도 없이
순백의 설원을
초연히 걸어 왔습니다
살아 온 날들이
향기 짙은 장미 꽃처럼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초라하게 살지도 않았습니다
중년 여인은
누구라는 책임으로 살기에는
하루 하루 익어가는 모습에
내 자신이 너무나도 안타까워
자기가 자기를 스스로 안고서
찬이슬을 맞아도
향기를 고이 간직하는
길섶에 핀 들꽃처럼
언제라도
나를 위해 자신을 가꾸고
나를 위해 노래하는
고운 중년 여인이고 싶습니다
내일이면
모두가 잊혀질지라도
이제는
세상을 타인으로 살아 온
지난 삶을 하나 둘 비워가며
나 자신을 더 사랑하는
꽃빛 중년 여인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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