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타바 강변 산책

in prague •  2 years ago  (edited)


프라하 역시 도시를 관통하여 강이 흐른다. 한강처럼 강폭이 넓은 것도 아니고 수정처럼 맑은 물이 흐르는 것도 아니어서 블타바강을 보고있자면 찰흙물이 흐르는 것은 아닐까 여겨지기도 한다. 그래도 날이 더워지고 해가 쨍한 날이면 많은 시민들이 강변에 나와 온몸으로 해를 느끼며 두발을 굴러 보트도 타고, 잔디에 자리도 펴지않고 모여 앉아 맥주를 즐기는 모습은 흔한 풍경이다.


우리도 하루 정도는 강변을 따라 걸어보기로 한다. 시작은 카를교다. 구시가에서 프라하성 방향으로 가서 다리 끝부분에 캄파 공원으로 내려가는 다리가 있다.


멋드러진 다리를 내려가면 또다른 공간이 있는 것만 같다. '프라하의 베니스'라나? 섬인듯 아닌듯 물길이 있어 별명이 붙은 이 동네는 깔끔한 주택들(다수는 호텔들임)과 나무 그늘 드리운 거리가 이미 이국적 이지만 더 이국적인 분위기를 보인다. 그리고는 바로 초록이 풍성한 캄파 공원이 이어진다.


공원 초입에는 눈길을 끄는 조각상이 있다. 먼저 강가에 늘어선 노란 펭귄들이 보인다. 국제적 예술 그룹인 Cracking Art가 기후변화의 위험과 환경보호의 필요성을 전하기 위해 재활용 플라스틱 병으로 34개의 펭귄을 만들어 전시를 하고 있다. 귀여움에 많은 이들이 찾았을텐데, 지금은 그 앞에 레스토랑이 독차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리고 펭귄들 앞에는 'Zidle 의자' 란 조각상이 있다. 뜻 그대로 커다란 의자인데, 홍수에 떠내려간 원래의 것 대신 훨씬 크게 새로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프라하 이곳저곳에 전시한 작품들이 이미 유명한 데이비드 체르니의 '기어가는 아기'도 여기서 볼수 있다. 얼굴없는 아기들이 주는 느낌은 약간은 공포스럽기도 하고 을씨년스럽기도 해서 아기가 주는 천진난만한 모습과는 좀 거리가 있다. 오히려 작품이거나 말거나 올라타며 저희들끼리 노는 일에 열중인 꼬맹이들이 더 귀엽게 보였다.


복장이 좀 이색적인 조각상도 보인다. 어떤 연유로 이곳에 있는지 구체적인 이유는 알수 없었다. 이름을 검색하니 뉴욕에 거주하며 서구에 명상 문화에 대해 알린 인도인 이라고 한다. 주로 내면의 평화에 관한 주제로 명상하는 것을 알린 모양인데 명패에는 "If you can create harmony in your own life, this harmony will enter into the vast world. " - Sri Chinmoy - 리고 쓰여있다. 그가 바라보는 그 방향을 나도 바라본다, 내면의 평화와 조화를 꿈구며!


이곳엔 미술관도 하나 있다. 원래는 밀가루 방앗간이었던 곳을 체코에서 망명한 부부가 미국에서 살며 수집한 소장품을 전시하기 위해 이곳에 미술관을 열었다고 한다. 주로 현대미술에 관한 전시가 주를 이룬다.


미술관을 지나 이번엔 레기 다리 Legii Most로 올라간다. 이 다리를 건너다 프라하성을 바라보면 뾰족한 비투스 성당의 첨탑 뿐만아니라 성채 대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다리의 중간 부분에 다다르면 한쪽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다른 한쪽은 우아한 계단으로 블타바 강 가운데에 있는 섬 '스트르젤레츠키 오스트로프 Strelecky Ostrov'로 내려갈수 있다. 그래도 물가로 나오니 돌에서 반사되는 열도 없어 한결 시원하게 맥주 한잔의 여유를 즐길수 있다. 잔디가 좋고 아이들이 놀수있는 놀이터도 있어 가족단위로 찾아오는 이들도 많다.


섬을 나와 진행하던 방향으로 다리를 건너 강변을 따라 걷는다. 다시봐도 예쁜 춤추는 빌딩도 지난다. 제법 걸은것도 같고, 이번 강변 산책은 일단 여기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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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조각상이 인상적 이네요..ㅎㅎ

귀엽죠? 저는 자꾸 오리라고 해서 남편이 뭐라 하네요. ^^

정원은 시간이 빚어내는 예술
정원의 완성은 구조물이라던데
34개의 펭귄, Zidle 의자, 기어가는 아기, 인도인 동상, 미술관 구조물 등등 예술혼이 살아있는 거리 풍경 잘 감상했습니다.

예술이 멀리있지 않은 도시라 자연스레 잘 녹아 있다고 저도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