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는다./ cjsdns
다른 날 같으면 이시긴에 들어오면 녹초가 된다.
그러면 샤워하고 누워 자기 바쁘다.
그런데 오늘은 그렇지 않다.
지금 시간이 한국 시간으로는 새벽 2시 30분 이곳 시간으로는 12시 30분이다. 그런데 피곤하기커녕은 정신이 말똥 해진다.
오늘도 강행군을 했다.
후사이니 가족을 점심에 초대를 했다.
어차피 응원하러 나온 것이니 응원의 최대 효과는 가족 모두를 초대하는 것이다.
어디서고 통하는 게 가족 모두를 초대하는 것이고 그 자리에서 가장의 위신을 한껏 치켜세워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없는 이야기로 입에 발린 소리를 해서는 안된다,
있는 이야기 그대로 본 대로 느낀 대로 솔직하게 칭찬하는 게 최고다.
나를 이곳에 오도록 만든 사람들이니 칭찬할 소지는 충분하게 있다. 다만 그것을 보는가 못 보는가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오늘도 후사이니 가족과 점심을 먹기로 하고 장소는 이곳 사람이 맛집을 잘 아니 알아서 가자고 했다.
어디를 가겠다고 하는데 방향이 메단 쪽인지라 가면 얾 나 가겠어하는데 한 시간 이상 간 거 같다.
이곳에서는 예삿일수도 있다.
생활 속에 거리 개념이 우리하고는 틀리다.
버스 10시간쯤 타는 건 예사이니 점심 먹으러 한 시간은 일도 아닌 듯하다.
물론 나는 며칠 전 식사 약속을 하고 무려 5시간을 걸어간 적도 있다.
택시도 없고 버스도 우리처럼 잘되어 있지 않고 어떻게 타는지 잘 모르겠고 그래서 이왕 걷는 거 걸어가지 하고 걸어갔다.
그런데 이곳 사람들이 다 놀란다.
이곳은 삼보이상 오토바이 아니면 차다.
여전히 오토바이가 대세이지만 자동차 흐름을 보면 2019년도에 왔을 때보다 많이 늘었다.
어지간히 괜찮은 집이면 자동차가 차고에 한 대씩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차는 한대도 못 보았다.
현지 조립 생산 인지는 모르나 거의 일제브랜드다.
그건 그렇고 후사이니 가 식사 후 정말 큰 선물을 해줬다.
자신의 딸이 다니는 기숙학교에 가서 학교 당국자와 이야기를 해서 학교를 구경시켜 주고 자신의 딸을 면회 신청하여 나오게 해서 인사를 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어지간한 신뢰를 가진 사람이 아니면 받기 어려운 대접이다.
감동은 이런대서 듬뿍해도 된다 싶어 마냥 즐거웠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그의 어머니 집에 들러서 인사하고 그의 집에 가서 한 시간 정도 애터미 라인 정리하는 방법을 일러줬다.
저녁 약속이 있어 가겠다고 하니 태워다 주었다.
원래는 호텔에 들어가 샤워를 하고 가지 싶었는데 땀을 많이 흘리지 않아 그냥 가장 그리고 한 시간쯤 여유가 있으니 걷자 하고 그대로 바닷가를 가서 걸었다.
여기까지는 그냥 좋은 하루 감동으로 흡족한 하루였다.
문제는 저녁 식사를 하면서 생겼다.
남자친구 하나에 문제의 여자가 한 사람 있는데 내가 오늘 초대한 주인공이 바로 그 여자다.
이 여자로 말할 거 같으면 이곳에 와서 내가 이곳 친구들 40여 명에게 식사 대접을 하며 애터미와 스팀 이야기를 하기로 한 날인데 앞서 이야기 한대로 이곳은 택시가 없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이 말하는 고속도로까지 가서 지나가는 버스 손들어 타고 가는 그런 식이다.
그런데 고속도로 버스 세우는 그곳까지 가려해도 20분 30분 차로 가야 하는 거리다. 하여 수시로 다니는 삼륜 오토바이를 타자니 위험하다는 생각에 마음에 들지는 않으나 어쩔 수 없어 지나가다 서서 타라는 삼륜 오토바이와 운임을 흥정하는데 너무 많이 달라고 한다.
현지인이 아닌 관광객에게는 바가지를 씌워도 옴팍 씌운다. 그런데 모르면 우리나라 택시요금 생각해서 그냥 달라는 대로 주는데 그건 한두 배 바가지가 아니라 서너 배는 보통 심지어 열 배도 쓰고 만다.
나도 일만 루피아면 될 거라 생각하고 물어보지도 않고 타고 내리면서 얼마요 하니 10만 루피아를 내란다.
하도 어이가 없어 써보라고 하니 정말 10만 루피아라고 한다.
하여, 야단을 치면서 당신 나쁜 사람이야 라며 일만 루피아를 주니 자꾸 더 달란다.
하여 이만 루피아짜리를 주고 일만 짜리를 돌려 달라고 하니 그냥 내뺀다.
물론 우리 나러 환율 따지면 그리 줘도 괜찮지 싶은데 10만 루피아라니 어이가 없고 더군다나 한 달 여정으로 온 것이라 돈을 잘 쓰지 않으면 일찌감치 거덜 나는 수가 있다.
여하튼 세미나가 있던 날 삼발이 오토바이와 실랑이를 하고 있을 때 누군가 다가와 영어로 Where are youㅊgoing to 한다.
솔직히 들은 것은 going to 다.
바라보니 터번을 쓴 여자로 방금 승용차에서 내린 여자다.
영어를 모르는 나였지만 그래도 going to를 알아들은 내가 이번 여행에 며칠 동행한 미국 유학파 미스터 김을 불러 댔다.
왠지 모르나 그는 우리를 버스를 타는 곳까지 데려다줬고 돈을 요구하지 않았다. 자신은 의사라고 소개를 하고 여행객 같기에 도움을 준 것이라 했다. 그때 고맙다며 나는 한국에서 온 여행객으로 이곳에 오래 머물 것이며 직업은 시인이라고 소개를 하고 기호;가 되면 식사라도 대접하겠다 하니 오케이 하면서 서로 전화번호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내일, 아니 이제는 오늘이다.
이곳 시간도 벌써 2시가 다 되어간다.
이곳을 떠나기 전 마지막 할 일이 그와의 나눈 대화였다.
식사를 한번 대접하겠다는 말을 지켜야 했다.
그래서 어제 이곳 지인을 통해 통화를 시도했고 통화가 성사되고 오늘 저녁을 먹기로 한 것이다.
와, 그런데 본론은 나오지도 않았는데 너무 길어진다.
저녁 식사자리는 이곳에서 3주 정도 있으면서도 가보지 못한 곳이다. 어차피 대접하는 거 잘 아는 대로 먹고 싶은 것 가서 먹자하니 어디라고 일러주기에 약속 시간보다 일찍 부지런히 갔다.
이젠 줄여야겠다.
식사 자리 이 동네 최고였다.
가격은 에싸 가격에 반정도로 저렴했다.
여러 이야기를 하며 화기애애했다.
여기서 더중요한 이야기는 커피숍으로 가서 이어졌다.
여러 이야기가 오고 가다가 그녀는 나에게 자신의 아빠 사진을 보여주며 나이를 이야기하는데 한 살 차이다.
하여 당신의 아빠랑 나랑 친구 하면 좋겠다고 하니 나를 아빠 삼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곳은 정말 말조심 행동조심 해야 하는 곳이다.
그래서 조심스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왜 아빠라 하고 싶냐고 하니 머리가 희끗한 것이 자기랑 비슷하다나 내가 이곳에 애정을 많이 가지고 있어 그렇다나, 내가 아들만 둘이라 하니 그랬는지 여하튼 딸이 됐다.
딸이 없어 한이 된 내게 딸이 생긴 날이다.
그러니 잠이 올턱이 있나...
2023/12/07
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