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검사 時歷檢査] 내 친구의 적은 누구인가

in stimcity •  3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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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났다. 끝나가는 건지, 시작되는 건지 모르겠다. 그건 시작한 놈도 모르는 것 같다. 원하는 걸 얻고 있는지. 2014년 우크라이나 혁명을 다룬 'Winter on fire'를 보았다. 시작한 놈은 이걸 안 보았나 보다. 이 나라 사람들 만만치가 않다. 10년 전인 2004년에는 부정선거를 뒤엎은 ‘오렌지 혁명’, 그리고 2014년 EU 가입을 막는 친러파 대통령을 내려 앉힌 ‘유로마이단 혁명’ 그리고 10년 뒤에는 강대국 러시아랑 전쟁을 치르고 있다. 국민소득이 유럽 최빈국 수준이라는 우크라이나. 두려울 게 뭔가. 굶어 죽으나 싸우다 죽으나.



이 나라 사람들은 굶어 죽은 적이 있다. 유럽의 빵바구니라고 불리는 이 옥토에 살면서 대기근이라니. 이건 자연재해가 아니라 전쟁이었다. 스탈린의 집단농장정책에 우크라니이나 농민들이 반발하자 식량을 모조리 압수해버린 것. 인구의 거진 1/4. 1500만이 굶어 죽었단다. (홀로코스트가 아니라 홀로도모르라고 한다고. 뜻은 기아로 말미암은 치사致死) 나라면 어찌할까? 너라면 어찌 할 텐가? 탱크를 막아선 우크라이나인들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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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한 놈은 그걸 정말 몰랐을까? 설마, 넷플릭스는 러시아에도 나올 테고 지난 혁명들은 러시아와 다 연관되어 있으니 그건 시작한 놈과도 밀접한 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일이 시작한 놈에게 중요한 일이었을 테다. 그러니까 왜 쳐들어갔냐고?



이런저런 말들이 있지만, 공통적인 건 시작한 놈이 단기 속전속결을 예상하고 들어갔다는 해석이다. 그런데 길어져 버렸다. 것도 좀 이상하긴 하다. 우발적인 전쟁이 아닌 사전에 계획된 침공이었다면 온갖 경우의 수를 다 예상했을 텐데 이건 몰랐을까? 글쎄??



갑작스런 전쟁처럼 느껴지지만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 러의 신경전은 좀 더 직접적이다.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이 모두 관련된 대단한 스캔들이 있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 나라에서 사업을 했던 바이든의 아들을 수사하라고 촉구했다는 내부자 고발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바이든과 민주당 쪽은 트럼프가 자신의 재선을 위해 대외정책을 이용해 외국 당국까지 끌어들였다며 ‘제2의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이라고 맹공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쪽은 바이든 일가의 이권 개입으로 프레임을 짜면서, 오히려 역공에서 나서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9일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에 트럼프가 외국 정상과의 통화에서 부적절한 약속을 했다는 정보 당국의 한 내부자 고발로 시작됐다. 그 외국 정상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라는 것만 드러났다.

트럼프는 지난달 25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에서 바이든이 부통령이었을 때 우크라이나에서 사업을 했던 아들 헌터 바이든을 수사하라고 촉구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 연기를 압력으로 사용했다고 폭로됐다. 이에 트럼프는 21일 트위터에서 “가짜 뉴스 미디어와 그들의 파트너 민주당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바이든의 아들을 수사한 검사를 해임하지 않으면, 미국 돈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바이든의 요구에서 가능한 멀어지려고, 나에 대한 얘기를 조작하고 있다”고 역공했다. 그는 “나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완전히 깨끗하고 일상적인 대화를 가졌고, 어떤 점에서도 잘못된 것이 없었으나, 바이든의 요구는 완전히 재앙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쪽은 바이든의 아들이 우크라이나에서 로비 업체를 운영했고, 바이든이 부통령 재직 때 아들을 고용한 정경유착 재벌 올리가키와 연관된 부패에 대해 수사했던 검사 축출을 요청했다는 정보를 퍼뜨렸다.

바이든이 아들을 위해 우크라이나 검사 해임을 요구했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는 상태이다. 하지만, 국무부의 일부 관리들은 우크라이나에서 바이든 아들의 사업이 부통령으로서 아버지의 외교 업무를 복잡하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_ 한겨레, 우크라이나 스캔들, 트럼프에서 바이든으로?



그러니까 바이든의 아들이 우크라이나의 천연가스 기업의 임원이었단다. 뭔가 냄새가 나지? 부정이 있었을 테고 이를 우크라이나 검찰이 수사하려고 하자 바이든이 부통령 시절, 검찰총장을 자르라고 우크라이나 대통령한테 압력을 넣었다는 것. 그 대통령이 젤렌스키. 그리고 이번엔 트럼프가 젤렌스키에게 바이든 부자를 조사하라고 압력을 넣은 사건. 덕분에 트럼프는 탄핵을 당했고 하원에서 통과되었으나 상원에서 부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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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조선일보, 美, 러시아 에너지 견제… 이스라엘~그리스 가스관 2000㎞ 연결



트럼프, 바이든, 젤렌스키 게다가 ‘이건 러시아의 대선 개입’이라는 말은 또 뭘까? 일각에서는 기존의 러시아-우크라이나를 잇는 유럽 천연가스 공급라인을 이스라엘의 새로운 라인으로 대체하려고 한다고. 누가? 유대 자본과 트럼프. (트럼프 사위는 유대인) 뭐 그런 뻔한 에너지 패권의 배경 이야기가 있다. 그렇다면 러시아는 누구 편인가? 트럼프 편인가? 바이든 편인가? 모르겠다. 당선된 건 바이든이니까. 그리고 침공은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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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말대로면 러시아 이권을 침해하는 거니 러시아 편은 바이든인데. (그래서 기도나 하자고 한 거니?) 그러나 그렇다고 보기엔 시작한 놈은 트럼프의 절친이 아닌가? 오죽하면 미 하원의장 펠로시는 트럼프의 모든 길은 푸틴에게로 통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심지어 이번 전쟁의 대표적 원인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문제인데 정작 트럼프는 미국의 나토 탈퇴를 주장하던 인물이니. 이거 도대체 누가 누구 편이냐?



권력 가진 놈들의 이합집산이야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거니 계산이 불가하고. 그저 현재적 이익과 야합이 무엇이냐만 들여다 볼뿐이다. 그래서 그 빈 공간에 등장하는 것이 음모론. 팩트가 모호한 자리를 대체해주니 얼마나 명쾌한가.



딥스테이트, 일루미나티, 프리메이슨 등등이 등장하는 이 전쟁의 대표적 음모론으로는.. 계속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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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인구조절에 작심한 건 지구인 듯하다. 전쟁과 질병은 인구조절의 대표적 수단 아닌가. 인류가 코로나를 너무 잘 막아냈는가? 전쟁이 일어나다니. 21세기에. 그럴지도 모른다. 스페인 독감은 1억명을 죽이고 10년을 갔다는데 전 세계 코로나 사망자는 현재 600만명 수준이다. 그래서? 인구조절이 모자란 걸까? 1억명이 죽었다면 사실 전쟁할 여력도 없었겠지. 그 공간에 인간의 욕심이 눈치를 보다 자연스럽게(?) 전쟁이 일어났다.



그러나 그놈의 인구 조절 시나리오! 출산율 저하로 자동으로 떨어져 가고 있고 오히려 각국에서는 인구감소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러다 나라 사라진다고 난린데. 시간이 저절로 해결해 줄 그것을 음모론까지 짜가며 애쓸 필요 있나? 애 안 낳겠다는 젊은이들이 천지삐까린데.



그러니 도대체 뭣이 중한겨?



온통 알 수 없는 것 투성이인 이 전쟁에 하나 확실한 건, 이제는 인간이 사람이 인류가 더이상 멍청하게 앉아서 당하고 있지만은 않는다는 것이다. (늘 그래왔지만) 때리면 맞서고, 비밀로 협박하면 폭로해 버리고, 누가 혼자 당하면 같이 나서고. 변한 거 좆도 없는 국가 시스템은 20세기의 공식을 반복해도 21세기의 인류는 얼마나 진화했는지 연대하는 법, 맞서는 법, 대항하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고 있다는 말이다. 조지 오웰이 예언했던 동물농장의 언론통제는 해커들이 뚫어버려서 러시아에서는 국영 TV의 프로파간다 프로그램들을 내리고 현장의 진실을 보도하는 화면들로 채우고 있다고. 현장의 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각종 SNS를 막으려고 이전의 혁명들에서 독재자들은 인터넷을 끊어버렸는데 것도 살아있는 아이언맨 머스크 형님의 스타링크가 인공위성으로 해결해 주고 있고, 돈줄을 끊으면 속수무책이던 군자금을 이제 암호화폐로 모으고 심지어 에어비앤비 노쇼로 온 세계의 다국적 인류가 직접 공급하고 있단다. 아 이건 뭔가, 권력의 전유물이던 언로와 자금을 진보한 기술로 극복해내는 이 신인류의 전투 방식. 이것은 역사에 기록될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 놈의 딥스테이트도 이건 몰랐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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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자면 우크라이나는 스탈린과 맞짱뜨다 인구의 1/4이 굶어 죽었어도 존재하고 있다. 일찌감치 대통령도 쫓아내 보았고 맨몸으로 군사대국 러시아랑도 맞짱뜨고 있다. 유럽의 곡창지대, 한때 수많은 핵무기를 보유했던 땅. 그러나 자신이 주인 되는 기나긴 혁명의 길을 아직 걷고 있는 나라. 그 길을 지켜보는 우리는 무슨 생각을,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



헬조선을 외치는 젊음이 이대남이 전쟁이 난 나라로 다시 돌아갈까? 온갖 혐오가 판을 치는 온라인 세상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한 진짜 전쟁에서 악플을 달던 손가락으로 형제를 자매를 이웃을 위해 적을 향해 방아쇠를 당길 수 있을까? 2번남자를 조롱하던 페미들은 같은 동작으로 둠칫둠칫 밀고 내려오는 적들을 향해 별다방 텀블러를 화염병으로 만들어 투하할 수 있을까? 명품백에 돌덩이를 잔뜩 담아 구찌 진지를 쌓을 수 있을까? 이 땅의 태극기 부대는 침공하는 적의 전차에 버스 빈자리 탈취하듯 달려들어 무궁화 씨앗을 집어 던지며 네가 파묻힌 땅에 이 꽃이 피어날 거라고 일갈할 수 있을까? 이 땅의 조국기부대는 다시 물고문이 시작되어도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부정 입학의 증거를 딱 잡아떼듯 이웃과 형제자매의 안위를 끝까지 지켜낼까? 그리고 우리는 설사 적에게 정복당한들 그 옛날 원나라의 코리안들처럼 높은 문화와 감각으로 정복민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문득 전쟁이 나기 전 마법사의 유튜브 알고리즘에 종종 등장하던 우크라이나 ARMY들의 안위와 사정이 궁금해진다. 한국을 사랑하던 그들.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던 그들이 다시 평화를 맞이하고 자기 땅의 주인이 되어 BTS 공연의 관객으로 함께 손을 흔들 날이 빨리 도래하기를. 이 전쟁의 피해자가 아닌 정복자, ARMY로 말이다.



내일이다.
누구를 뽑든지,
누가 되든지.
우리의 이웃은
우리의 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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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ph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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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6개월짜리 초보 정치인 대통령이 러시아를 자극해서 전쟁이 일어났다고 하는 분을 투표하는 사람은 저의 적입니다.

[스팀시티]는 가입한 지 6개월도 안 된 총수를 추대하긴 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