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1권 독서하기 (29) -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

in sct •  5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아마군(@skuld2000) 입니다.

불과 몇 년전 까지만 해도 주식과 부동산 같은 재태크 서적부터 투잡, 집중 같은 키워드의 치열한 경쟁을 떠올리는 서적들이 서점 베스트셀러의 상위권을 휩쓸어 왔었는데 언제부터인가 휴식, 힐링, 내려놓기 같은 정반대의 에세이들이 대세가 되었죠.
예전 같으면 철없고 한심한, 인생 낙오자 라는 딱지를 붙이기 딱 좋은 이런 내용의 서적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건 그만큼 현대 사회의 스트레스가 한계까지 몰려 있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또 유튜버로 대표되는 열심히 공부하여 좋은 직장에 가야 돈도 잘번다 와 같은 기존 사회 통념을 깨버리는 사례들이 주위에서 너무나 흔하게 볼 수 있게 되면서 사람들의 인식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겠죠.

이처럼 내려놓기라는 주제의 책 중에서도 작년 한해,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하완 작가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 라는 책이 있습니다.
제목도 그렇고 표지 일러스트도 너무 유쾌해서 꼭 읽어야지 생각했었는데 어쩌다보니 이제야 읽어봤네요.

20191023_093802.jpg

나도 모르게 피식 웃게 되는 제목 만큼이나 독특하고 코믹한 일러스트 들이 책 안 가득 들어 있습니다.
작가 자신을 묘사한 흰색 빤스 한장 걸치고 다리에 털 숭숭 난 남성의 '안 열심히' 사는 이야기는 보는 내내 묘한 공감과 함께 한편으로는 40을 바라보는 나이에 아무 준비 없이 회사에 사표를 던진 주인공을 보며 과연 나는 저렇게 살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갖게 합니다.

20191023_011631143_iOS.png

하지만 어릴적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에서 개미의 인생을 성공한 인생으로 포장했듯이 열심히 살지 않는 것을 죄악시 하는 이 시대에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인생을 돌아보며 마이웨이를 꿈꾸는 작가의 생각을 옮긴 하나하나의 문장들은 그만큼 각박하고 치열한 삶을 살고 있는 현대인 들에게 읽는 것만으로도 많은 힐링과 영감을 주었기에 이 책의 반향이 컸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어릴 떄부터 정신 교육을 받는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돼."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어."
"노력하지 않고 얻은 성공은 비겁한 거야."

20191023_012047061_iOS.png


열심히 노력했다고 반드시 보상 받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열심히 안 했다고 아무런 보상이 없는 것도 아니다.


원래 인생은 공평하지 않아. 노력으로 다 된다는 말도 거짓말이지.
알겠어? 네 노력이 부족한 탓이 아니라는 이야기야.


열심히 사니까 자꾸 승패를 따지게 된다.
지는 게 싫어서 열심히 살지 않기로 했다.

20191023_011749695_iOS.png


열심히 노력하면 달라질 거란 희망, 그 믿음 하나로 버텨온 세월이었다.
노력은 종교였다.


어쩌면 우리는 일(직업)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지도 모른다.
먹고 사는 건 기본이요, 돈도 많이 벌었으면 좋겠고, 자아실현도 하고, 재미있으면서 너무 힘들지 않고, 거기다 여가 시간이 보장되고, 존경까지 받는......
그런 직업은 아무래도 무리겠지? 사실 저기서 한두가지만 충족돼도 꽤 괜찮은 일이다.
실상은 먹고사는 기본만 돼도 감지덕지하는 형편이니 말이다.
'먹고사니즘' 앞에선 재미도, 자아실현도 왠지 사치처럼 느껴진다.
욕심을 좀 버리면 지금 일에 만족 할 수 있을까?

아, 오랫동안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 이 뭔지 고민했지만 찾지 못한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스스로 한번 물어보자.

정말로 일을 하고 싶은가?

20191023_012314013_iOS.png


남들과 꼭 속도를 맞춰 살아야 하는 걸까?
사람들은 남들과 똑같이 살기 싫다고 말하면서도 왜 똑같이 맞추려고 애를 쓰고, 뒤처지면 불안해하는 걸까?
그리고 설령 뒤쳐지고, 느리다고 한들 그게 큰일일까?
사람은 각자의 속도가 있다. 자신의 속도를 잃어버리고 남들과 맞추려다 보면 괴로워진다.
남들과 다르게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남들과 전혀 다른 삶이 된다. 개성이다. 오우 유니크!

20191023_012418401_iOS.png


그런데 이 '열심히' 라는 말에는 싫은 걸 참고 해낸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즐겁지가 않다.
그래서 열심히 살면 힘들다. 그건 견디는 삶이니까.


이제 열심히 사는 인생은 끝이다. 견디는 삶은 충분히 살았다.
지금부터의 삶은 결과를 위해 견디는 삶이어서는 안된다. 과정 자체가 즐거움이다. 그래서 인생이 재미있다
앞으로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뿅하고 건너뛰고 싶은 시간이 아닌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지.

20191023_012544442_iOS.png

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현재 미혼이며 독신주의자인 작가이기에 가능한,반대로 아이 둘을 건사해야 하는 제 입장에서는 선뜻 행하기 힘든 경험을 토대로 쓴 에세이 라는 점에서 읽으면서도 이건 남의 이야기다 라는 생각을 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작가가 말하고 싶은 진짜 의미가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작가가 제목에 사용한 열심히 의 반대말은 안 열심히 가 아니라 즐겁고 재미있는 이었습니다.
한번 뿐인 인생, 힘들게 참고 견디며 끊임없이 물장구를 쳐서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지 말고 힘든 마음을 조금 더 내려놓고 흐르는 물살에 몸을 맡기는 삶.. 이 말을 하고 싶은게 아닐까요.


Sponsored ( Powered by dclick )
우리는 지속가능한 삶을 살고 있는가

모두들 자신의 삶에 불만들이 많다. 그렇지만 하나 분명한 것은 우리는 지금 지나칠 정도로 물질...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tipu curate
^^

Upvoted 👌 (Mana: 10/15)

제목이 확 읽고싶게 만드는 책이네용 ㅎ

Posted using Partiko iOS

후기 재밌게 잘 봤습니다^^

요즘 젊은이들 필독서죠

Posted using Partiko Android

Hi @skuld2000!

Your post was upvoted by @steem-ua, new Steem dApp, using UserAuthority for algorithmic post curation!
Your UA account score is currently 4.113 which ranks you at #3523 across all Steem accounts.
Your rank has not changed in the last three days.

In our last Algorithmic Curation Round, consisting of 96 contributions, your post is ranked at #31.

Evaluation of your UA score:
  • Some people are already following you, keep going!
  • The readers like your work!
  • Try to work on user engagement: the more people that interact with you via the comments, the higher your UA score!

Feel free to join our @steem-ua Discord server

#bookirsuda 태그를 사용해주셔서 고맙습니다. 1 BOOK 토큰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