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 •  22 hours ago 

남들 다 하는 이사를 한 번도 못했다
집이 좋아서도 아니었고
집에 정이 들어서도 아니었다

길을 가다
사다리차를 타고 올라가는 짐을 보면서
그 짐의 주인을 부러워했다
사다리차의 높이만큼
신분이 올라가고 있다는 착각에
혼자 목을 늘이고 있었다

몇 해를 걸려
자전을 멈추지 못하는 동체(胴體)
하루에도 몇 차례씩 목을 길게 빼고
더듬이를 치켜세운다

사다리차가 되어야 하는 소명을
잊어서는 안되기에

image.png

컨테이너/ 신정민

이 밤은
눈먼 목수의 먹줄을 어디로 튕겼을까

내 머리 위엔 검은 수리 한 마리가 정지 비행 중이다

단 하나의 자세로
지치고 힘들 때 가고 싶은 나라는 아주 멀리 있다

나는 헌 옷 자루를 싣고 백야를 향해 간다

심연은 순록을 몰고
사냥꾼은 심연을 끈다

가질 수 없는 불빛들
깨질 수 있으니 던지지 말라던 나의 상자들

둥근 창을 갖지 못한 집들이 어둠에 가라앉고 있다

다시 묻는다
나는 왜 전망 좋은 곳에 흰 나무집을 짓는 목수가 아닌가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