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손에 익은 볼펜을 찾는데 발이 달렸는지 보이지 않네요.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어 결국 아이들 연필에 손을 댔습니다. 오랜만에 연필로 쓰는 필사가 낯설면서도 신선한 느낌을 줍니다. ^^ 오늘은 어제에 이어 마케터의 무기들을 필사했습니다.
감정이 아프고 무거울 땐, 먼저 노트와 펜을 꺼냅니다. 종류는 뭐라도 괜찮습니다. 글로 본인의 솔직한 심정과 기분을 담아 냅니다. 휘갈겨 써도 됩니다. 악필이어도 됩니다. 이때만큼은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틀려도 됩니다. 어차피 누구에게 보여줄 것이 아니니까요. 이 순간의 글은 마음 속에 담긴 무거운 감정을 내가 나에게 쏟아내는 외침입니다.
저는 글을 쓰면서 가능하면 긍정적이거나 재미있게 글을 쓰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가끔씩 울적한 기분이나 화산 같은 화를 한가득 토해내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기분이 한결 편안해짐을 느낍니다. 작가 역시 자신의 '생각 노트'에 한가득 글을 쓰고 나면 마음이 정화된다고 고백하고 있는데 상당히 공감되었습니다.
필사를 하면 글을 옮겨적으면서 새로운 단어와 문체를 익히고 글쓰기 실력을 늘릴 수 있을뿐만 아니라 이렇게 감정적인 성장도 이룰 수 있습니다. 마치 명상과 같다고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명상의 대가인 한 구루는 반드시 가부좌를 틀고 않아 호흡에 집중하는 것뿐만 아니라 밥 먹을 때, 걸을 때, 독서나 글을 쓸 때도 감사하고 동화됨으로써 명상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보면 필사를 하기 위해 바르게 앉아 한 글자 한 글자 따라 쓰면서 감정에 공감하는 것 역시 명상과 다를 바 없다는 확신이 듭니다.
여러분도 필사를 통해 영적으로 한 단계 더 성숙하는 계기를 마련하셨으면 합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편안한 밤 보내세요. ^^
저도 농한기를 맞아 볼펜 꽤나 닳게 하고 있어요. ㅎㅎ
Downvoting a post can decrease pending rewards and make it less visible. Common reasons:
Subm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