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23] 카레밥

in postingcuration •  yesterday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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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뒷동네 큰 기와집의 사랑방에
군인 부부가 신혼집을 꾸렸었다.
(지금 생각하니 직업 군인이라
발령지에 따라 이사 온 것이다.)

화사한 커튼이 쳐진 방과
아기자기한 세간은 코흘리개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아이들은 괜히 그 집 마당에서
떼로 몰려 가 놀곤했다.

어느날인가 점심때가 지나서인거 같은데
그 새댁이 놀고 있는 우리들을
손짓하여 불렀다.

우리는 우물쭈물 그 방으로 들어갔고
상 위에는 대접에 노란 음식이 들어 있었다.
처음 맡는 특이한 냄새와 함께.

히죽대며 다들 숟가락을 크게 퍼올렸다.
그런데 다들 얼굴이 찌그러지며
슬쩍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나로 말 할 거 같으면 예나지금이나
식성이 좋아서 반 이상 먹었다.
솔직히 맛있는지는 모르겠었고.

새댁은 우리의 ‘첫경험’을
비로소 눈치 채고 혼자 웃고 있었다.

그게 인생 첫카레였다.

오늘 저녁 메뉴를 보니 예전 일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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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음식을 처음 먹은 걸 기억하기가 쉽지 않은데 기억하시는군요. 저도 특이한 건 기억합니다 예를 들어 홍어라든지 ㅋㅋㅋ

홍어…. 강렬하지요. ㅎ

저는 카레를 못 먹습니다.
향이 강한 음식은 못 먹겠네요.
음식에 후추 들어가면 뱉어 낼 정도입니다. ㅠㅠ

아마 어린시절에 아이들이 저 같았나 봅니다.

엥? 까다로운 입맛. 귀한 장남 맞으시네요.ㅋㅋ

요즘은 카레는 건강에 좋으니 먹어요..
향이 특이해 즐겨 먹지 않는 음식중 하나네요

호불호가 있군요. 지금도. ㅎㅎ

저의 아내는 첫번째 카레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어 지금도 카레를 만들기만 하고 먹지는 않습니다,ㅎㅎ

카레 드시고 체하셨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