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 •  19 days ago 

혼자 길을 가던 사람이
허물없이 서로 옆구리를 기대고
흔들리는 갈대를 보며
자꾸 뒤를 돌아보게 하는 계절

한 그루의 나무가 되고 싶어
나무처럼 빈 손을 가슴에 포개고 하늘을 보면
*시리우스를 떠나온 빛이
비단실 같은 바람의 뿌리를 펼쳐들고
혼자 기우는 그믐달 발톱밑에
한 올 한 올 심었다

갈대도 나무도 될 수 없는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먼 곳에서 들리는 소리에
고개를 숙인다

그림자에서 뿌리가 내리고 있다

*여신 이시스에서 이름을 따왔다. 겨울 밤하늘의 별들 중 가장 밝은 별로
지구에서 약 8.6광년 거리에 있는 항성이다.
시리우스는 두 개의 별이 서로를 공전하는 쌍성계의 별이며
우리 행성과 태양계와 은하계를 위한 그리스도 의식의 고향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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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시/ 이외수

세상은 저물어
길을 지운다.

나무들 한 겹씩
마음을 비우고

초연히 겨울로 떠나는 모습
독약 같은 사랑도 문을 닫는다.

인간사 모두가 고해이거늘
바람도 어디로 가자고
내 등을 떠미는가

상처 깊은 눈물도 은혜로운데
아직도 지울 수 없는 이름들...

서쪽 하늘에 걸려 젖은 별빛으로
흔들리는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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