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

정체...

이쯤이면..
드러날 대로 다 드러난 것 아닌가?
숨길 게 더 있다 해도,
이미 짐작 해왔던 것들 뿐 아니겠는가?

한 쪽은, 그래도 아닌 척.
한 쪽은, 그저 눈 가리고 아웅.
이 난감한, 무감각한 긴장감은,
언제나 깨질까?
언제나 깨칠까?

물증, 심증, 증인들은 넘칠 데로 넘쳐나고,
이제 남은 것은 양심뿐이다.
나의 앙상한 양심도 같이 시험대에 올라,
찬 바람 마주 선다.

이 중대한 역사적 갈림 길에서,
거룩하신 분의 뜻은 분명, 명확, 확실 한데,
우리들의 심장만 그 분 앞에서 숨죽이며, 떨고 있구나.

다시 역사의 악몽 속으로 끌려 들어갈까?
아니면,
역시,
그 분의 뜻대로,
역사적인 내일을 마주하게 될까?

숭고한 섭리의 때를 따라,
목숨 던져 허물 벗는 애벌레 처럼,
더디게만 느껴지는 이 결정적 순간들,
별을 세듯 견디며,
새벽 광명 기다리듯 소망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