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채기

in scratch •  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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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려 양말을 꺼내다 옷장문짝 끝부분에 긁혀 무릎위에 생채기가 났다.
응급요법으로 혓바닥으로 침을 발라주었다.
냥이도 아닌데 그루밍 하냐 했지만
이렇게라도 해줘야 한다는 반응이 본능처럼 나왔을 뿐이다.

출근하려면 지하철로 한 시간은 족히 이동해야한다.
다행히 종점이라 환승하기 전까지 대부분 앉아간다.

그런데 오늘은
무릎위 생채기 덕분에 가방을 놓으면 자꾸만 따끔거리니 불편해서 일어서게 되었다.

으레 지하철에서 코박고 핸드폰으로 내 일 하는게 일상이었던지라 몰랐는데
일어나니 할머니께서 '난 괜찮다'고 말하시는거다.

'아! 이 할머니가 내 앞에 서게셨구나'
'내가 당신 때문에 일어섰다고 생각하시는구나'
'그게 아닌데 '
'단지 내가 불편해서였었는데'

나와 자리를 바꿔앉게되신 할머니께서는 젊은이 고맙다며 인사를 하셨다.
(상대적이겠지만.. 흰머리가 검은머리보다 많은 젊은이가 되었다 올레~^^)

자리에 앉으신 할머니께서 부득불 내 가방을 들어주시겠다 하셨고
가방이 볼모로 바뀌는 바람에 할머니 앞에 서가는 수밖에.

얘기가 여기까지만 갔으면 해피했을텐데..

그때부터 할머니의 요새 젊은 것들에 대한 논평이 시작되었다.

나이먹은 어른을 공경할 줄 모른다.
지 엄마나 할머니가 와도 그럴거다 등등

개인적으로 나보다 더 나이 많은 분들께
나름의 예를 차리는 편이라 생각하는 나도 계속 듣고 있는게 거북했다.

물론 나 또한 잔소리 삼매경에 빠졌을 그 순간 만큼은
직장에서나 집에서나 꼰대 그 이상 이하도 아닐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점점 시대가 바뀌어감을 느낀다.
나이가 들어 내가 예전에 보고배웠던 것들이
현재 지금의 시점에 당연시 될 수 없음은
시대의 주역인 세대들에게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물론..
내가 은퇴하고 지금보다 점점 더 수구세력으로 변해버리게 되면
지금 쓰고있는 내 생각에 '그땐 어렸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생각은 그렇다.

나는 내가 맞다고 우기는 편이 아니다.
세상살이를 그리 오래 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경험했던 내 경험에 기초하여 생각해보면
내가 100% 맞는 경우는 100% 없었다.

왜냐구?
그랬다면 내 인생에 후회할 일 하나 없이
선택에 대한 기쁨으로 가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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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들도 내가 생각한 이 법칙에서 100% 벗어나지 못한다고 철썩같이 믿고있다.
[점점 모순(矛盾)의 창과 방패 이야기가 되어간다 역시 글은 길면 안 돼 ㅠㅠ]

우린 사람이기에 때로는 사람을 돕기도 때로는 사람을 괴롭히고 싶어지기도 한다.
(흑화 되었다가 백화 되었다 함은 나도 똑같으니까)

오늘의 내 선택이 반드시 맞는것이 아니란 당연한 사실을
시간이 지나서야 깨우치게 되는게 사람이다.

그래서..
'지금 내 행동이 과연 최선인가?' 라는 생각을
한번 더 하고 행동해야
후회의 결과와 그로인해 되돌림에 수반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사람들은 말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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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플리커]

아침에 생채기에 혓바닥 침바름을 선택한 나는
왜 약 바르고 밴드 붙이지 않고 냥이처럼 그루밍만 했는지
지금도 깝깝하다. (앗 따가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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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철님 냐옹냐옹~~ >_</ㅎㅎ
저도 핸드폰 보다가 정류장 도착안내가 와서 일어난 적이있는뎅
앞에아주머니가 학생 괜찮은데.. 고마워..
한마디에.. 한 정거장을 더 가서 내린적이 있어요 ㅎ..ㅎ;
그 뒤로 핸폰보면서도 종종 주변을 둘러보곤 합니다 ㅋㅋ
부끄러움은 나의몫 ~ 'ㅁ';;

그러잖아도 로미 자매님은 학상소리 들을것 같다는 ㅎㅎ
예전에는 싫었는데
이제는 젊다니까 좋아한다는 ㅎㅎ
그래도 반백인 내게 젊은이라니..
할머님 아무래도 라식하셔야 할 듯 싶어요 ^^

그나저나 뚤래뚤래 돌아보는 로미님이 떠올라요 ㅋ

ㅋㅋㅋㅋ 그래두 소철님은 피부가 좋으시자나용 ㅋㅋ
'ㅁ' 아~ 진짜 의정부 밋업때 혼자간데다가 맨앞줄에 있어서
뻘쭘함에 동공 지진이 좀 있었어욤 ㅋㅋㅋㅋㅋㅋㅋ

ㅋㅋ 기억나요
로미님 버스 잘못타는 바람에 늦어서리 맨 앞줄에 앉아서 내가 눈맞춘다고 하다가 동공에 지진난 것 보고 눈돌렸었더랬죠 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늠의 길치 방향치 때문에 모든길을 돌아가고 있지요 ㅋㅋ
악~~!!! 그것까지 기억하고 계시다니 ㅋㅋㅋㅋㅋㅋㅋ

가아끔~ 쓸때 없는것을 기억 잘 하는 습성이있어서용~^^

Good post. Really informative @sochul

Really? Because this posting's contents is very unclear thing bro

혓바닥에 혹시 무릎 털이 묻어있진 않나요... 저도 중년남자가 앉아서 상처를...하하하하하 너무 웃깁니다 생각하니

잉? 그래서 이 사이가 간질간질한건가?
거울앞에 서서 확인 해봐야겠는데냐옹~~

혓바닥이 무릎을 선명하게 핥았다.

생채기가 잔소리와 깨달음으로 이어지니 나비효과를 보는 것 같습니다 ㅎㅎ

오늘은 내내 냥이가 될 것만 같네용~
결국 나비효과를 보게되니 말예용~
냐옹냐옹

왜요~ 남자는 그루밍이 필수인걸요ㅋㅋㅋ
그나저나 이야기의 전개가 또 고렇게 흘러갈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핵심내용은 소철님은 젊은이!!!ㅎㅎ

그루밍이 필수라구요 바다거북님?
왜요?
이상한데 왜 필수지? ㅋㅋ

그나저나 나의 이야기의 흐름은..
그냥 의식의 흐름인걸로다 ㅎㅎ

핥는 그루밍 말구욬ㅋㅋㅋ 저 이상한 거북 아닙니다 ㅋㅋㅋ
꾸미는 걸 그루밍이라고 하더라고요~

아~~ 이제 내가 이상하게 되버렸다나옹 ㅠㅠ

몸이 유연하시네요 무릎핱는것이 가능하다니 말입니다..

  ·  7 years ago (edited)

혹시 아루카님 'ㄷ'자 모양으로 그루밍 하는걸 생각하시는건 아니신거죠?
의미하는건'ㄹ'자 모양으로 어찌어찌 꾸겨서리 그루잉한다는건데 말이죠 ^^

유연하다 칭찬하시니 팔로우 ^^

ㅎㅎㅎ 저도 팔로우요! 그런데 저는.....'ㄹ' 모양으로도 잘 안돼요 ㅠㅠ 어허허허....ㅎㅎㅎ.... 스트레칭 해야겠네요::

그게 마악 몸을 꾸겨보면 어찌어찌 되는 그런 포즈죠 ㅋㄷㅋㄷ
저도 이제 서서 양말 못 신는다는
달팽이관이 평형잡는 능력이 달리나봅니다 ㅠㅠ

예전의 방식과 지금 방식은 많이 달라졌음을 인정하기 어렵겠죠. 자신은 평생 그렇게 살아왔는데 지금은 그게 안 먹히니, 지금 사람들을 어떻게든 옛날처럼 살게 하고 싶지만 절대 안 되는걸요.

예전에 '한자 공부를 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던 어르신들이 생각나는군요. 한자를 배우면 인성이 어떻고- 우리말의 뿌리는 한자에 기반하고 - 사실 한자 세대의 기득권을 놓치기 싫어서겠지만요. 이미 대세는 영어로 흘러가고 있는데 자신은 영어를 할 줄 모르니 한자 공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모습은 참...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바뀐 규칙에 끊임없이 적응해야 하는 게 슬프군요.

  ·  7 years ago (edited)

자신만의 방식을 버려야만 진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죠.
단, 이 사실을 머리로만 받아들이고 마음으로 받아들이지는 않거든요. 저도 그렇지만..

하긴 이 모든 것들을 바로바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USB와 같은 저장장치일 뿐이겠지만 말이죠 ^^
자신만의 프로세스를 갖고있는 인간이기에 자신만의 가치를 내포하겠지만
때론 자신의 가치를 강압적으로 행사하고 싶어하는 꼰대들을 많이 만납니다.
오늘도 내 자신에게 '꼰대는 되지말자'라 되뇌이며 실상 나도 꼰대가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라는 사실이 두렵답니다.

어찌보면 내가 쓰는 모든 글들은
내 자신에게 하는 말이 아닌지..

소철님은 전생에 고양이였나 봅니다~ ㅎㅎ
어른을 공경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거기서 젊은이들에 대한 논평까지 할 이유가 있었을까! 세월이 변하듯 사람또한 거기에 맞게 입장도 바뀌는 법이죠...그 분이 젊은 시절 어른들은 젊은세대를 어떻게 말했을까! ㅎㅎ

나도 공경했기에 너희들도 나를 공경해야한다.
어찌보면 이 또한 사회적인 예의의 합의라 생각하고 있는 분들의 바램이겠죠.
시대는 이러한 바램을 받아들여줄 정도로 녹록지 않은데 말이죠.

사회의 변화에 대해 둔한 것인지 아니면 둔해 보이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분명 우리가 살아가야 할 미래는 지금보다 더 급변할 것만 같네요.
그 시절 그곳에서 꼰대가 되고싶지 않음에 닮고싶지 않은 어른들의 마음을 떨어내보려 나름 노력해봅니다.

엇? 잠깐만요 소철님... 중년남자가 앉아서 무릎을 할짝였다는걸 상상했더니 갑자기 웃음이....
ㅠㅜㅋ

왜용~
잘 핥는데냐옹~

그걸 마스터님이 흑백으로 사진 찍었으면... 뭔가 슬픈 사진이 되었을거라고 생각하니 ㅠㅜㅋㅋㅋㅋㅋㅋ

  ·  7 years ago (edited)

읔! 일격을 당했다용~~
증거 사진까지~~~
크세님 키이야아아옹~~~~!

효과는 굉장했다!!!!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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켁!

Sochul Socool 이란 대문이 어울릴거같은 솔직하면서도 쿨한 글이네요!
맞습니다. 변화에 적응하고 그들과 발맞추기에는 나의 과거 경험 "그땐 그랬지"라는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노빗님 말씀이 딱 맞지요
양손가득 쥐고서 다른걸 또 얻을 수 없다는 말은 비단 물질이 아닌 마음에도 똑같이 작용된다는 사실을 자꾸만 잊나봐요~~ ^^

그런 의미로다 오늘 하루 맘을 비워봅니다.
이러다 공허한 금욜이 되는건 아닌지 몰라요 ㅎ

은근 귀여우시다니까 ㅋㅋㅋ

그래도 다치시면 안 되죠 :)

밴드 꼭 붙이세요!

(남자들은 안 그러지만요 보통 ㅋ)

흠.. 은근 귀엽다라..
제가 평상시에는 그러지 않은 모양입니다. ㅋㅎ

그래도 알티뽀님이 주신 댓글보고 약국서 밴드 사왔답니다~~
이제 바지만 벗으면 됩니다 ㅋㅋ

'지금 내 행동이 과연 최선인가?'
일을 추진하면서 생각하게 되는 말입니다
항상 어떤일에는 반대 급부가 생기기 마련이더라구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빨간약이라도 바르셔야 되는거 아닌가요~!??

매 거래마다 '이게 최선인가?' 라고 생각하고 샀는데..

왜 항상 망이죠 판길님? ㅠㅠ

내 맘에다 바를 빨간약은 없는걸까요?

생각하고 앞으로 가고 싶은데
그러기엔 너무 세상이 빨라 생각할 새가 없어지게 만드는 것이 참 안타깝네요

그나저나.. 참 유연하시네요 :)

아~ 댓글에 많은 분들이 브라이언님처럼 유연하다 해주셔서리..
실은.. 겨우겨우 닿은건데 ㅎㅎ

조금씩 쉬다감이 더 멀리갈 수 있는 방법인데 말이죠
혼자 가는것 보다 같이 가는게 더 낫듯
그걸 깨우치지 못하는 것이 우리 자신의 모습이 아닌지..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라고 하지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본능적이고 토속적인 진료가 최우선이지요.

세상 변하는 거야 어쩌겠습니까
예전에야 사서삼경만 잘 하면 몇 대는 줄줄이 먹고 살았지만
요즘세상은 인간 수명에 반비례하는 지식 수명은
우리의 의식을 더 고단하게 몰아갑니다.

그래도 애 어른은 구분 하고 살아야겠지요.
부지런히 새 안경 맞춰 쓰면서 ㅋㅋ

딴에는 때되면 새 안경 잘 바꿔 쓰는 편이라 자부했는데.. 그게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가 싶은 때가 많아지는 것이 이제 슬슬 저도 눈치를 보게되나 봅니다. 제 행동이 제 말이 옳은건지 싶음에 말이죠 ㅡㅡ;

할머니가 젊은 사람들 욕하실때 느낀 기분이 어떤건지 왠지 저에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소철님 무릎에 상처 난 덕분에 저도 한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네요. ㅎㅎㅎ

어디 한군데 뼈라도 부러졌다가는
부다의 깨달음을 얻지 싶지요? ㅎㅎ

어른도 존경하지만 '젊은 것들'도 존경하고 심지어 '어린 놈들'도 존경합니다 :-) 상대를 재단하고 바꾸려고 하는 것은 교만이 아닐까요? 함께 고민하고 배워야 끊임없이 성장하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야 늙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내가 100% 맞는 경우는 100% 없었다.

쓸쓸할 법도 한 이야기지만, 살짝 의기소침했던 저에게는 설렘과 기대를 불러오는 구절이네요 :-) 소철님의 글을 읽으며 빨간약.. 아니 빨간머리 앤이 했던 말이 생각이 나요.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져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걸요.

집주인님과 고등학생 스티미언님과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

빨간머리 앤의 이야기가 즐거운 감정으로 느껴져야는데 그렇지를 못한것은 제가 늙었기 때문일까요?

어줍잖은 글을 쓰며 조금이나마 감성적으로라도 어려지려 하지만 살아온 세월이 이를 쉽게 만들지 못하게 함이 아쉽습니다.

이 또한 제 생각의 한계이겠지만 말이죠.

댓글에서 소철님의 쓸쓸함이 느껴지는 것 같아 저도 조금 쓸쓸해집니다. 빨간머리 앤의 이야기가 즐거운 감정으로 느껴져야 하나요? 소철님이 느끼시는대로 잘 느껴주시고, 귀기울여 주셔요. 소철님의 글에서는 제가 존경하는 분들의 것과 같은 큰 겸손이 느껴집니다. 가시던 방향으로 쭈욱 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고양이는 관심없으시지만, 고양이 행동을 하시는 아이러니가 ㅎㅎ 그루밍은 유전인가봅니다. 저도 찧으면 그루밍부터 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