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잔잔한 날엔
하늘은 게으른 선비가 된다
높이 나는 갈매기의 날개를 간지러보고
모래벌을 달리다 발자국을 잃어버린 젊은 연인들의
반쯤 남은 카페라떼에 코를 박고
킁킁 냄새도 맡아보면서
게으름을 부리다
하는 수 없이
카페라떼의 거품을 잔뜩 묻혀
한 장을 넘긴다
철썩, 요란하게
바다와 나비/ 김기림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靑 무 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거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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