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충무 앞바다가
편지를 쓰는
나의 펜 끝에서
자꾸만 찰랑거린다.
햇살도 따라와
편지지를 잔잔한 바다처럼
반짝이게 한다.
친구야,
내가 편지를 쓰는 게 아니라
두고 온 바다가
쓰는 것이다
손을 넣으면
살며시 잡았다가 놓아 주던
파도의 뽀얗고 조그만 손이
편지를 쓰는 것이다.
모래밭에서 몇 번이나
발목에 매달리던 물결이
이렇게 이렇게 쓰라며
자꾸만 칭얼거린다.
수평선은
아득히 누워 기다리라고...
친 구 야
세 글자만 써 놓고는
씌어지질 않는다.
두고 온 바다가
조르는 바람에
너의 그리운 모습만
떠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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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듯
귀에 들리듯
손에 잡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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