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 잤다는 느낌으로 깨었다.
스마트 폰을 열어보니 재난 안전 문자가 떠있다.
오늘 새벽 비가 엄청 많이 올 예정이니 하천변에 주차된 차나 야영객은 높은 곳으로 피하라는 재난 안내문자다.
뭐야, 비가 많이 왔다고 지금도 내린다고 너무 곤하게 자느라 빗소리를 못 들었나 싶어 얼른 일어나 거실창 커튼을 급하게 제쳤다.
밤사이 비가 내린 흔적이 없다.
새벽에 비가 내린 흔적도 없고 창 밖을 내다보는 이 순간에는 하늘이 하얀 구름을 앞세워 싱긋이 웃으며 잘 잤으면 빨리 나와 나랑 놀자,라고 손짓을 하고 있다.
비는 무슨 비
비는 오지도 않았고 현재도 내리고 있지 않다.
어이됐든 다행이라 생각하고 운동장으로 와 보니 나 혼자다.
혼자면 어때하며 걸으며 하늘을 바라보니 참 예쁘다.
하늘의 흰 구름 이 그려낸 작품이 멋지다.
이 정도면 축하의 의미를 담은 그림치고는 최고라는 생각이다.
이뿐이 아니다.
먼산에 뻐꾸기 구구새는 는 물론 가까이 까치 까마귀 참새까지 아침 인사로 축하한다고 난리들이다.
참 좋은 아침이다.
몰랐다.
오늘 알았다.
이맘때도 이렇게 많은 꽃들과 새들의 노래가 있는지를 몰랐다.
특히 장미는 물론이고 밤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계절인지를 오늘에서야 알았다.
이걸 아는데 44년이나 걸렸으니
형광등이 따로 없구나 싶다.
형광등이라고 행복하지 말란 법이 없으니 다행이긴 한데
시대가 시대인만큼 이제 형광등은 세월에 흐름에서 점점 뒤처지며 사라져 간다.
찐한 낭만을 아는 형광등 세대는 이제 사라져 가고 머지않아 박물관에나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스티미언 여러분!
여러분들은 하늘의 별처럼 영원히 반짝일 엘이디 등 같은 존재입니다.
세상이 한껏 즐겁고 행복한 곳이 되도록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하여, 오늘도 부족한 것 없이 오늘도 마음껏 행복하세요.
오늘을 찬미하는 축가가 울려 퍼지는 거 같은 아침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