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미학, 발효 (3) 전통 장의 발효 - 볏짚과 메주

in ourselves •  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KimLab입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발효에 대하여 간략히 소개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는 발효식품을 소개해드리며, 발효에 대하여 더 자세히 알아보는 포스팅을 올릴 예정입니다.


오늘 소개할 발효식품은 메주입니다.

메주는 간장, 된장, 고추장의 원료가 되는, 한식에서 중요한 발효식품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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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ommons.wikimedia

메주는 콩을 삶은 후 볏짚으로 묶어 발효시킨 것으로,
볏짚에 있는 미생물이 콩을 분해 및 이용하면서 특유의 메주 맛과 향을 갖는 음식입니다.

메주 발효에 가장 중요한 미생물로 Bacillus subtilis(바실러스, 고초균)가 있습니다.
이 균은 우리 전통 장류와 관계가 깊은 미생물입니다.

바실러스균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포자를 형성한다는 것 인데요?

포자형성이란?
균이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에 닥쳤을 때, 휴면상태로 있기 위해 포자를 형성하는 것
쉽게 말해, 균이 살기 어려운 악조건을 만나면 숨어 있다가 살만하면 깨어나 활동하는 것입니다. (악조건에는 온습도, 영양분부족 등이 있습니다.)

바실러스균의 이러한 특징은 메주 발효에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Rice_straw.jpg

메주를 묶는 볏짚은 자연에서 유래한 것이라 온갖 미생물(유해균+유익균)이 볏짚에 살고 있답니다.
그래서 잘 세척해 사용해야만 하죠!

이때, 찬 물/뜨거운 물을 사용했느냐에 따라 메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찬 물로 세척하게 되면 볏짚에 묻은 오염물만 걷어지고 균을 사멸시키지 못합니다.
뜨거운 물로 세척 시 일반적인 균은 뜨거운 물에 견디지 못하고 사멸하게 되는데요,
이때 바실러스균은 죽지 않고 포자를 형성하여 볏짚에 숨어버립니다.

이후 삶은 콩으로 빚은 메주를 볏짚으로 묶을 때, 볏짚에 숨어있던 바실러스균이 깨어나 메주로 이동하여 메주 속 영양분을 먹으며 증식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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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수원일보

메주는 표면을 건조하여 띄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촉촉한 내부에 바실러스균이 자리 잡고, 건조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곰팡이가 메주 표면에 자리 잡게 됩니다.
(곰팡이는 비교적 고온에 잘 버티는 미생물로, 고온에 볏짚을 세척하여도 곰팡이는 사멸하지 않고 남아있습니다.)

그러므로 메주는 곰팡이와 균에 의한 발효로 특유의 맛과 향을 갖게 되는 것이죠!
(볏짚을 세척하는 물 온도를 달리하여 메주를 만들었을 때, 찬 물에 세척한 볏짚을 이용한 메주에서 불쾌한 냄새가 많이 났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볏짚에 남아있던 유해균이 같이 증식했기 때문이죠!)

다음 포스팅에서는 한국식 메주와 일본식 메주에 대하여 포스팅 할 예정입니다!

기다림의 미학, 발효
(2) 매년 김치맛이 왜 다를까?
(1) 발효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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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래서 볏짚을 한번 삶아주는거군요.
조상들의 삶의 지혜가 대단합니다..ㅎㅎㅎ

  ·  7 years ago (edited)

그 당시에는 이러한 지식도 없었을텐데 ... 경험에서 우러나오고 전승되었겠죠 ?

어릴적 시골에서 어머니께서 메주를 만드셨는데요,
메주콩 삶는 냄새가 아주 좋았죠.
사람보다 메주가 아랫목을 차지하고 있고, 항상 꼬릿한 냄새가 어릴적엔 참 싫었는데...잘 떼운 메주로 담근 된장은 정말 맛나서 그나마 참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님의 포스팅을 보면서 어릴적 생각이 많이 나네요~^^

뜨거운 물로 세척해주는게 가장 좋겠군요.
메주.. 어른들의 지혜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정말 발효음식은 우리 선조들의 빛나는 발견입니다. 어릴 적엔 집에서 매주를 심심치않게 봤는데 최근엔 언제 봤는지 가물가물합니다. 집에서 하는 것만큼 웰빙이 없는데 요샌 다 사먹게 되네요ㅎ

김랩님 안녕하세요!
옛날 사람들은 미생물을 모르고도 이런
메주를 만들수있었다는게 신기합니다.
일본식 메주는 어떻게 다를지 궁금하네요.
기대돼요!!

볏짚을 삶는 걸 TV에서 봤는데 이런 이유가 있었다니..ㅎㅎ 선조들의 지혜가 정말 대단합니다~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거겠죠? 저렇게 콩을 삶아서 발효시킨 걸 처음 먹은 사람은 누구일지 엄청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