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굴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활용한 암호화폐 투자 : 비트코인 편

안녕하세요 비트주세요 TJ 입니다.

예전부터 스티밋에 글을 계속 쓰고 싶었지만 내공이 뛰어나신 분들이 너무 많아

차일피일 미뤄두고 있다가, 포스팅 하고 싶은 글이 생겨 용기내어 첫 글을 적어봅니다.

저는 암호화폐 투자와 채굴, 마스터노드를 함께 진행하기 때문에

그들의 연관성에 주목하며 시장을 비춰보고 있습니다.

최근 하락장이 길어지면서 채굴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에 대한 이야기가 종종 언급되는 것 같습니다.

블룸버그의 기사를 보면 6800$ 정도를 채굴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https://www.bloomberg.com/gadfly/articles/2018-02-06/bitcoin-crash-sees-miners-fried-in-this-game-of-chicken

과연 현재 채굴의 채산성은 어떠한지, 채굴자들의 환경은 어떤 상황인지 살펴 보겠습니다.

'대장주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S9'

채굴기는 크게 3종류로 나뉘어집니다. 첫번째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래픽카드를 이용한 채굴, 그리고 두번째로 채굴 전용기계인 ASIC (Application Specific Intergrated Circuit), 마지막으로 CPU 채굴이 그것입니다. CPU 채굴은 점점 채산성이 많이 떨어져, 사실 대부분의 채굴은 그래픽카드 (GPU) 혹은 ASIC 을 이용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는 그래픽카드 채굴을 더 많이 하지만, 오늘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비트코인을 캐는 S9의 채산성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S9이 가장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어 암호화폐 투자에 참고하기 위함 입니다.

위 사진은 소소한 저의 공장입니다. 초록색 불빛이 나는 작은 기계가 세계 최대의 채굴기 판매 회사 BITMAIN 에서 제작하는 Antminer S9 이며, 뒤에 있는 큰 기계들이 GPU 채굴기 입니다.

S9은 칩의 수율에 따라 13.5TH/s (테라 해시), 13TH/s, 14TH/s 가 있으며, 제 기계는 13.5TH/s 두대 입니다. 이 기계는 SHA-256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코인들을 캘 수 있으며, 대표적으로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캐시가 있습니다.

채산성을 비교해 주는 사이트 왓투마인(http://whattomine.com/asic) 에서 비트코인의 알고리즘인 SHA-256에 13.5 테라해시를 입력하면 예상되는 수익을 계산해서 알려줍니다.

비트코인 캐시와 비트코인이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채산성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데, 어느 한 녀석의 채산성이 좋아지면 사람들이 그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결국 실시간 채산성은 비슷하게 수렴합니다. (장기적인 수익은 코인 가격 방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현재 비트코인을 주로 캐고 있습니다.

이 사이트에서는 S9 한대로 하루에 0.00105 비트코인을 캐며, 나의 예상 수익은 하루에 $ 9.0, 예상 마진은 $ 5.71 라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 8,549 기준입니다.

그러면 왓투마인이 얼마나 정확한지 제가 실제로 채굴한 양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위 사진은 BITMAIN의 채굴 풀(Pool)인 Antpool.com 에서 제 기계가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어플리케이션의 캡처화면 입니다. Mined last 24h 를 보시면, 24시간동안 0,00201241 BTC를 채굴하였다고 나와 있습니다. 왓투마인은 0.00105 * 2 = 0.0021 BTC를 채굴하여야 한다고 하는데 그보다는 조금 적은 모습입니다. 왜 차이가 나는지 해쉬레이트를 먼저 살펴 보겠습니다.

13.5TH/s 두대면 27.0TH/s 가 나와야 하는데요, 어제 하루의 평균 해시는 26.56Th/s 로 약간 더 적었고, 최근 한시간의 해시값은 27.2TH/s 로 조금 더 많았습니다.
원래 ASIC은 해시값 변동폭이 있기 때문에 정상 범주로 판단되며, 왓투마인과 얼추 비슷한 결과값을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S9의 해시값 변화 그래프. 변폭이 있는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앤트풀이 종종 해시가 떨어져서 풀을 옮기려고 생각중입니다)

저의 S9은 어제 하루동안 0,00201241 BTC 를 채굴하였습니다. 며칠 뒤 난이도 상승이 있지만 코인의 가격이 또 오를지 내릴지 모르고, 지금은 심리적 마지노선을 도출하기 위함이니 현재와 같은 채굴량 및 코인 가격을 30일동안 유지한다고 가정하고 계산을 해 보겠습니다. 지금 글을 쓰는 2018년 3월 17일 오전 2시 41분의 업비트 비트코인 가격은 조금 올라서 9,282,000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0,00201241 * 30 * 9,282,000 = 560,375원(2대 기준)

S9 1대의 예상 월 매출 = 280,187원

여기에서 전기료와 관리비용을 제하여야 합니다. 저는 채굴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위탁비용을 기준으로 비용을 산정하겠습니다. 실제로 제 인건비와 채굴공장 투자비용을 감안하면 위탁장에 맡기는 것이나 직접 운용하는 것이나 비용에 있어서 별반 차이는 안나더군요. S9의 월 위탁료는 보통 지역과 시설마다 다르지만 17만원~18만원 선 입니다. 더 싼 곳도 있고 비싼곳도 있겠지만 대략 그렇습니다. 17만원이라고 가정을 하고 계산 하겠습니다.

<S9 채굴기의 월 예상 수익>
280,187-170,000 = 110,187원

<6800불 기준, S9 채굴기의 예상 월 수익>
월 매출 = 0,00201241/2680030=$ 205.3
월 비용 = 170,000/1080= $ 157.4
월 예상 수익 = $ 47.9 = 약 51,732원

채굴은 고정비용이 있기때문에 현재 비트코인 $8,509 에서 $6,800 로 하락한다면 수익성이 20%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50% 하락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반대로 코인이 상승한다면 수익의 상승폭은 더 커지게 되어 있습니다.

6800불까지 내려간다고 하더라도 일단 채굴이 손실은 아닌 것으로 확인 하였습니다. 물론 나라별로 전기세와 공장을 꾸리는 비용이 다를 수 있겠으나, 제가 알기로 한국은 평균정도의 원가가 소요됩니다.

그러나, 마이너스가 아니라고 해서 그 일이 꼭 할 만한건 아닙니다. 채굴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감가상각이 되는 물건이고 트레이딩에 비해 유동성이 묶여있게 되죠. (그럼에도 전 채굴이 트레이딩과 다른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별개 포스팅으로 정리하겠습니다)

그래서 투자비용 회수기간을 생각해 보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기계 가격이 필요하겠죠. 채굴기계는 ASIC 과 GPU 채굴기 두가지 타입이 있는데 ASIC 은 채굴만 하는 전용 기계이므로 코인 가격에 따라 기계 가격 또한 등락폭이 심합니다. GPU는 여러 용도가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S9은 구매한 시점에 따라 기계 가격이 많이 다릅니다. 비트메인 공식 홈페이지 혹은 중국 배치 물건을 통해 코인 가격이 오르기 전에 싸게 산 사람들은 200만원 초반에 산 사람들도 있을 것이며, 비쌀때 현물 가격은 700만원 이상 올라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현재의 비트코인 가격 기준으로,
380만원에 기계를 구매한 경우 원금 회수기간은 34.5개월 입니다.
250만원에 비교적 싸게 구매한 경우도 22.7개월로 2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나야 '원금'이 생기는 상황인거고,
600만원에 기계를 산 사람의 경우 무려 54.5개월이 지나야 원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채산성이 좋을 때는 얼마정도 수익이 나왔을까요?
2017년 10월의 S9 채굴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렇게 생산한 BTC를 12월~1월 쯤 2천만원일 때 팔았다면 월 194만 4980원의
매출을 얻을 수 있으며, 관리비 17만원을 빼도 177만 4980원의 수익이 남았습니다.

채굴은 지속적으로 난이도가 상승하여 채굴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코인의 가격 등락폭을 보고 코인을 모아놓았다가 비쌀 때 팔면 수익을 최대화 할 수 있습니다.

이미 몇번의 빙하기와 불장을 겪은 채굴자들은 현재와 같은 빙하기가 와도 과거의 기록들을 되새기며 버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추가로 기계에 투자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작년 겨울 비트메인 홈페이지에 등록되자마자 빛의 속도로 품절되던 채굴기들은 이제 등록된지 한참이 지나도 판매되지 않고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비트메인에서 가격을 많이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중요 : 대중과 반대로 행동하면 돈을 벌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조업은 공장을 운영하고 시설을 유지하는데 큰 고정비가 들기 때문에, 제품이 지속적으로 판매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비트메인은 요즘 기계가 잘 안팔려서 200달러, 100달러짜리 쿠폰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기계 판매량은 크게 줄어든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 최근 도착한 S9 의 현물가격은 250만원까지 내려갔습니다. 비트메인 공홈에서 기계를 샀다면 이 물건은 310만원 정도를 지불했어야 합니다. 즉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하는 상황임에도 기계를 처분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며, 추가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적다는 뜻 입니다.

현물가격이 이렇게 싸니 비트메인 공홈에서 더 높은 가격에 시일을 기다려서 주문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겠죠. (라이트코인을 생산하는 L3+ 는 현재 S9보다 채산성이 좋긴 합니다만, L3+ 도 주문량이 확 떨어진 것은 마찬가지 입니다)

지금이 채굴기에 투자하기 좋은 시점이라는 것은 많은 채굴자들이 알고 있지만, 채굴을 하면서 트레이딩을 같이 하는 경우 코인에 물려있기도 하고, 불장에 기계를 무리하게 늘리다 보니 전기세 내기도 힘들고 이런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추가 하락에 대한 공포감을 이기지 못하는 경우도 있구요.

이에 따라 저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6800 달러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내린다고 하더라도 채굴자들이 손실을 보는 것은 아니다.

2. 그러나 비트코인이 8500 달러라고 하더라도 우상향의 믿음이 없거나 자본금이 충분하지 않다면 채굴기를 구입하기 매우 어려운 시기인 것은 마찬가지 이다.

3. 앞으로 채굴 난이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고, 비트코인 가격이 지금 선에서 횡보한다면 비트메인의 채굴기 사업은 곤경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4. 비트메인의 작년 영업이익을 '보수적' 으로 추정하였을 때 3~4조원으로, 엔비디아 보다 높다고 알려져 있다. (https://www.cnbc.com/2018/02/23/secretive-chinese-bitcoin-mining-company-may-have-made-as-much-money-as-nvidia-last-year.html)

5. 우지한은 비트메인의 채굴기 사업 외에도, 비트코인 캐시 및 엘라스토스와 같은 코인 투자를 통해서도 많은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6. 최근 비트코인 캔들과 거래량을 보면, 주기적으로 의도적인 하락을 만들어 패닉셀을 유도하는 세력과, 그 물량을 받아내며 의도적인 양봉을 만들어 내는 세력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정황들을 통해 가격을 올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누구이고, 내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그리고 누가 더 유리할 것인지 어렵지 않게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채굴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 보다 중요한 것은 채굴기계 제작 회사 대표의 심리적 마지노선일수 있습니다.

읽히기 쉬우면서도 의미있는 글을 쓰고 싶지만 그럴 깜냥이 안되어
따분한 글이 되어 버린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은가 싶어 제가 아는 정보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의미가 있다면 다음 글에서는 채굴을 왜 하는지, 혹은 GPU 채굴기는 ASIC 에 비해 어떻게 다른지 등에 대해 공유할 수 있는 내용을 찾아보겠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셨다면 긴 글 보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