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평소 고기보다 생선을 자주 먹어요. 가끔 스테이크 집이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도 스테이크 대신 생선요리를 시키지요. 단골로 먹는 메뉴가 연어 스테이크예요. 가끔 마트에서 세일을 하면 사다 집에서 구워 먹기도 하는데 칠레산보다는 노르웨이산을 사지요. 조금 비싸긴 해도 노르웨이산 생선은 살이 더 단단해서 맛있거든요.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아티피샬: 노르웨이 연어 양식장의 실태를 담은 다큐멘터리
공정무역 티셔츠로 유명한 파타고니아 Patagonia와 스웨덴의 플라이 피싱 Fly fishing 장인으로 유명한 미카엘 프뢰딘 Mikael Frödin(오 이 아저씨 웁살라 출신이네요!)이 함께 노르웨이 노르웨이 북부 알타피오르의 연어 양식장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어요. 사진 속에 보이는 것이 플라잉 낚시, 옛날 영화 <가을의 전설>에 보면 전성기의 브래드 핏이 근육을 뽐내면서 낚싯대를 휘휘 돌려서 저 멀리 찌를 날려 보내는 거요. 미카엘 프뢰딘은 전세계를 돌며 낚시 워크숍을 진행할 정도로 거꾸로 힘차게 오르는 연어를 낚아채는 유명한 낚시꾼인 동시에 환경 운동가이기도 합니다.
아티피샬Artifishal(artificial+fish)
다큐멘터리 제목은 아티피샬Artifishal, artificial+fish ‘인위적’이라는 의미의 Artificial과 어업/낚시 등의 의미를 담은 Fish를 섞어 만든 단어예요. 미카엘 프뢰딘은 파타고니아의 후원으로 노르웨이 연어 양식장의 환경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는데, 화면에 나오는 연어가...연어가ㅠㅠ 불쌍합니다. 연어의 가죽은 변색되어 히뿌옇고, 조직 곳곳이 무언가에 뜯어 먹히기라도 한 듯 파이고, 곰팡이까지 슬었어요. 카메라가 가까이 다가가도 피하지 않을 정도로 눈이 먼 연어도 있습니다.
“이런 연어를 아이에게 먹이고 싶은 엄마가 있을까요?”
양식장 안 곰팡이로 뒤덮힌채 죽은 연어 무리
세균 감염으로 상처가 파인 연어
7만 마리나 되는 연어를 양식 중인 그리그 시푸드 양식장에서는 수정된 치어를 일정 크기가 될 때까지 키운 후, 바다에 그물로 구획을 나눈 큰 양식장으로 옮겨 성체가 되면 가공해 유통하는 방식으로 운영합니다. 비좁은 양식장은 기생충과 질병의 온상으로 감염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다량의 화학약품과 항생제를 물에 풉니다. 프뢰딘은 만약 어떤 농장의 소가 "기형에, 곰팡이 감염에, 상처 투성이인 연어와 같은 상태라면 아마 그 농장은 일찌감치 문을 닫거나 운영자가 감옥에 갔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양식장 주변은 세계적인 연어 서식지로 유명한 곳이지만 인공 양식장 때문에 생태계가 파괴되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양식장의 화학물질이 자연에 유입되는 것은 물론, 양식장에서 도망친 연어가 야생 연어와 번식을 해 기형 개체가 태어나기도 하고, 양식장에서 죽은 연어의 몸에 있던 기생충이 바다로 유입되어 이에 감염된 야생 연어가 병들어 죽어간다고. 2017년 노르웨이 과학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노르웨이 연어 개체수는 53만으로 단기간에 절반 이상이 줄었습니다.
제가 웁살라에서 공부할 때도 연어 양식에 화학약품이 많이 들어간다고 먹지 말라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특히 어린 아이나 임산부에게 좋지 않다는 말도 있었지요.
한편, 미카엘 프뢰딘은 무단침입 벌금+소송비 15,000 크로나(약 200만 원)를 내거나 감옥에서 24일 구류 생활을 해야 한다고.
아티피셜 트레일러 보기
공평하게 반론도 소개해야겠지요?
그리그 시푸드의 대외협력 담당자 로저 페데르센은 말하길
“양식장의 연어가 탈출하거나 생태계를 감염하는 일이 없도록 단단히 조치하고 있다. 10만 마리의 연어 중 병이 들거나 상태가 좋지 않은 개체가 있으면 담당자가 매일 검사해 분리하고 폐기한다. 매달 전문 인력이 별도로 연어의 상태를 검사한다. 검사 보고서는 감사기구를 통해 공지하고 있으며, 그리그 시푸드는 노르웨이 최고의 환경을 가준 양식장이다. 미래를 위해 지속가능한 양식법을 계속 찾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개방형이 아닌) 폐쇄형 양식장의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만약 미카엘 프뢰딘씨가 우리의 양식장을 보고 싶다면 언제든 환영이다. 그리그 시푸드는 감출 것이 없다.”
탐사보도까지 하는 기업
참, 의류 브랜드인 파타고니아가 이런 고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는 점이 신선했습니다. 파타고니아는 노르웨이를 비롯한 대표적 연어 양식 국가인 미국, 스코틀랜드 정부를 상대로 연어 양식장의 환경 개선과 생태계 복원을 위한 노력을 촉구하고 나섰어요. 아무리 공정무역을 지향하는 기업이라고 해도, 기업의 사회공헌이나 문화활동 지원이 이렇게 급진적인 곳은 드물잖아요. 여러 언론사가 비용 절감을 이유로 탐사보도를 줄이고 자극적인 뉴스만 쏟아내는 지금 같은 때에 파타고니아의 노력은 반갑기까지 합니다.
그나저나 연어 대신 뭘 먹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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