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은행에 입금을 하러 걷고 있었다.
문득 내가 즐겨봤던 만화 원피스의 극장판인 제트가 떠올랐다.
제파
이른 나이에 해군대장에 올랐으나
원한을 가질 세번의 사건을 맞고 결국 네오해군을 창시하며
스스로 해적의 길을 걷게된 비운의 사나이
제파. 아니 제트. 그는 스스로 "데스노트의 라이토"가 되어 있었다.
종말을 부르는 "비밀병기"를 갖고 말이다.
지금의
유대인이 그런것 같다.
유대인은 자신들을 압제한 바빌로니아, 앗시리아, 메소포타미아, 페르시아, 헬라제국, 로마제국에
이미 진저리가 나있던 상황이었다.
이들이 원하는 메시야는 바로 그들의 율법에 적혀있는
"모든 민족을 심판하고 벌주는" 메시야였다.
강력한 군주의 메시야를 원했던 그들
그런데 그들이 실제로 보게 된 약속된 메시야는
시작부터가 너무 초라했다.
태생은 말구유였고
심지어 공생애 기간에 대한 언급은 찾아보기도 힘들며
왔는데 어린 약자들과 병자들 치유에 모든 힘을 쏟고
도리어 힘을 비축해 온 바리새파와 사두개파에게 온갖 비난을 쏟았으며
종국에는 자신이 십자가에 달릴 것을 예고하는
로마군인들을 무찌르고 전세계를 징벌하는 "초강력한(?)" 그들이 꿈꾸던 메시야가 아니었다.
가룟 유다는 너무나도 원망이 섞인 나머지 사탄의 시험에 넘어가고
결국 대제사장에게 은 30을 받고 예수를 넘겼다.
유대인들은 그토록 "나약한(?)" 메시야를 메시야라고 인정할 수 없었고 십자가에 못박았다.
그 후 그들이 가꾸어왔던 제3성전 "헤롯성전"은 로마에 의해서 짓밟히고 멸망당했다.
유대인들은 좌절했다. 그들은 이스라엘을 AD 70년경에 완전히 잃어버렸다.
그들이 율법을 신성히 여겼지만 그들이 "원하는 가공할 힘의 메시야"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믿은 것 같다.
디아스포라가 되어서 전 세계에 퍼진 유대인들
온갖 핍박과 멸시와 환란을 당하면서 스스로 힘을 키워가던 그들에게
1010년경에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써지고 있었다.
그것은 교황권이 주도한 예루살렘 탈환작전, 이른바 십자군 전쟁이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것은 예루살렘을 유대인에게 돌려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교황권의 위세를 유지하기 위한 정략적인 전쟁이었다.
결국 교황권 산하의 카톨릭에 의한 유대인 정죄는 여전했고, 그들은 유럽에서 온갖 멸시를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를수록 유대인들은 고리대금업을 통해서 자신들의 부를 축적하기 시작하고
네트워킹을 통해서 상업과 무역에 종사하기 시작했다.
로스차일드도 유럽의 온갖 핍박과 멸시 가운데에서 성장한 집안이었다.
사실 로스차일드라는 성은 원래 없다. 이것은 합스부르크 왕가가 바우어 집안에 하사한 성이다.
마이어 암셸 바우어는 아버지를 따라 제련공에서 성장해 부를 축적했고
나폴레옹 전쟁을 계기로 급성장하는 대부호가 되었다.
로스차일드는 한편으로 (그리고 많은 유대인들이) 자신들이 부를 축적하면서 지위를 높이면
그들이 복수의 기회를 찾고 영광의 메시야가 나타나 그들을 대제사장 여호수아로 임명하고
그들을 사사와 왕으로 추대할 것이라고 믿었던 것 같다.
그런데 또 비극이 찾아왔다. 독일의 나치가 제3제국을 표방하면서 유대인들을 대량학살한 것
그 이유는 "공산당을 창시하고, 독일의 부를 빼앗았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단번에 가스실과 화형, 태워짐의 환란의 대상이 되었고
600만명의 유대인들은 학살을 당했다.
1948년 5월 14일 그들은 나라를 되찾았지만, 여전히 중동의 멸시와 핍박과 환란을 받으며
그들이 꿈꾸던 "솔로몬 성전"을 세울 예루살렘 탈환은 요원하다.
로스차일드는 돈을 많이 모았고 그 위세는 하늘의 새를 떨어뜨릴 정도의 부를 축적했다.
화폐전쟁의 저자 쑹홍빙의 가설에 따르면 로스차일드 가문의 재산은 50조달러 (한화 6경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전지전능할 정도의 위세의 유대인들도 정작 이스라엘 예루살렘을 탈환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이 세우고 싶어하는 제3성전,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자신들의 지상천국을 가져다 줄 "메시야"는
오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로스차일드가 제파 아니 제트같았다.
자신을 위해 정의와 공의를 실현해 줄 메시야가 오지 않아서
결국 자기자신들이 메시야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에 흑화한 집단이 된 것이 떠오른 것은 우연일까?
해군의 정의를 믿었던 제파가 제트로 흑화하는 과정은
흡사
마이어 암셸 바우어가 온갖 멸시를 당하며 유럽과 백인 상류층을 향해 꿈꾸던 복수와 정의로 인하여
전능감에 취할 정도로 흑화된 로스차일드와 매우 비슷하다.
그들이 짓고자 하는 제3성전은 정말 메시야를 위해서 짓는 것일까?
아니면 스스로 자신들이 "대제사장 여호수아"의 지위에 올라 스스로 면류관을 씌우는
(아이러니 하게도 나폴레옹 전쟁으로 돈을 벌었던 로스차일드 가문,
나폴레옹은 대관식에서 스스로에게 황제의 관을 씌운 인물이 아니던가???)
역사
를 만들기 위함인 것일까??
금송아지는 다른 곳에 있지 않다.
만일 유대인들이 안식년과 희년의 율법을 철저하게 지켰던 사람들이라면
빚도 탕감해주고, 벗을 위해 전당을 잡은 물건도 돌려주고
이삭도 줍게 해주고, 가난한 자와 헐벗은 자를 구제해주고
긍휼과 안식을 기억할 것이고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압제하지 않았을 것이며
형제와 자매를 비방하지 않고, 거짓말하기를 더디하였을 것이며
만일 그들이 그 재물과 영광이 그들이 섬기는 신 야훼로부터 온 것을 알았더라면
50조달러만큼 곳간에 쌓아놓고 포도주와 독주에 취해 있었을까?
하지만 내 스스로의 생각은 그렇다. 정죄하기에는 무거운 문법이 있다.
그들의 사무친 한과 뼈저린 복수심, 그것을 이해할 자 누구랴
우리 민족이 일본에게 압제 당하였던 역사
우리 민족이 과거 당나라와 싸웠던 투쟁의 역사
몽골에게 지배를 받으면서 온갖 멸시와 조공을 당했던 역사
우리 민족도 유대인 못지 않은 한을 많이 갖고 있지 않은가.
난 그래서 루피가 좋다. 루피는
적어도 루피는
죽어가는 제트를 향하여 그 어떤 판단이나 비방(slander)을 보류했다.
비방과 비판 비난의 문법은 매우 쉬워보인다.
그러나 어떠한 사람의 인생과 그 사람의 민족의 역사를 "이해하고 경청하며 공감"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임을 다시 한 번 느낀다.
그 어떤 민족보다 많은 한을 갖고 있는 우리 한민족
지금 우리는 다른 민족을 향하여 복수심의 칼날을 세우고 있는가
아니면 다른 민족에서 거울을 삼아서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고 있는가?
만일 우리 민족이 유대인과 같이 부와 명성을 차지하게 된다면
우리가 로스차일드처럼 "모든 민족을 심판하고 멸망할" 메시야를 꿈꾸려고 하지는 않을 것인가?
참치마요를 먹던 악동뮤지션 남매가 3억원이라는 오디션 상금을 받았을 때에
감당할 수 없는 돈이라 기부했던 그 이야기가 너무 생각이 난다.
복수심과 한 때문에 돈과 권력을 갖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
(어쩌면 그런 마음을 가졌던 나도 포함하여)
부의 축적의 목적이 복수심과 권력이 아니라
자신의 행복과 타인의 기쁨과 사랑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제트가 아닌 정의로운 사도 제파를 추모하며.
2022.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