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 마시러 간다.

카를로비 바리 Karlovy Vary

14세기 중반 카를 4세가 숲에서 사냥을 하던 중 다친 사슴이 원천에 들어가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을 보고 온천의 효능이 알려졌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름의 뜻도 '카를의 온천'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금 보아도 아기자기 예쁜 모양을 하고 있는 동화 같은 마을은 유명한 정치인들, 예술가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로 발전하였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인물들 중엔 마리아 테레지아,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1세, 쇼팽, 바그너, 브람스, 카프카, 괴테 등이 자주 방문했다고 한다.

온천이라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뜨끈한 탕에 몸을 담그는 그런 곳은 아니다. 짧은 시간의 방문으로는 테플라 Tepla 개천을 따라 조금씩 맛이 다르고 온도가 다르고 개발된 시기가 다른 온천수를 컵에 받아 마시는 것으로 온천을 즐기는 것이다. 한번 먹는 것으로 뭔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 오히려 잠시라도 김 모락모락 오르는 탕에 들어가는 것이 더 좋지않을까 하는 생각만 더 간절해졌다.

< 1958년부터 보호 기념물로 지정된 4개의 조각상이 있는 우체국 건물 >

< 1892년 카를로비 바리에서 치료받은 적이 있는 시씨 Sissi로 알려진 오스트리아 황후 엘리자베스의 이름을 따서 1906년 건축한 Elizabeth Spa >

< 체코슬로바키아의 첫번째 대통령 T. G. Masaryk 으로 카를로비 바리의 조각 아카데미에서 제작 >

관광객들은 지금도 많이 찾아온다. 그들이 이곳에서 얼마를 머무는지는 모르겠다. 개천을 따라 보기좋게 이어지는 대부분의 건물은 호텔들이고, 온천 상품으로 내놓는 것은 맥주탕(?) 이라고 할까 맥주 넣은 욕조에 몸을 담그는 정도의 것들이다. 프라하와 다르게 더 깔끔하고 깨끗한 동네의 아기자기함을 며칠 동안 여유있게 지낼 수 있다면 그땐 이 온천 마을이 지금과 다르게 따스하게 와닿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