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n on me - Bill withers

in sewol •  7 years ago 

세월호 사건이 터지고 나서 악착같이 배낭에 노란 리본을 달고 다녔다. 별꼴을 다 당했다. 심지어 뒤에서 가방을 치고 간 세끼(그렇다. 세끼다)도 있었다. 그래도 악착같이 달고 다녔다.

그러다 2016년 총선이 끝난 다음날 전철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노란리본을 달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아...당신들도 그랬구나. 당신들도 마음 아팠구나. 당신들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구나.

며칠 뒤에 가방에서 노란 리본을 뗐다. 추모하는 마음이 사라진건 아니고, 그냥 왠지 계면쩍어서 뗐다.

세월호에서 '충분히 살 수도 있었던'(이게 제일 중요한 부분이다) 아이들이 박근혜라는 희대의 멍청이 겸 싸이코패스(박근혜는 절대적으로 공감능력이 결여되어있으므로 싸이코 패스가 맞다) 때문에 죽었다.

2016년 4월 16일에 다른 일 때문에 안산으로 가던 길에 훈종이가 연출을 맡은 최화정의 파워타임에서 빌 위더스의 린 온 미 가 흘러나왔다.

내가 그 아이들에게 나에게 기대라고 말해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는 그러지 못했고, 그러지 않았다. 그 아이들은 단 한명도 구조받지 못했고, 모두 죽었다.

스스로 살아남은 아이들을 제외하고, 누군가의 도움으로 살아남은 아이들은 단 한명도 없었다. 누군가에게 기대야 했던 그때에, 기대고 싶었던 그때에 나를 포함한 우리나라의 어른들은 단 한명도 그 아이들에게 기댈 곳이 되주지 못했다.

나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눈물을 흘리고,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반성한다. 그 때 그 아이들에게 기댈 수 있는 누군가가 되어주지 못한 것에 대해 통곡한다.

나는 그렇게 살고 있다.

누군가가 나에게 기대고 싶어할 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고싶다.

나는 그렇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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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한 번 본 적 없지만, 종종 위로받고 기대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건승하세요옵

얼굴 한번 뵌게 전부지만 종종 위로받고 덕분에 좋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진짜PD 이승훈 화이팅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