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마음이 예전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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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마음이 예전 같지 않다./cjsdns

이젠 마음이 옛날 같지 않은 걸 느낀다.
감정도 메마른 거 같다.

옆지기와 같이 아침 운동을 갔다가 들어오는 길에 나는 좀 더 좀 더 생각할 것이 있어
차를 주차시키고 나는 좀 더 걷다 들어갈게 아침 준비 하는데 얼마나 걸릴까 물으니 20분 정도 그런다.

그래서 한동안 못 가본 청평역 앞 느티나무가 태풍에도 잘 있나 싶어서 가보기로 하고
집 앞 길을 건너는데 까만 차 한 대가 길을 막고 선다.
주춤거리며 가기를 바랐는데 안 간다.
해서 비켜서 길을 건너는데 그 차도 방향을 틀어 간다.
그런데 누가 저거 어떡해요 하는데 보니 강아지인지 고양이인지 길 가운데서 버둥댄다.

아주머니 한분이 불쌍해서 어쩌지요 말만 연실 뱉어내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나 역시 그냥 지나 치였는데 아저씨 하고 불러 세운다.

그러나 답이 없다.
버둥대는 걸 옮기려다 물리기라도 하면 큰일이고 그렇다고 신고를 하자니 그것도 그렇고
동물 병원으로 데리고 갈 상황은 이미 넘어선 거 같다.
그래서 주변에 뭐가 있나 찾아도 막대기 하나 거적때기 하나 보이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사고를 당한 놈은 축 늘어졌다.
고통을 감내하다 죽은 거 같다.
살펴보니 두 눈이 다 튀어나오고 비참한 모습으로 죽어 있는데 고양이 새끼다.

비는 오는데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냥 놔두고 가면 죽은 놈이지만 계속 차에 짓이겨질 거고 그렇게 되면 죽음에 이른 고양이의 대한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존엄도 짓이겨질 것이고 여러 사람이 흉측한 모습을 계속 봐야 하기에 그대로 둘 수는 없어 길옆 풀밭으로 옮겨 놨다.

사고를 낸 차는 아까 그 차 같았다.
그러나 떠나갔고 관심 두는 이는 아무도 없다.
어떡해 어떡해 하던 아주머니도 언제 갔는지 안 보인다.
나도 가던 길을 재촉해서 시계탑 한 바퀴 돌고 느티나무가 잘 있는 것까지 확인을 하고 왔다.

그리고 아침을 먹고 샤워를 하고 이 글을 쓰는데 느낀다.
나도 감정이 많이 메말라 있구나를 느낀다.

다니다 보면 길에서 죽은 짐승을 더러 본다.
그럴 때면 두 눈을 감고서 천당에 가라고 그곳에서는 고통 없이 행복하라고 짧게나마 나만의 기도라 할까, 하는 의식을 했는데 이젠 그것도 예전처럼 잘 안된다.
그냥 안 됐구나 좋은 곳에 가거라 하는 정도이며 오늘처럼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있다.

이 글을 쓰며 생각하니 그대로 놔두면 안 될 거 같다.
오늘이나 내일이라도 비가 그치면 인근 산에 묻어 주어야 할거 같다.
이왕이면 양지바른 곳에 수목장이라도 치러야 할거 같다.
그래야 마음이 편해질 거 같다.

감사합니다.

2030/08/11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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