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포탈들] 숨겨진 인연들 하나,

in stimcity •  2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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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답신은 스팸편지함에 들어가 있었다. 기다려도 오지 않던 연락은 없었던 것이 아니다. 도착하기로 한 시간은 지났고 마법의 열차는 이미 출발해 버렸다. 어쩔 수 없이 홀로 올라탄 마법사는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번에도 혼자인가?'



'그는 포기한 걸까?' 생각하던 마법사는 혹시나 하고 메일을 열어 스팸편지함을 뒤져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뒤늦은 답신이 도착해 있었다. 내용은 알 수가 없다. 뒤늦은 답신은 다른 우주에서 왔기 때문이다. 그는 갈등 중이라고 했으나 선택은 이미 이루어졌고, 그는 다른 우주로 가는 기차를 타고 떠난 지 오래다. 그래서 그의 메일은 스팸편지함에 들어가 버린 것이다.



마법사는 떠난 그의 안녕을 빌었다. 어차피 인생은 괴로울 것인가, 외로울 것인가의 선택이니까. 그의 우주가 평안하기를 빌고 대신 괴롭더라도 뒤돌아보지 말기를 기원했다. 소금기둥이 되어버릴 테니까.



별이 잔뜩 뿌려진 밤하늘로 날아오른 마법의 열차에 탄 마법사는 차창에 기대어 검은 하늘과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았다. 얼마 안 가 기내식이 제공되었다. 백반 한 공기와 반찬으로는 뚜껑도 따지 않은 스팸 한 통이 전부였다. 동행 없는 마법사에게 주어지는 기본식이다. 마법사는 스팸 뚜껑을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리다 말고 갑자기 일어나 창문을 열고는 스팸을 창밖으로 집어 던져 버렸다. 창문 너머 저 아래로 그가 타고 있는 운명의 기차가 출발도 하지 못하고 멈춰 서 있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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