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읽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 같습니다. 실생활에서도 자주 쓰이는 주옥 같은 명언이 많이 나오기도 하고, 무언가 과도기를 거치는 부분에서 인용을 많이 하기 때문인 거 같기도 하고, 방송에서 아주 많이 소개되는 책이기도 하기 때문인 거 같아요. 저 역시 헤르멘 헤세 작품 중에서 '싯다르타' 다음으로 자주 읽는 책입니다.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감정을 느끼고 이전에 그냥 지나쳤던 문장에서 소소한 깨달음을 주는 거 같아요. 그렇기에 더 가까이 두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주인공인 싱클레어와 데미안에 주목할 때, 저는 이상하게도 파스토리우스에게 더 정이 갔습니다. 주인공들에 비해 떨어지는 외모, 무언가 음침한 면이 있어 보이는 분위기, 싱클레어의 방황을 끝내고 더 높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가장 큰 조력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소외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만약 싱클레어가 파스토리우스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그의 대학시절은 술에 찌들어 방황하고 타락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그러면 나는 자신 속을 들여다보며 눈을 활짝 뜨고 내 운명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눈에는 지혜 혹은 광기가 가득 들어 있었고, 사랑이 빛나거나 사악함이 번득였으며 그것은 모두 하나였다.
참 안타까웠던 건, 한 마디 실수로 인해 둘 사이에 벽이 생기고 멀어지게 된 사건입니다. 아무리 믿고 의지하는 사이라도 절대 하지 말았어야 하는 말 한 마디로 멀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끝내 사과를 하지 못했던 싱클레어의 좁은 속에 고구마를 먹은 듯한 답답함이 오래 남았습니다.
사실 데미안은 싱클레어의 성장과정을 통해 인간의 내외적 성숙의 과정을 나타내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싱클레어의 삶을 이해하기는 다소 어렵게 느껴집니다. 이번에 다시 데미안을 읽으면서 데미안이나 그의 어머니인 에바부인이 더이상 높은 이상향으로 느껴지지 않는 건 아주 조금은 제가 성장했기 때문은 아닐까 싶어요. 너무 자뻑인가요?ㅎㅎ
오늘 필사는 이것으로 마칩니다. 혹시나 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싯다르타'와 '유리알 유희'를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보내세요. ^^
다시 한번 읽으려고 생각했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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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 감성이랑 확실히 다르네요.
옆에 읽으려고 사 놓은 책 언제 읽을까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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