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축/cjsdns
이른 아침이다.
아침 산책을 하다 카페를 찾았다.
아주 작은 카페다.
그러나 무척 부지런한 카페다.
아침에 이렇게 일찍 여는 카페는 드물다.
6시 7시면 문을 연다.
카페를 찾은 이유는 축하를 하기 위해서다.
오늘이 45주년이다.
아미 계산이 맞을 거다.
1979년도 오늘 날자이니...
지금 생각하면 그때 뭔 생각 혹은 용기로 그랬나 싶기도 하다.
오직 사랑하나로 일을 벌인 거 아닌가 싶다.
두어 번 아니면 서너 번은 해본 이야기 같다.
이곳에 서말이다.
군에서 79년 4월 30일 자로 전역을 하자마자
날을 잡고 6월 10일 결혼식을 올렸다.
지금 생각하면 모르는 게 많으니 사랑 하나면 세상 다 헤쳐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거 하나면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내 놓고 보면 그렇다.
그랬다.
사랑하나면 세상 사는데 부족한 거 없었다.
물려받은 거 가지고 있는 것은 건강한 몸 하나였다.
그렇지만 그것이면 다 되었다.
기족을 굶기지 않으려면 물불 가려 조심해 가며 무엇이든지 해야 했고 누구보다 열심히 해야 했다.
죽는 거 빼놓고는 다했다.
고비마다 조상님이나 신의 도움이 있었다.
물론 주변의 도움도 있었다.
그렇게 감사하며 열심히 살다 보니 오늘에 이르렀고
오늘 아침 들었다.
여보!
우리 잘 살았지 하는 말을...
그래, 정말 잘 살아왔다.
열심히 살아왔다.
같이 산 세월이 45년이다.
적지 않은 세월이다.
이제는 남편이라기보다는 친구라고 생각하는 아내가 살짝 야속하기는 한데
누구보다 훌륭하게는 아나라고해도 그런대로 잘 살아왔다.
내가 이렇게 잘 살아온 데는 무엇보다도 넘치는 여복이 있는 거 같다.
그 여복의 시작은 어머니로부터 시작되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오늘 아침에도 운동을 마치고 들어 오니 너희 결혼기념일이지라며 봉투를 하나 주신다.
둘이서, 혹은 애터미 식구들과 맛난 거 사 먹어라라며 건네주시는 봉투, 안 받으려다 어머니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받았다.
언제부터인가 그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는 그걸 즐기시고 행복해하신다.
여하튼 어머니로 시작된 나의 여복은 아내까지는 이해를 한다.
분에 넘치기는 해도 한편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의 여복은 상상까지는 아니라고 생각을 해봐도 신기하다.
처음 집을 살 때 도와주신 분도 동네 아주머니로 게 주였고 내가 문학이라는 생소한 길로 다 늦게 들어설 때 도와주신 분도 지금의 가평문협 회장님 @jjy이시다.
또한 매주 열정을 다해서 가르침을 주시는 이영춘 시인께서도 지역 문학 활성화를 꿈꾸는데 적극 도움을 주고 게신데 그분도 80이 넘은 분으로 나를 무척 아껴주신다.
그 외도 그간 사업을 할 때 어려운 고비가 있을 때 도움을 주거나 한분들은 모두 여성분들이다.
사람의 일 모른다고 정말 그렇다.
난, 내가 이렇게 여지들에게 도움을 받거나 인기가 있을 거란 생각은 정말 못했다. 여자들에게서 인기를 얻을만한 소지는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도 도움을 요청하거나 혹은 알아서 도움을 주고 나섰다.
남자 친구들에게는 도움을 요청해서 도움을 제대로 받아본 적은 단연코 한 번도 없다.
오히려 상처만 입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여자들로부터는 도움을 요청해서 거절 당해본적도 없고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 상황을 보고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은 여럿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된 데는 단 하나의 이유가 있을 뿐이다.
잘생겨서도 아니고 그것은 열심히 산다는 것에 공감 내지는 응원이다.
내 생각에는 이렇다.
남자들은 친구라 해도 잠재의식 속에 경쟁 상대로 보아 남이 잘되는 꼴을 못 보는데 여자들은 모성 본능이라 할까 하는 그 무엇이 있어 열심히 일하는 남자에게서 나이를 불문하고 매력을 느끼고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도움을 주고 싶은 생각이 있는 것 같다.
여하튼 나는 여복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지금 열심히 하는 애터미도, 이끌어 주는 리더가 청평센터 센터장으로 이춘희 본부장으로 여성이고 열심히 활동하는 파트너 분들도 대부분 여자분들이다.
사실 내 여복의 단 하나 핸디캡은 딸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지난해 말부터는 아니다.
내게 예쁜 딸이 생긴 것이다.
우연한 길에 맺어진 인연이지만 딸이 생겼다.
그것도 내가 딸을 하자고, 하라고 한 것도 아니고 본인이 딸을 하겠다고 자청을 하고 나선 것이다.
나에 대해서 아는 상태도 아니고, 그렇다고 더더욱이 내가 그녀를 아는 것도 아니다.
단지 길을 물었고 알려주고 안내하며 데려다준 것이 전부이고 나는 감사의 마음으로 그곳을 떠나기 전 식사 대접을 하는 것이 나의 도리라고 생각했던 것이 전부였고 그런 자리였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아빠가 되어주면 좋겠다고 하니...
뭔 말이지 했으나 확인하니 딸이 되겠다고 한다.
그래서 승낙을 했고 평생 이루지 못한 딸 가진 아빠가 된 것이다.
아내에게 드디어 딸을 만들어 준 것이다.
그 딸이 메일 아침저녁으로 안부를 묻고 인사를 해온다.
단지 아쉬운 건 애터미를 알아보고 열심히 하기를 바라는데 아직 거기까지는 아니다.
오늘이 결혼 45주년인데 나는 아내는 출근하며 12시에 만나요 한다.
한마디로 부라보 콘이다.
알았다고 한 나는 12시에 애터미 청평 행복 센터로 나가서 애터미 가족들에게 어머니 하사금으로 점심을 대접할 것이다.
그것이 아내를 가장 즐겁게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이다.
둘이서 하는 45주면 결혼기념일 자축은 아침에 작은 카페에서 했고 점심은 애터미 가족들과 함께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게 어머니의 하사금을 가장 잘 쓰는 일이기도 하다.
우린 이렇게 산다.
여보! 우리 잘 살았지 하는 아내의 말에, 그럼 잘살았지 하고 대답해 줄 수 있는 내가 살짝 멋져 보여 우쭐하며 그럼 잘 살았지 하는 말끝에 덧붙여 말했다.
여보, 정 말 나 여복이 많기는 많은 사람이야, 내 여복의 시작은 어머니로부터 시작한 것이지만 당신과 이렇게 잘 살고 있으니...
감사합니다.
2024/06/10
천운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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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드립니다.
건강하시고 기분 좋은 나날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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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결혼기념일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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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드립니다. 오래도록 건강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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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기념일 축하드립니다
항상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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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 드립니다.
앞으로도 더욱 행복하고, 건강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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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 합니다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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