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미국 증시를 주도하고 있다. 주가가 천달라를 돌파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젠 만달라를 예상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천슬라가 만슬라도 될 수 있는 형국이다. 주가와 관계없이 엘론 머스크와 테슬라를 좋아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 같다. 기존 차량에는 없던 수많은 기능들이 테슬라를 미래지향적인 자동차로 보이게 하고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이 바로 엘론 머스크라는 등 온갖 좋은 그림이 덧붙여진 마케팅도 일조를 했을 것이다.
트럼프만큼이나 SNS 날리기를 좋아하는 머스크는 SNS에 올려진 어떤 팬의 질문에 대해 올해 말까지 ROBOTAXI가 상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능적인 부분은 모두 완성되었으나 정부의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헐~ 이건 완전 개뻥이다. 만약 이것이 테슬라의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될 수도 있을 정도의 사기다.
ROBOTAXI란 바로 SF영화에서 단골로 나오는 무인택시다. 즉 운전자없이 승객을 태워 목적지까지 데려다주고 필요하면 스스로 충전도 하고 하는 영특한 택시다. 머스크는 이 ROBOTAXI 사업을 홍보하면서 테슬라 차주들은 차를 사용하지 않는 낮시간에 이 차량을 대여함으로써 연간 3천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마치 우버의 무인택시 버전처럼 말이다. 거의 트럼프 수준의 구라가 아닐 수 없다.
현재 자율주행기술레벨은 레벨0에서 5까지 모두 6단계로 구분하고 있으며 무인택시는 운전자가 전혀 필요없는 궁극의 레벨5이다. 그럼 테슬라는 어느 단계까지 와 있을까? 실망스럽게도 레벨2 밖에 되지 않는다. 차량이 주행할 때 손과 눈을 모두 떼고 있을 수 있는 것이 레벨3부터인데 테슬라의 차량 사고가 빈번히 나는 걸 보면 아직 레벨2에 머물러 있는 것이 확실하다. 아니 사실 테슬라 뿐만 아니라 반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현재의 모든 양산 차량들은 레벨2라고 봐야한다.
아직 상용화되지 않을 뿐이지 기술수준 자체는 테슬라가 높겠지...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아래의 그림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미국의 내비건트 리서치(Navigant Research)는 2020년 자율주행차 보고서에서 구글의 Waymo를 가장 높은 수준으로 평가하는 반면 테슬라는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이걸 보고 이게 무슨 일이지...? 설마...!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게 바로 뻥스크와 뻥슬라의 홍보효과 때문이다.
테슬라가 자율주행하는 홍보 영상을 보면 복잡한 시내가 아니라 주로 고속도로 주행영상임을 알 수 있다. 차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신호등과 앞 차량의 방향 지시등이 깜빡거리고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들이 빈번한 시내주행에서 테슬라의 초보적인 자율주행기능은 무용지물이다. 이에 반해 구글의 Waymo는 이 복잡한 시내도로 환경에서 사람보다 더 영민하게 움직인다. 유투브 동영상 찾아보시라.
뻥스크는 이런 지적에 대해 앞으로 기술이 더 완성이 되면 기존 차량에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 또한 개뻥이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테슬라에 장착된 센서로는 Waymo 수준의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Waymo 지붕 위에 달려있는 것이 LIDAR이다. LIDAR는 거리감과 높은 해상도 등 기존의 카메라와 radar로는 획득할 수 없는 정보를 얻는데 필수적인 장치이다. LIDAR에 대해 더 상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필자가 예전에 포스팅한 아래 내용을 참고하시압.
[rubymaker]방산 기술 - LADAR or LIDAR
테슬라가 아무리 수십억 마일의 주행 정보를 쌓아놓고 있다 하더라도 필수적인 요소가 누락된 정보는 아무리 많이 쌓아봐야 쓰레기에 불과하다. 테슬라는 잘 만들어진 전기자동차임에는 분명하지만 머스크가 떠벌이는 것처럼 ROBOTAXI가 될만한 수준은 결코 아니다. 뻥스크와 뻥슬라를 조심하자.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