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 •  4 days ago 

논바닥보다 논두렁이 더 넓은 다랑논

다락 같이 높은 산비탈을 갈아
소발자국 묻힐만큼 물이 고이자 논이라고
밤꽃 지고나서 모 한 줄 꽂았다

뻐꾸기처럼 울고 싶은 늦은 봄날
이팝꽃이 앉았던 자리를 찾아
눈물을 떨구고 콩을 묻었다

새벽별이 내려주는 맑은 이슬 한 모금에
싸락눈처럼 떨어지던 하얀 벼꽃들
논에서 벼 한 섬 거둘 때
논두렁에서 콩 석 섬이 여물고 있었다

가파른 다랑논을 떠받치던 논두렁
그날의 눈물이
기우는 허리를 묶어주고 있었다

image.png

눈물-김현승

더러는
옥토(沃土)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닌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눈물을 지어 주시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