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밟다

오늘 전국적으로 20도를 육박하는 거의 초여름 날씨를 보입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두꺼운 외투를 입고, 장갑에 목도리를 했던 기억이 나는데, 오늘 밖에 나가보니 언뜻언뜻 반팔 차림을 한 사람들도 눈에 보입니다.

햇살이 좋아 집 근처 산책에 나섰습니다.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황톳길입니다. 겨우내 얼었던 황토흙이 손님 맞을 준비를 마쳤습니다.
황토길 출발지점

내가 만든 봄의 발자국

무당벌레 가로등과 황토길

황톳길을 끼고 자그마한 하천이 흐릅니다. 이곳에는 송사리와 조그만 붕어같은 토종 물고기들이 살고 있습니다. 여기도 불과 몇 일전까지 두꺼운 얼음 외투를 입고 있었습니다. 근데 오늘 보니 어느새 흰색 물결을 보이며 재잘재잘 거리고 있습니다.
물살을 보이는 개울

황토길과 하천을 가로지르는 돌다리가 곳곳에 있어 운치를 자아냅니다. 이곳에서 한참을 넋놓고 물을 바라 보았습니다. 물에서 옅은 물비린내가 났지만 코속으로 들어온 물향이 정신을 아득하게 합니다.
운치있는 돌다리

물향에 빠지다

돌아오는 길에 주인과 산책중인 반려견 한 마리를 보았습니다. 반려견도 겨우내 우중충한 외투를 벗어버리고, 하늘색 조끼를 입었습니다. 봄이 왔습니다. 오늘 본 경치들이 곧 녹색 옷을 입으면 여름이 올 겁니다. 너무 앞서갔나요?
주인과 산책중인 반려견

콧바람 가득 봄향을 맡고 봄을 밟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