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술

in poem •  7 years ago  (edited)



청춘을 감당할 수 없어 청춘을 파괴했다.

술과 너로.

너에게 미쳐있었던 것이 아니라

나는 나의 젊음에 미쳐있었다.

 

 

술,

오만하고 신경질적이었던 나를

유하고 너그럽게 만든 것은 술이었다.

술은 나를 풀어 헤쳐 자유를 주었으며

술로 인한 나의 실수와 죄악으로

남에게 베풀 줄 알게 되었고 타협하게 되었다.

술은 나를 망가지게 하고

뜨겁게 하고 울게 했지만

인간적인 나로 변모시켰으니 술에 감사한다.

 

 

술을 마실 땐 죽도록 마셔야 한다는 너의 말에 죽도록 마셨고

사랑을 할 땐 목숨을 바쳐야 한다는 너의 말이 나는 목숨을 바쳤다.

그렇게 청춘은 가고

남은 것은 썩어가는 육신뿐이다, 괜찮다.

해마가 문드러져 추억은 없다, 괜찮다.

 

 

술에 취해 비틀대는 것을 혐오한다는 자여!

술에 취해 비틀대지 조차 못하는 그대의 불행한 영혼을 위해 건배!

술에 비틀대는 그를 봐줄 수 없다고 말하는 자여!

술에 비틀대는 그를 안을 수 없는 그대의 외로운 영혼을 위해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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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다양하게 드셨네요 ㅎㅎ

예전엔 병맥주 마시러 많이 다녔었는데 그립네요...ㅜ

여러 맥주에 와인 몇 병 깐 취한 밤이었어요ㅎ
한참 병맥주를 병 채로 마시는 게 유행인 시절이 있었죠.
@bacadi151님, 건강하게 음주하세요.^^

아....제 사랑하는 친구들이 앞에 늘어서 있는듯한 환상이....
예전에 벗들과 캔맥주를 수십개 깠던 당찬 기억이 스물스물~^^

술은 사랑이죠.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너무 마신 술은 술이 아니라 독이었음을...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