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는 짐승이 갖지 못한 인간의 본성으로 사단을 들었는데 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이 그것이다. 나보다 못한 사람을 보면 불쌍하게 여길 줄 알고 잘못한 일이 있으면 부끄러워할 줄 알며 충분히 갖고 있으면 남에게 양보할 줄 알고 부당한 일이 있으면 분연히 일어나 시비를 가릴 줄 아는 정의로움이다.
이에 반해 예기에서는 인간도 짐승과 같이 희로애락애오욕이라는 일곱가지 칠정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인간과 짐승을 구별하는 것은 사단이요 사단이 사라지고 칠정만 커지면 짐승과 다름없다는 얘기다.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다... 언젠가 학교에서 배웠던 명제인데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이성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가? 인간이 아직도 이성적 동물이라면 사단은 다 던져버리고 칠정에만 매달리는 모습은 없을텐데 말이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오염수를 저장하고 있던 일본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바다로 방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냥 바다를 방사능으로 오염시키겠다는 말인데 이에 대해 국제사회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우리나라는 이러한 일본의 행태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인접국가인데도 일본을 규탄하기보다는 핵전을 규제하려는 정부의 방침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방사능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없이 당장 경제적인 논리로만 판단하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이성적인 행동인가?
며칠전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 니콜라가 사기를 쳤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아무런 실체없이 주가만 높다는 비난이 일자 자사의 수소전기트럭이 운행하는 영상을 올렸는데 이것이 실은 경사진 언덕에서 굴려서 찍은 영상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힌덴버그의 보고서에 반응한 니콜라의 입장은 더 황당하다. 'in motion'이라고 했지 'driving'이라고 한 적이 없으니 거짓말은 아니다... 이런 사기를 친 집단이 한때 현대차보다 시총이 높았으니 한국 주식시장이나 미국 주식시장이나 모두 사기판인 셈이다. 이것이 과연 이성적인가?
매일 코로나 확진자 수가 발표된다. 세자리면 위험하고 두자리면 좀 안심이 된다...? 2.5단계 거리두기에서 3단계 거리두기로 갈 것인가의 판단기준은 일일 확진자 300명 선이었다. 그런데 이 확진자 수라는게 당연히 검사를 많이하면 늘어나고 적게하면 줄어드는 것이다. 지난 월요일 새벽0시 기준으로 확진자수가 72명이라서 2.5단계 거리두기의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는데 주말엔 검사수가 현저히 준다는 것은 정부가 미리 알려준 사실이고 지난 주말에도 예외없이 평일 검사수보다 현저히 줄어든 7천명대였기 때문에 확진자수도 70명대가 나온 것이다. 어떤 사정이 있어 검사수를 늘리지 못한다면 확진자수와 함께 항상 확진율을 고지해야 맞지 않은가? 영국은 아직도 매일 10만명 이상 검사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2만명대 전후다. 이런 영국에서 매일 확진자수가 1천명 나오는 것은 심각하고 우린 100명대라서 괜찮다...? 고등학교만 다녀도 미적분과 확률통계를 배우는데 국민들을 우롱하는 것도 분수가 있지 이건 좀 심하지 않나? 이것 또한 이성적인 상황인가?
매일 포털에 올라오는 뉴스들이 점점 이상해지고 있다. 나한테만 그렇게 보이는게 아니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