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식사>
---정 해 옥---
교도소로 가야 합니다
남자에게 통역하고 법원에서 집으로 가는 길
백화점에 들러 가다랑어 다타키를 사서
전철에 뛰어 올라 좁은 자리에
엉덩이를 밀어 넣었다
오늘 맡은 사람은 생각보다 담담했나
(...)집에 들어와 바로 쌀을 씻는다
반성하고 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남자의 말들이 질끔질끔 쌀뜨물을 타고
흘러 내려간다(...)
갓 지은 흰 쌀밥의 고소한 김을 맡고(...)
교도소로 가야 합니다
남자에게 통역한 말 따위는
차가운 맥주를 목 뒤로 넘기면서
완벽하게 잊은 것처럼 들이켰다
(정해옥- 재일 교포 2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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