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막 셰프가 추천하는 막걸리 안주 3

in resipi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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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막의 요리사, 한영철 셰프

호텔 출신이라 들었다. 프렌치 푸드를 전공했고, 롯데호텔에서 시작했다.

프렌치 푸드 셰프를 하다가 막걸리라니. 최종적으로는 한식을 하고 싶었고, 전통주에 관심도 많았다. 그러다가 압구정의 한 막걸리 바에서 일하게 되었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김동교 대표를 만나 의기투합했다.

막걸리와 어울리는 맛은 어떻게 찾아낼 수 있었나. 솔직히 말하자면 너무 쉬웠다. 사람들은 막걸리에 어울리는 음식이 전이나 무침, 두부김치가 전부라고 생각한다. 그거, 정말 잘못된 생각이고 편견이다. 오히려 막걸리는 밥 처럼 모든 음식과 잘 어울린다. 와인이나 위스키처럼 독특한 맛을 지닌 술은 어울리는 음식이 따로 있지만 막걸리는 그렇지 않다. 양식에도, 일식에도 잘 어울린다.

그렇게 다양한 음식과 막걸리의 맛이 어울리는 이유를 꼽자면. 곡주이고 도수가 약하다 보니 밥처럼 먹을 수 있는 느낌이 있다. 속에서 부대끼거나 그런 점이 없다는 뜻이다. 먹어보면 알 수 있겠지만, 오히려 음식 맛을 북돋워 주는 역할을 한다. 같이 묻어가거나, 자연스럽게 섞이면서. 그래서 파스타랑 먹어도, 된장찌개랑 먹어도 크게 부딪히는 맛이 없다. 우리 막걸리가 유달리 포용력이 좀 넓다. 맛이 진하다거나 강하지가 않아서.

그걸 어떻게 발견했나. 직접 다 먹어보면서 찾았다. 김치, 두부랑 잘 어울리긴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그렇게 먹었던 것이고. 그런데 갑자기, ‘왜 그렇게만 먹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만든 양식 메뉴랑 먹어봤다. 이게 굉장히 맛있더라. 파스타 맛을 죽인다거나, 파스타 때문에 술맛이 죽는다거나 그런 것이 전혀 없고.

막걸리 맛있게 먹는 법을 알려주면 좋겠다. 개인적인 방법인데, 막걸리는 입을 정리하는 데 굉장히 좋은 술이다. 순서를 바꿔서 먹어보길 권한다. 분명히 재미있을 것이다. 음식을 먼저 먹고, 막걸리를 나중에 먹고. 순서를 바꿔서 먹으면 막걸리의 맛이 안주 맛을 살려주고, 동시에 막걸리 맛도 입 안에 가득 남는다. 그게 참 맛있다. 우리는 그래서 무침 종류를 아예 판매하지 않는다. 톡 쏘는 맛이 너무 강해서 막걸리 맛이 묻혀버리니까.

 

 

Recipe 1
발사믹 등심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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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과 후추로만 간을 한 등심을 석쇠에 직화로 굽는다. 함께 곁들이는 채소는 여러 종류의 버섯과 마늘, 파프리카, 양파 등을 볶아 준비하며, 소금과 후추, 발사믹 소스로 맛을 낸다. 이때 발사믹은 일반 발사믹보다 단맛과 풍미가 조금 강한 발사믹 리덕션을 사용한다. 기호에 따라 곁들여 낸 홀그레인 머스타드 소스를 찍어 먹어도 된다. 야채와 등심을 함께 먹으면 조화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

막걸리와 함께 먹으면
막걸리의 맛과 음식 맛을 함께 느끼려면 양념이 진하지 않은 음식이 좋은데, 이 메뉴가 특히 서로의 풍미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낸다. 발사믹이 가진 산미와 막걸리의 산미가 생각보다 훨씬 조화롭게 어울린다. 셰막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것도 그 때문.

Tip
대다수의 막걸리가 잘 어울리지만 청량한 맛을 지닌 막걸리가 특히 잘 어울린다. 레몬향을 첨가한, 셰막의 ‘인당수’와 함께 먹어볼 것.

 

 

Recipe 2
시금치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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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는 나물로만 해 먹는다는 편견을 버리자. 시금치 샐러드는 양조간장을 베이스로 한 오리엔탈 드레싱을 소스로 하고, 올리브와 샴페인 비니거를 더해 상큼하면서도 깔끔한 맛을 낸다. 짭쪼름하면서도 무겁지 않은 맛의 조화가 특징. 포만감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소금과 후추, 올리브유로 간해 오븐에 살짝 구운 식빵과 치즈를 곁들여 동서양의 풍미가 조화로운 샐러드를 완성했다.

막걸리와 함께 먹으면
간장의 짠맛과 식초의 신맛이 밸런스를 이루는 시금치 샐러드는 부드러우면서도 톡 쏘는 막걸리의 산미와 굉장히 잘 어울린다. 가벼우면서도 상큼한 맛을 즐기기에 제격.

Tip
평소 막걸리를 마실 때 주로 샐러드와 먹는다는 셰프의 강력 추천 메뉴. 음식 자체가 가볍고 상큼하기 때문에 어떤 막걸리와도 잘 어울리지만 특히 묵직한 맛의 막걸리와 함께 먹기 그만이다.

 

 

Recipe 3
볼로네즈 펜네 그라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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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소스와 다진 고기로 만든 미트소스를 베이스로 하고 양파와 마늘, 소금, 후추, 올리브 오일 등 입맛을 돋우는 양념을 추가한다. 펜네와 소스가 모두 준비되면 모짜렐라 치즈를 듬뿍 올려 오븐에 구워낸다. 일반적인 볼로네즈 펜네 그라탕과 레시피는 비슷하지만 셰막의 그라탕은 매콤한 맛을 내는 태국 고추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막걸리와 함께 먹으면
파스타와 막걸리, 굉장히 생소하지만 일단 먹어보면 신기하게도 두 맛이 잘 어울린다는 것을 쉽게 깨달을 수 있다. 느끼한 치즈와 상큼한 토마토소스의 맛, 약간 자극적인 태국 고추의 매운 맛, 톡 쏘는 막걸리의 상큼한 풍미가 무척 잘 어울린다.

Tip
다른 음식과 비교하면 조금 더 자극적인 맛을 지녔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막걸리를 먹는 순서인 ‘막걸리 → 음식’의 순서를 무시해보자. 펜네 그라탕을 먼저 먹은 다음 막걸리를 마시면 상큼하고 톡 쏘는 막걸리 특유의 풍미가 입 안 가득 퍼진 자극적인 맛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글 김영리| 사진 오승현| 취재협조 셰막 강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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