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1-17
두번의 경유로 인한 7시간의 대기시간과 약 26시간의 비행, 혹여나 비행기를 놓치는건 아닐까 얼마나 긴장을 했던지 이제부터 해야하는 공항에서의 노숙은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느껴졌다.
긴 밤을 맞이하기 앞서서 가족들에게 잘 도착했음을 알리기위해 통신사에 들러 핸드폰을 개통 했다. 메세지를 확인하는데 대학교 1학년때 잠시 동아리에서 같이 활동 했었던 민우에게 연락이 와있었다. 그는 현재 오클랜드 부근에서 지내고 있는데 내가 뉴질랜드로 온다는 소식을 우연히 듣게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오늘밤 잘곳은 있는지 앞으로의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물었고 공항에서 하룻밤 노숙할 계획이라고 이야기하자 거기서 어떻게 잘생각을 하냐면서 도와주겠다고 한걸음에 공항으로 달려와 주었다.
오랜만에 그를 만났을때 사실 기쁘면서도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한때 동아리 공연무대를 함께 했었지만 길지않은 시간이었고 개인적으로는 단 한번도 연락한적이 없었던 사이였기 때문이다. 무려 5년이다. 모른척 넘어가도 전혀 이상할것없을 그런 연락을 하기까지 그가 얼마나 수없이 망설였을지 보지않아도 눈에 선했다. 그것을 알기때문에 지금 느껴지는 이 고마운 감정들을 잊지 않기위해 가슴 깊은곳에 꾹꾹 눌러담았다. 비록 시차때문에 잠들기는 어려웠지만 그가 제공해주었던 잠자리 만큼은 평생 잊지 못할만큼 따스했다.
그것은 내가 지금까지 뉴질랜드에서 행복하게 지낼수 있도록 만들어준 첫번째 친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