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 •  5 days ago 

목표는 목적보다 격이 높다고
가슴보다 윗자리인 머리에 새겼다

밥때를 잊어도
목표를 잊으면 안 된다고
머릿속에 탑을 쌓을 때마다
비누방울 같은 목표를 떠받치고 다녔다

영끌이라는 낱말에 빙의된
입술이 파란 영혼들이 비틀거리고
눈동자가 분열을 시작한다

겹눈으로 보는 세상은
벌집처럼 무수한 방을 만들고
새로 생긴 방안으로
목표를 차려입은 신도시가 입주한다

image.png

불쌍히 여기소서/ 김혜순

삼천 개의 뛰는 심장이
전동차 열 량을 끌고 간다
삼백 개의 따스한 심장이
지하로부터 무쇠 에스컬레이터를
끌어올리기도 한다
다시 삼만 개의 고린내나는 발가락이
저 푸른 하늘 아래
저 쉼없이 흐르는 강 위에
전동차 열 량을 올려놓는다
만원 전동차 안, 내 심장 일심실 곁에서
삶으면 한 움큼도 안 될
쉰 머리칼의 할머니 분홍빛 심장 이심실이
뛴다 코티분 분통 터진 것보다
더 화한 심장이 뛴다
저 검은 머리털 아래
저 하찮은 에드윈, 언더우드 아래
저 붉은 심장들이
숨어서 뛴다
오우 하나님 보시옵소서
따뜻한 속꽃 삼천 송이로 지은 심장 만다라
지금 한강 노을 속에 잠시
떴나이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눈으로 빚은 파에타가 애처롭네요.

언젠가는 이렇게 사라지겠지요.
고통의 이름으로 찾아온 것들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