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거웠고 긴장감이 다소 떨어지는 2차전이었다. 많은 이의 예상처럼 GSW가 2차전도 가져갔다.
1차전 패배의 데미지가 너무 강했던 탓일까. CLE는 이렇다할 반격의 에너지를 보여주지 못한 채 2차전을 내주고 말았다. 1차전의 패배가 더욱더 아쉬워지는 오늘 게임이었다.
GSW는 FG% 51.3%, 3P% 41.7%로 공격 농구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그에 반해 CLE는 41.1% FG%, 33.3%의 3P%을 기록했다. 굳이 수치화된 자료를 보지 않더라도 양 팀의 공격력과 수비력의 차이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양 팀의 전술 변화
공격력을 이야기하기 전에 GSW의 수비 변화를 보자. 1차전에서 르브론에게 털릴뻔한 GSW는 변형된 수비 전력을 가져왔다. 듀랜트와 그린은 번갈아 가며 르브론이 프론트 코트를 넘어오기 전부터 그를 압박했다. 르브론은 어렵게 프론트 코트로 넘어오거나 빠른 패스를 해야만 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에너지 소비도 많았다. 1,2쿼터에서 CLE 멤버들은 르브론으로부터 빠르게 전달받은 공을 처리하기에 급급했다. 다행이도 나머지 멤버들이 적절히 움직인 탓에 득점은 차곡차곡 쌓을 수 있었다. 하지만 GSW를 상대로 일시적인 효과일 뿐이었다. CLE는 반드시 르브론의 ‘원 히어로 볼’을 펼쳐야 하고 지공 게임을 가져가야 한다. 그런데 르브론의 압박 수비는 르브론의 체력을 떨어뜨렸고 그의 아이솔레이션을 어렵게 만들었다. 결국 팀 전체 생산력이 굉장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러브, 탐슨, 힐의 도움으로 득점은 꾸준히 올렸으나 팀컬러가 전혀 나오지 못했다. 르브론이 29점 13어시스트 9리바운드를 했지만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봤을 때 모자란 활약이었다. 적어도 40점 정도는 해줘야 비등한 승부를 가져갈 수 있는데 오늘 GSW의 압박 수비에 다소 제동이 걸렸다.(저런 기록을 하고서도 모자란 활약이라 말하는 상황도 우습긴 하다...)
반면 CLE의 플레이는 어떤 변화도 감지하지 못할 정도로 1차전과 동일했다. 역시나 JR 스미스는 역시나 스타팅으로 출전해서 31분이나 뛰었다. 5득점 1리바운드 2어시스트, FG% 22.2%(2/9), 3P% 25%(1/4) 그야말로 대단한 활약이다. 이렇게까지 못할 선수는 아니라 생각하지만 그 능력이 너무나 떨어진 상황이다. 이런저런 개인적 평가를 내려놓더라도 팀이 전술적으로 어떤 변화를 시도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게임이었다. 르브론에 대한 압박 수비도 3쿼터가 돼서야 대응했다. (백코트부터 2명의 선수가 스크린을 걸어줌) 한 게임 한 게임 너무 소중한 경기인데 어떤 준비를 하고 왔는지 도대체 알 수 없는 2차전이었다. 1차전에서 이긴 팀은 더 좋은 전술로 상대를 괴롭히는데 루 감독은 여기까지 온 것 만으로 만족하는 눈치다.
커리와 탐슨, 아 그리고 듀랜트
오늘 커리는 정말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계속해서 성장하는 모습은 물론이고 상대의 힘을 빼는 3점슛을 오늘 9개나 올리며 NBA Finals 역대 최대 3점슛 기록을 갈아치웠다. 농구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변화시킨 최고의 선수다. 르브론 제임스와는 완전히 다르지만 커리의 존재와 그 영향력은 정말 무시무시하다. 1초, 아니 0.1초도 방심할 수 없는 그의 플레이를 보고 있으면 만화 그 이상의 것을 느끼게 해준다.
오늘 커리와 함께 듀랜트와 탐슨도 굉장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여러 번 이야기하지만 저 셋이 한 팀에 있다는 건 상대에겐 재앙이다.
듀랜트는 오늘 르브론을 수비하면서 26득점 9리바운드 7어시스트, FG% 71.4%(10/14), 3P% 66.7(2/3)을 기록했다. 이게 무슨 기록인가 싶다. 던지는 건 다 들어갔다고 봐도 무리가 아닌 기록이다. 상대가 누구건 간에 그는 늘 같은 리듬과 슛폼으로 그만의 슛을 던진다. 그리고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링을 통과한다. 상대는 애를 쓰지만 그는 아무런 심적 동요가 없다. 눈에 띄는 실책도 적다. 신이 전천후 슈팅 머신을 만들었다면 그건 듀랜트가 아닐까 한다. 심지에 골밑 프로텍트까지 철저했다. 오늘 그는 조용히 커리 뒤에서 그를 보좌했다. 그런데 보좌했다는 말이 과연 그에게 어울리는 단어인지 모르겠다.
클리브랜드 캐벌리어스
CLE는 이렇게 시리즈를 운영한다면 파이널에 올라오지 못한 것보다 더한 임팩트와 질책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아무리 1차전의 패배가 너무 쓰다 할지라도 무전술로 최강팀 GSW를 상대한다는 건 GSW에게는 물론 지구상 모든 NBA 팬들에 대한 모욕이다. 매 경기는 통계나 분석으로 예상 할 수는 있을지 모르나 승리는 버저가 울려봐야 알 수 있다. 10번의 동전을 던져 10번 모두 앞면이 나왔다고 해서 11번째에 또 앞면이 나올거라는 확신은 없다. 11번째 던진 동전은 단지 한 번의 동전 던지기일 뿐이다. 마찬가지다. CLE는 1, 2차전의 결과와 관계없이 3차전을 하나의 게임이라 생각하고 임해야 한다. 물론 1, 2차전 그리고 서부 플레이오프 중 GSW 경기를 계속해서 분석하고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GSW를 완전히 제어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꿈틀거려야 한다. 언더독을 응원하는 나는 르브론의 CLE가 단 1승이라도 이뤄내길 간절히 바란다.
- 사진 출처 : NBA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