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집(20171203)

in photo •  7 years ago 

20171129_130430.jpg

느티나무집은 가정집에 식당을 차린 곳이다.
내가 이 동네에 처음 왔을 때부터 느티나무 집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니 이 집의 역사는 최소한 10년 이상일 것이다.
이 집에서 유명한 메뉴는 갈치조림이다.
이 갈치 조림을 나는 요가반 회원들이랑 6~7년 전에 처음 먹어 봤다.
당시 나는 위염이 있을 때여서
그 매콤한 맛의 매력을 느끼기는 커녕
거부감을 느꼈을 터였다.
그 후로 요가반은 매번 회식을 그 곳에서 했다.
모두들 그 매콤한 매력과 작은 무쇠 솥에 해주는 밥과 누룽지를 사랑했다.
나만 빼고.

20171129_123819.jpg

20171129_123936.jpg

그러한 경험이 있는 곳이라 가족과는 그 집에 갈 일이 없었다.
최근에 남편이 지인들이랑 그 느티나무 집에서 갈치조림을 먹었단다.
맛 있었다며 한 번 가자고 한다.
그리하여 다시 오랜만에 느티나무 집에 가게 되었다.
요가반을 그만두고 에어로빅 쪽으로 운동을 바꾼지 3년 정도 되었기에
요가반 회식에 참여 안 한지도 오래되었다.

음식은 여전히 맵고 맛있다.
점심시간엔 단골 손님들이 많은 곳이다.
주문을 받고 무쇠 솥에 밥을 하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하고 가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있다.

지금 내 기억은 갈치조림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요가 강사!
그녀에 대한 짧은 기억이다.
당시,요가반은 A반과 B반으로 두 개의 반이 있었다.
그녀는 A반 강사이다.
A반은 수강생이 30여명으로 활발하게 돌아가는 반이고,
B반은 프로그램 최저 인원인 10여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요일을 달리한 두 개의 요가반 특성 때문에 나는 두 반을 모두 경험하게 되었다.
그래서,
훗날 두 반에 수강생 숫자가 현격하게 차이나는 원인을 분석해 보았다.
A반 요가 선생을 떠올리면 우선 양말 한 켤레가 생각난다.
그녀에게 받은 양말이 한 때 내 옷장에 여러 개 쌓여 있었다.
1년에 세 번 ,
수강생들이 명절 선물,스승의 날 선물을 하면
그녀는 매번 답례품으로 양말 한 켤레를 준비해서 주고는 했다.
그 양말 한 켤레에 대한 값어치를 그때는 몰랐었다.

20171023_093138.jpg

그리고 그녀에 대한 두 번째 기억.
그것은 결석 했을때 받은 문자 메시지이다.
"오늘 안 보이시네요.
어디 아픈 것은 아니지요?
다음 수업 시간엔 꼭 뵙고 싶어요."
그녀는 수업 중간에 쉬는 시간이면
재빠르게 결석한 수강생들에게 연락을 했다.
많은 수강생들이 그녀의 연락을 받고 수업에 꾸준히 참여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녀를 기억하게 만드는 것이 갈치조림만은 아니다.
나는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중에 참여하는 수업이 하나 있다.
그 수업의 동료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다.
한때,
나를 제외하고 계산했을때 평균연령이 70대 이다.
그 동료들이 가끔씩 이야기하는 전 강사가 있다.
지금의 강사로 바뀌기 전에
이 수업을 담당했던 강사가
A반 요가 강사랑 비슷한 점이 많았던것 같다.
나의 old한 동료들이 그리워하는 내용은 단순하고,
어쩌면 유치하기까지 하다.
그 내용은
결석하면 연락한다.전화로 안부를 확인한다.
생일이면 작은 초콜릿이나 사탕 하나라도 포장해서 선물한다.
가끔씩 밥을 사기도 한다.등등.

나의 old한 동료들의 그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때,
나는 그들이 유치하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이야기를 여러 번 반복해서 듣게 되니
그 느낌도 변해간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요가 강사님의 추억과 양말 그리고 갈치조림과 느티나무집......,
세월이 흐르면 모든 기억들이 추억으로 곱게 쌓이길 바라면서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나이 들면서 아프지 않은게 최고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느티나무 한그루 아래 기왓집 가게 이름이 참 인상깊습니다.

The food was very tasty. Pleased if always get a gift. But the prizes are priceless socks. Very good story. Hopefully you are always happy dimanapun be. Good luck always for you @kakaotalk.

갈치 조림에 밥을 비벼먹고 싶네요. 잘 보고 갑니다.

항상 진심을 담아 관심을 주는 사람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도 그런 직장 사수가 있었지요.
과연 저눈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사람으로 기억에 남을 수 있을까.... 반성하게 되네요.

Nice photo
Good post friend @kakaotalk

@kakaotalk 정말 좋은 집 사람과 좋은 cocking 잘 요리 할 것 같다 좋은 게시물 공유 유지

누룽지안좋아하시는구낭...ㅠㅠ
저진짜 누룽지 킬러인데ㅠㅠㅠㅠ
글잘보고갑니당ㅎㅎ
팔로우하고 앞으로자주찾아뵐께용😃

느티나무집이라... 서울 동대문에도 동명의 설렁탕집이 있는데 매우 맛있는 곳입니다ㅋ

The rice stays in the pan.

Looks to be simple living, great.

it is it is it is it is...

Our brain is able to store the whole database of our memories but sometimes they are in far away drawer and such a small things like a familiar smell or taste of the food that you tried years ago in seconds bright up the memories.
It was interesting to hear how the values and views of people changes over the time, to know how did you feel in the past and what the interpretation you get now. It was cute to hear about the socks present. Like your blog.

신경써주는 느낌이 기분 좋게 하죠^^

  ·  7 years ago (edited)

옛 추억을 떠올려 생동하게 묘사한 A반 요가쌤!
가끔은 추억 주머니에서 옛 추억들을 꺼내보면
방가울때가 많습니다. 나도 모르게 입가에 무언가
모를 미소를 만들어 주니까요! 카카오톡님 지금은
위염 조금 괜찮으신가요...? 위염은 만성병이라... 완치하기
어렵고 꾸준한 식단 관리와 식사 메뉴를 매번 체크해줘야
되는 만성병입니다... 저 또한 만성위염 이거든요... 제가 받은 진단
스트레스로 인한 만성병 이고 또 불규칙한 식사 패턴에서
얻은 병! 관리를 잘 하셔야 합니다. 옛정 담긴 메모리
꺼내시어 포스팅 올려주셔서 읽는 내내 따듯했습니다.

오늘도 행복하고 좋은하루 되십시오!

위장약이 항상 가방안에 있어야 안심이 될 때가 있었는데,
요즘은 약 없이 잘 살고 있네요.
염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가방안에 비상약을 가지고 다녔을즘하면
많이 심하셨을때네요... 그래도 지금은 괜찮아
지셨다고 하시니 다행입니다. 머니머니 해도
건강을 우선으로 챙기셔야 합니다.
날씨도 갑자기 추운데 감기 조심하시고
편히주무십시오!

사람 관계는 큰 것은 아니더라도 작은 것에서 감동을 받고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요소가 되는 것 같습니다.

단순하고 유치하기도 한 그런 소소한 것들이 사람들 마음을 끄는 것 같습니다^^

  ·  7 years ago Reveal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