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2-17 가자지대 전투상황 및 예멘지역의 전략상황 평가steemCreated with Ske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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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대 전투상황에 대한 평가 : 정치와 군사의 관계

이스라엘 군의 가자지대의 전투양상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 그 이전까지 이스라엘군은 공군으로 목표를 타격하고 그 이후에 지상군이 진입하는 방식의 전투를 전개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수행하고 있는 방법과 유사하다.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은 포병화력을 이용한 반면, 이스라엘군은 공군을 이용하여 화력으로 타격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스라엘군이나 러시아군 모두 근접전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인명피해를 최소화a했던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강력한 타격으로 예상되는 하마스의 거점을 타격하고 타격 대상을 작게 나누어 포위해서 점령하는 방식의 전투를 수행했다.

군사적인 측면에서 이스라엘군의 전투방식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군사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지상전에 돌입하면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이런 예측과 달리 이스라엘군은 병력의 피해를 최소화한 가운데 가자지대 전투에서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직 전투상황의 자세한 부분은 제대로 보도되지 않아 전말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이스라엘군의 전투수행방법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아마도 새로운 도시지역 작전의 모델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이스라엘군은 이런 방식의 전투수행 방법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부지역의 칸 유니스 지방을 공격하면서 더 이상 강력한 공군의 타격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의 전투수행방법의 변화는 미국을 위시한 서방세계의 압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가자지대에서 민간인 피해가 많이 발생하면서 여론이 악화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화력으로 예상되는 하마스 군의 거점을 타격하기 어려워진 이스라엘 군은 근접전을 수행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의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

이런 방식의 전투수행은 이스라엘군에게 매우 불리하다. 이렇게 되면 이스라엘군은 단기간에 가자지대를 석권하기 어려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투기간이 길어지면 이스라엘의 전략적 환경도 점차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요구와 압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전투수행방법을 변경했을 것이다. 군사작전의 효율성과 정치적 입장은 서로 일치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전쟁수행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이 정치적 입장과 군사적 상황의 서로 일치하지 않게 되는 경우다.

이스라엘군은 정치 전략적 상황과 군사적 상황의 불일치라는 불리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 전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치가 군사작전의 수행을 보장해야 한다. 이말은 이스라엘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어떠한 압력도 정치권이 막아내고 군사적으로 가장 효율적으로 작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군사작전이 정치적 고려요소에 끌려다니게 되면 전쟁은 승리하기 어렵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승리하게 된 이유도 바로 정치와 군사의 관계가 잘 정립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푸틴은 초기 휴전협상까지는 군사작전에 개입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후에는 전혀 개입하지 않고 군사작전 수행을 지원해 온 것으로 보인다. 그결과 러시아군은 가장 효율적인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있었고, 반면에 우크라이나 군은 정치적 고려요소 때문에 절대 하지 말아야 할 23년 6월 공세를 시작하면서 자멸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이스라엘군이 다시 과거처럼 강력한 공군타격에 이어 지상작전을 수행한다는 개념을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도시지역에서 근접전을 수행하면 이스라엘군은 하마스보다 불리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이스라엘군과 하마스군이 어떻게 전투를 수행하는가를 잘 관찰해야 할 것이다. 이미 이스라엘군의 인명피해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와 함께 인질도 오인사살했다는 보도도 나온다. 근접전투에서 이스라엘군은 행동의 자유를 많이 구속당하게 될 것이다.

예멘지역의 전략적 상황 : 아브라함 협정의 종말과 미국과 이란의 대결

예멘후티 반군이 홍해지역에서 이스라엘과 관련된 선박을 나포하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 후티 반군이 홍해로 출입하는 서방국가의 선박을 완전하게 통제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그런 전망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선사들은 홍해를 통해 물류를 수송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앞으로 전세계적인 물류대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이다.

예멘후티반군에 대해 미국은 다국적 함대를 편성하여 홍해에서의 항행을 보장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 함대가 구성이 되어도 예멘반군의 홍해 차단시도를 막아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러번 언급한 바 있지만 앞으로 해군함정이 항행을 보장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무기체계의 발전때문이다. 강력해진 드론과 미사일로 인해 해군함정은 좋은 표적이 되고 말았다. 해군함정은 연안가까이 접근하기도 어렵다. 예전같으면 별것도 아닌 예멘 후티 반군으로 인해 홍해의 항행이 차단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홍해에서의 항행이 차단되는 것은 단순한 물류운송의 지장만 초래한 것이 아니다. 홍해를 예멘 반군이 차단하고 있다는 것은 그동안 강력한 해군을 바탕으로 전세계의 경찰 노릇을 해온 미국의 역할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그 누구도 해양을 독점적으로 점령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예멘 반군의 홍해 차단은 그동안 ‘마한’의 해양세력 이론의 의미가 다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문제는 앞으로 어떤 상황이 발생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 대한 정확한 전망을 하기는 어렵다. 여러가지 가능성있는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을 뿐이다. 시나리오를 구상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변수로 고려해야 할 것이 이란이다. 후티반군의 적극적인 반이스라엘 작전은 이란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즉 예멘반군의 이런 행동을 이란의 전략적 접근이라는 측면에서 바라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란이 후티반군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이란의 전략적 의도는 분명해진다. 이란은 미국과 사우디 아라비아에게 가장 어려운 상황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공격을 우려하고 있지만 이란은 헤즈볼라가 아니라 후티반군을 이용하여 미국이 대응하기 가장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만일 미국이 예멘반군을 공격하면 예멘반군은 즉각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미 예멘반군들은 자신들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미사일을 사우디아라비아가 요격했다고 비난한 적도 있다.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예멘반군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도록 함으로써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슬람세계와 아랍세계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적대적이라는 것을 드러내려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만일 예멘과 사우디간의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 상황은 예상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예멘은 홍해를 차단하여 서방세계에 압박을 가하고 사우디 아라비아가 반이슬람적이며 반아랍적이라는 것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미국이 추진했던 아브라함 협정의 종말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함부로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이번 하마스 사태는 단순하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을 넘어 중동지역 전체의 세력판도를 바꾸는 계기가 될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만일 예멘 반군의 뒤에 이란의 의도가 작동하고 있다면 이란은 생각보다 판을 더 크게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결국 이번 싸움은 미국과 이란의 대결로 발전하는 것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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