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입니다. 어제 노바팀과의 미팅 및 여러 일정을 끝낸 후 저를 포함한 네 명이 강남 Lounge X 로 이동할 때였습니다. 제이콥님께서 문득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 지금 생각해 보니 좋은 관계를 지속해 왔으면 참 좋았겠다 싶은 사람들이 많은 환경에 있던 적이 있었는데 그 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던 것 같아 늘 아쉬움이 남습니다.
제이콥님이 이런 얘기를 꺼낸 계기가 뭘까 순간 생각해 봤는데, 앞서 있었던 미팅 자리가 참으로 인상 깊고 함께 자리했던 사람들과 오래도록 인연을 키워나갔으면 하는 마음이 일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Lounge X에 도착해 차를 마시며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그저 제가 평소 경험에 비추어 생각해왔던 내용을 조금 재미있는 말을 섞어가며 화두로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글로 적으면 말로 할 때와 뉘앙스는 달라지겠지만 그 때 얘기를 조금 정리해 본다는 생각으로 한 줄 적어봅니다.
■ 누군가 당신을 기억해 준다는 것
당신이 누군가의 뇌리에 잊혀지지 않는 사람으로 남는다면 그처럼 고마운 일도 없을 것입니다.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종종 생기는 기회들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함께 하고픈 사람을 떠올리는 것이죠.
그런 기회는 나보다 영향력이 크고 경험이 많으며 높은 안목을 가진 선배급인 사람에게서 부터 주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일텐데, 그렇다는 얘기는 나에게 기회를 쥐어줄 만큼의 무언가가 그 선배의 기억에 남아 있어야겠지요.
왜 남이 아닌 당신이어야 할까요? 당신의 어떤 부분이 그래도 다른 사람이 아닌 당신에게 기회를 함께 하고픈 마음이 일게 하는걸까요?
■ 냉철한 비즈니스 문제일 경우
이 경우는 조금 따끈따근한 사적인 관계 보다는 냉정한 비즈니스 관계에 있어 생각해 볼만한 문제입니다.
저는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이 '기브 앤 테이크'를 명확히 하는데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저는 당신에게 이러이러한 것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 당신은 제게 요러요러한 것을 해주실 수 있습니까?
- 저는 당신이 제게 이만큼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그에 대한 답례로 저는 이만큼을 제공할 의향이 있습니다.
내가 당신으로 부터 무엇을 얼마큼 원하는지, 내가 당신에게 무엇을 얼마큼 해줄 수 있는지를 주고 받는 것을 명확히 하는 태도입니다.
비즈니스 미팅을 하다보면 수많은 이야기가 오갈 수 있지만 정작 이 내용이 빠지거나 한쪽이 흐려지게 되면 미팅을 하는 본연의 목적은 달성하기 어렵게 되지요.
극단적으로 이 내용에 초점을 집중하는 것이 '로비'가 아닐까 합니다.
■ 인간적 신뢰를 쌓아가는 경우
앞의 경우가 '기브 앤 테이크'란 셈법에 기반한 협상에 가깝다면 이후 말씀드릴 내용들은 일상이나 업무를 함께 하며 시간을 두고 신뢰를 키워가는 경우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겪어 오면서 저 나름대로 체득된 내용이기도 하니 아마 여러분께서도 공감하시거나 연관되어 떠오르는 생각들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 배신하지 않을 사람
저는 이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0' 순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누구도 이 부분부터 얘기하지는 않겠지만 이것을 빼고 나머지를 쌓아올리는 것은 땅 밑에 기둥을 박지 않고 건물을 짓겠다는 것과 다를바 없지 않을까 싶네요.
사람은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에 (또는 어른이 되어 더 크게) 믿고 기대했던 사람으로 부터 상처를 받는 경우를 경험하기 마련입니다.
차라리 가깝고 믿는 사이가 아니었다면 적었을지 모를 상처를 더 마음을 주고 믿어 주었기 때문에 큰 데미지로 돌아오는 경험들이죠.
이런 경험들은 결국 우리로 하여금 나를 배신하지 않을 사람, 속았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큰 실망을 안기지 않을 사람, 나에게까지 위협이 엮여 들어오지는 않을 사람을 선택하게끔 만듭니다.
바꿔 말하면, 좀 부족할 수는 있어도 나를 배신하지는 않을 사람과 흡족할만큼 넘치지만 나를 배신할 수 있는 위험이 느껴지는 사람 중 누구를 선택하게 되는 것일까요? 사람을 통제하고 통솔하는 것에 자신이 있지 않은 한 전자 쪽을 선택하는 것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문득, 마피아 세계의 법칙을 다룬 책에서 본 한 구절이 생각나네요.
- 절대로 당신 보스의 여자를 건드리지 마라.
'배신'은 많은 것을 포함합니다. 그 '배신'이란 단어에 여러분들이 겪어온 많은 경험들을 대신 갖다 넣어도 다 납득이 될만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것입니다.
■ 기꺼이 리스크를 나누고자 하는 사람
어르신들이 '절대 동업은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 아닐까 합니다.
사람은 좋은 결과에 따른 성과를 분배하는 문제보다는 위험이나 불편을 함께 나누지 않으려는 태도에 더 화가 나고 상처를 입습니다.
사람들이 모여 어떤 일을 도모할 때나 생각치 못한 문제점에 봉착하게 될 경우 이 부분은 명확히 드러나는 편입니다.
- 어떤 사람은 기꺼이 돈을 날릴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 어떤 사람은 자신의 명성이 훼손될 것을 감수하려 합니다.
- 어떤 사람은 수습 과정에 대인 관계가 틀어질 수 있더라도 할 것은 해놓겠다고 다짐합니다.
- 어떤 사람은 자신의 재능과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하려 합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교묘하게 위험을 하나도 지지 않으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럼 사람들과는 그저 즐겁게 격없이 지내는 사이는 될 수 있을지언정 함께 일을 도모하는 프로젝트의 멤버로 참여시키고 싶지는 않은 법이지요.
부디 뭐라도 감내하고 안좋은 상황을 함께 나누어 지겠다는 자세를 지니기 바랍니다. 그것이 금전적 손해가 되든, 명성을 깎아 먹는 상황이 되든, 시간이 되든, 노력이 되든, 이도저도 아니면 몸을 움직여서라도 뭔가를 해보려 하든 말입니다.
사람은 대개 사람을 잃으면서까지 성공을 남기기 보다 실패를 하더라도 사람을 남기기를 원하는 법입니다. (성공을 위해 사람까지 버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함께 하기엔 좀 그렇겠죠?)
일은 실패할 수 있는 법입니다. 하지만 실패의 경험 속에서도 그 상황을 대하는 상대방의 태도를 통해 동지와 같은 마음을 느끼게 되면 무릇 그 사람과 다시 한 번 더 열심히 도전하여 성공을 이루고픈 것 또한 사람입니다.
실패를 하더라도 사람을 남기고픈 사람이 있듯이, 어려움과 위험을 함께 나누려는 마음가짐이 갖춰진 사람인지 확인하고픈 심정 또한 사람에게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 이봐, 자네 그거 하라고 우리가 뽑은거 아니야.
주변에서 이것저것 많이 챙기려 드는 막내들에게 종종 하는 선배나 상사들의 얘기입니다. 사실이지요. 이런저런 소소한 허드렛일 하라고 뽑은 후배가 아닐테니까요.
그러나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어렵고 귀찮은 과정을 함께 견딜 자세가 있는지 살짝 확인해 보는 것 또한 당신보다 조금은 더 살아본 인생 선배들의 본능이란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 매력, 그리고 매너
매너란 공공 사회에서 상대를 배려하며 지켜가는 룰입니다. 매너가 좀 없다고 해서 나쁘다고 할 순 없지만 최소한 매너만 지켜도 상대방의 기분을 망가뜨릴 일은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매너가 물론 만사는 아닙니다. 어찌보면 진정한 사기꾼들이야 말로 최고의 매너를 갖추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매너는 그 사람과의 직접 대면은 물론이고, 내가 이 사람을 다른 누구에게 소개를 해주더라도 걱정이 없겠다는 확신을 심어주게 됩니다. 그러니 최소한의 매너는 꼭 몸에 배어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매력은 짧은 글로 설명하기엔 참으로 어려운 요소가 아닐까 합니다. 매력은 개인마다 다 다른 것이니 무엇이 어쨌다라고 얘기하긴 불가능합니다.
다만, 그 매력은 결국 자신이 찾아낼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매력은 사람을 뭔가 이끌리게 만드는 참으로 묘한 요소이고, 그것이 또 인간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에 맞닿아 있으면 말 그대로 '마음이 가게 됩니다'
당신만의 매력을 찾아 보세요. 그 작업은 남을 보는 것이 아닌 내 스스로의 모습을 바라보는 데서 시작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매력을 매너에 더해보면 어떨까 싶네요. 그럼 당신의 매너있는 모습마저도 새로운 매력이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 실력, 그러나 그것이 다는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실력'을 1순위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틀린 얘기는 아닙니다.
당신의 실력이 정말 당신이 아니면 이뤄내기 어려운 퀄리티를 보장하거나 사람의 생명과 관계될 만큼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는 그것이 1순위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에게 실력이 좀 부족하다고 해서 당신에게 기회를 주고 당신과 일을 함께 도모하고픈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당신의 실력에 맞는 만큼의 요구를 할 수도 있는 것이고, 필요하다면 부족한 실력만큼을 다른 누군가, 또는 다른 요소 투입을 통해 채워넣을 수도 있으니까요.
더 길게 보고 당신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실력을 키우고 유지하는 자세는 견지하되 실력에 의해 나에게 기회 자체가 오고 안오고를 예단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물론 실력의 부족은 실망으로 연결될 수 있지요. 실력 향상을 위한 부단한 노력은 성실의 한 측면으로서 우리가 늘 갖고 가야할 자세가 아닐까 합니다.
이 외에도 열거할 수 있는 리스트는 참으로 많습니다.
- 제대로 칭찬하는 방법
- 제대로 쓴소리 듣고 혼나는 방법
- 상대의 겸언쩍은 거절을 물리치고(?) 감사한 표현을 안기는 방법
등등 말입니다. 그러나 위에 얘기했던 세너 가지는 직접 화두에 올려 얘기하긴 어려워도 누구나 마음 속에 크게 작용할 기준선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사실 모든 내용의 본질은 간단합니다.
- 상대의 배려와 마음씀씀이에 감사할 줄 알고
- 좋은 결과에 기뻐하며 나누려 하고
- 안좋은 결과라도 기꺼이 나누며 함께 하려는 마음
어떤 식으로든지 그런 마음가짐이 배어있는 모습이 비춰졌고 그것이 상당히 진실하다면 누군가는 당신에게 마음을 열고 기꺼이 좋은 기회를 함께 나누려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대부분이 또 그런 관점에서 다른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고 좋은 기회를 나누고자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상 제이콥님의 말씀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생각이었습니다.
realmankwon.scot님이 jack8831님의 이 포스팅에 따봉(10 SCT)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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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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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nrir78님이 jack8831님의 이 포스팅에 따봉(10 SCT)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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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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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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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중에 매력이란 단어가 확 다가오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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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좀 그런게 펄펄 넘쳤으면 좋겠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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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대 일대일 대화로 풀어야 할 상황을
공개 톡방에서 늘어지게 꼬리물고 마치 공개 처형하듯 몰아가면 어떤 누구라도 이해보다는 오해와 감정싸움이 마음의 앙금은 남기 마련이죠~
그 과정 후 차단해버림 더욱 더 에혀...
결론은 눈팅만이 최고...
Posted using Partiko Andro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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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두고 서로의 관점을 이해해 가면서 푸는 방법 밖에 없지 않을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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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동감하는 말씀~~
동업할때마다 마음 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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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어르신들의 말씀이란 참으로 새겨들을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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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을 해도 될까요? ^^
그 한마디에 어찌 이런 명글을 쓰실 수 있으신건지~~!!!
역시 감투 하나는 쓰셔야 할 것 같습니다! ㅋ
그리고 글을 읽으면서 저는 어떤 부류의 사람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20대, 30대, 40대.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람을 대하고 일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음을 느낍니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들로 더 많은 것을 평가받고 평가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것이 쌓여 평판이 되고 그 평판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들로 더 많은 것들을 받을 수 있는 듯 합니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그렇기에 당장의 이익이 아닌 그 이후를 생각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SCT가 스팀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마음은 정말 대박이 나서 저의 경제적이 어려움이 해결이 되고 돈 걱정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것과 동시에 지금 함께하는 운영진, 커뮤니티의 사람들과 다른 곳에서도 좋은 연을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든 일을 도모할 수 있고 즐거운 이야기할 수 있는...
1년 뒤가 3년 뒤가 10년 뒤가 기대됩니다.
많은 생각 좋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글을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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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쾌에 정진하셔야할 분이 어이 이리도 긴 문장을 ㅋ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같은 마음이고요.
좋은 댓글 주셔서 되려 답글을 짧게 달아야 리얼맨님의 공감 의견이 돋보이지 않을까 해서리 휘리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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