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에 관하여
사람들은 슬픈 일을 함께 위로해주는 일이 값진 일이라고 말하지만 기쁜 일을 진심으로 기뻐해 주는 일이 더 값진 일이다. 슬픈 일을 동정하는 것에는 조금의 안심이 묻어 있다. 나는 당하지 않아 다행이라는. 위치가 설정된다. 슬픔 속에 있는 자와 슬픔 밖에 있는 자. 아무리 많은 이유를 가져다 대도 어쨌든 위계가 설정될 수밖에 없고 슬픔을 당한 너는 나의 아래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손을 내밀어 볼 수 있는 거고. 그래도 그게 나쁜 일이겠는가. 그런데 종국에는 나빠지고 만다. 위로의 끝은 책망과 질책이 아니던가. 심지어 위로를 가장한 윽박지름까지.
그러나 기쁜 일에 진심으로 기뻐하는 일은 너무나 값지다. 그건 정말 너를 귀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 그게 행운이든 실력이든 지금 이 순간 너는 내게 없는 것을 가졌구나, 그런데 나도 그게 기쁘다 하는 것이다. 진심이 드러나 진다. 괜한 빈말인지. 정말 그러한지. 그래서 상갓집에 가는 것보다 잔칫집에 가는 일이 더 중요하다. 같은 빈말이라도 효과가 큰 것은 잔칫집이다.