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4.

in steemzzang •  8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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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 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한다.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솜옷 입은 아이들같이 오목하고 따스하게
이영을 갈아씌운 황금빛 초가지붕이
꼬막조개 모양으로 옹기옹기 모여앉아
마을은 이제 평화스럽고 한가한 가을을 맞이한 것이다.

여자의 눈은 용이 어깨너머,
만리나 먼 곳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푸르스름한 눈동자는 어쩌면 노란 빛깔로 변하기도 했다.

  • 토지 1부 1권 5장, 장날 중에서-

제43회이달의작가상공모

https://steemit.com/steemzzang/@zzan.admin/43-zz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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